어머니 용돈
장희한
오냐 니 맴 안다
하모 알고말고.
빈 몸뚱이로 나가 고생이 많았제
잠은 어디서 자는지 먹는 것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짝짝한 살림에 식구는 대 식구라
끼니때라 쌀독에 들여다보면 겉보리 서너 됫박
디딜방아에 찧어 거친 것은 개떡하고
알맹이는 쑥 죽을 끓였으니 물배라도 채우지
내가 용돈 타령한 것은 늙은이 망령 들었다 해라
집 나온 지 십오 년에 가대기 한 채 사 놓았으니 얼매나 좋았던지
대문 위에 화분 놓아 꽃구경도 살이 쪘지
어매요 오래 사이소
큰집사서 어매 모시고 천년만년 살랍니더
오냐 오냐 내 새끼 말만 들어도 고맙다
어매와 약속한지 한 달 만에 우리 어매 저승 갔네
어문요
용돈 드릴게 일어나소.
살아생전 아부지와 원수처럼 싸우더니
그래도 아부지 못 잊어 따라 가셨는 교
첫댓글 원수처럼 싸우셨다는 어머니, 아버지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신다는 게
그져 싸움으로 번졌던 속내.......
옛날이나 지금이나 부부의 싸움은 늘 그런 좋은 것을
더욱 좋게 하기 위한 싸움이었지요.
그런 부모님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네요.
그게 인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련합니다.
즐감하고 갑니다.
어머니 용돈이란 제목으로 이런 멋진시가 탄생했네요, 감동입니다.
부모님 사랑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