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부터 12일까지 2박 3일동안 성삼재-노고단-연하천-벽소령-장터목-천왕봉-장터목-중산리 이렇게 산행했습니다.
먼저 이 카페 회원님들의 친절한 안내로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게 된거 정말 감사드립니다. 거의 1년만에 등산을 하는데 그게 지리산 종주다 보니 상당히 힘들고 고된 등반길이었습니다. 회사 생활땜시 담배와 술에 쩔어 살다가 막상 지리산엘 가니 솔직히 두려움이 앞서더군요.. 하지만 차장님의 평생 소원이시라 이를 악물고 전진했습니다.
4시쯤 성삼재에 도착하여 노고단에 올라 아침을 해결하니 6시정도 되더군요... 새벽 공기를 가르며 힘찬 의지로 노고단에서 시작된 종주는 결코 만만치 않았지만 1시간정도 걷다보니 적응이 되어 상당히 속도를 낼 수 있었습니다. 뱀사골에서 점심먹고 연하천으로 길을 잡고 떠났지요.. 여기서 놀라운건 연하천 대피소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오후 2시) 가지고 온 소주 6팩을 다 먹어 버리고 오후 6시도 안되서 잠든 사실입니다. 다른 분들은 저녁때 반주 한 잔씩하시는데 어렵게 가지고 온 술을 빌릴수도 없고 해서 손가락만 빨다가 내일을 기약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차라리 벽소령 대피소 예약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글구 연하천 대피소는 남녀구분도 안되있고 시설이 노후되어서 여자분들에겐 조금 그럴거 같더라구요.. 연하천하구 뱀사골은 공단에서 관리를 안하는 곳이라 시설이 조금 낙후 되었더라구요. 하지만 나머지 대피소들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본격적인 산행은 둘째날이더군요.. 지리산이 돌산이라는 걸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변경관을 즐기면서 천천히 한걸음 내딛다가 도대체 이산행의 끝은 어디일까? 하는 의문에 자꾸 발걸음이 무거워 졌습니다. 더군다나 첫날 산행에서 일행 중 한명이 무릎을 다쳐 정상적인 속도로 산행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벽소령에서 하산시키려 했지만 본인은 끝까지 산행을 고집하여 그때부터 그분만 따로 출발을 시켰습니다. 여기서 느낀건 사람의 의지로는 안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죠. 같이 갈땐 5분 걷다가 5분 쉬는 격이었는데 혼자 걸으니 속도가 휠씬 빨라 졌다는 것이죠.. 암튼 돌 속을 헤치고 장터목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고 밤새 날씨가 좋지 않았습니다. 술도 떨어지고 담배도 못 피우고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천왕봉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맘이 너무나 푸근하고 드뎌 지리산 종주의 끝이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나중에 무쟈게 후회했습니다.^^)
마지막날 짐을 놔두고 천왕봉에 오르니 비는 오지 않았지만 너무 흐리고 안개가 끼어서 일출은 꿈도 못 꾸고 사진도 제대로 나오지 않더군요.. 역시 명산의 최고봉은 호락호락 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대충 찍고 가벼운 맘으로 장터목산장에 내려와서 아침을 해결하고는 바로 중산리로 하산했습니다.
솔직히 마지막 하산길이 가장 힘들고 험난했습니다. 어떤 분이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정말 확실히 실감했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표지판에는 남은 거리가 표시되는 데 하나도 안 맞는거 같고 하여튼 한번도 쉬지 않고 거의 3시간이 걸리더군요.. 중간 중간에 길을 잃어서 헤매기도 하고 온통 바위라 한번 미끄러지면 온 몸이 피멍이 들고.. 가지고 갔던 스틱도 부러지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중산리 매표소 도착하니 11시 정각 이더군요...
처음이라 아쉬운 점이 많은 산행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대원사까지 풀코스로 한번 더 오르려구요..^^
첫댓글 힘들었던 산행이였기에 오래 기억에 남겠죠? 저도 처음엔 그랬답니다. 다음 산행에선 꼭 일출도 보시고 님이 원하시는 풀코스도 가 보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보면 지리산은 돌산이 아니라 육산(흙산) 이랍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전 정말 돌산인줄 알았답니다^^ 카페에서 주최하는 모임에도 꼭 참석하고 싶습니당..
저도 님이랑 같은 코스로 종주 했는데..그때 부터 돌이 너무 싫었어요ㅋㅋㅋ 흙산 모습을 한 지리산을 보고 싶습니다
ㅎㅎ 자꾸 다니시다 보면,,,언제 그랬냐~~합니다..^^ 다음 산행기가 기대됩니다.
표지판이 하나도 안맞는거 같다구요?ㅋㅋ..저랑 똑갔으셨네..올라갈때나 내려올때나..저는 더군다나 사람 말도 못 믿겠더라구요..ㅋㅋ 그래도 넘 좋았죠..저도 담에는 풀코스 함 도전해보려구요..암튼 건승하세요..^^
10월4일부터 6일까지 같은코스로 등반예정입니다.연하천산장을예약했는데...미리읽어둘껄그랬네요~많은 도움이될듯싶습니다...
그럼반야봉을들러 연하천으로가면 시간상으로 괜찮을가요?
주능선에서 반야봉 들렀다가 오는데 1시간도 안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