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3.1운동에서 많이들 생각하는 구호(?)는 대한 독립 만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는 세 가지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대한(大韓)'은 일제에게 주권을 잃은 경술국치 전, 우리의 국호였던 '대한제국'의 '대한'입니다. 특히 대한제국은 대청제국, 일본제국, 러시아 제국처럼 주변국은 모두 제국인데 대한제국 선포 전에는 조선, 혹은 대조선국으로 군주의 칭호 역시도 황제가 아닌 왕에 불과해 주변국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이들과 대등한 자주권을 가진 국가라는 의미로 황제국으로 격상시켰고 이 때 조선 대신 택한 국호가 '대한'이고 황제국이니까 뒤에 붙은 것이 '제국', 합쳐서 '대한제국'인 것입니다.
둘째: '독립(獨立)'은 이 운동이 추구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반도와 일본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쪽이 다른 한쪽을 정복하거나 하는 일 없는 분리된 역사를 걸어왔고 때문에 양국 모두 서로 분리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에게 병탄되어 지배를 받게 되었고 일본이 정치를 잘 했다면 모를까 또 그렇지도 않았으니 불만이 쌓이고 다시금 주권을 되찾고 싶은 열망이 드는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셋째: '만세(萬世)'는 본디 황제에게 올리는 축원의 의미로 몇세 할 때 그 세자를 쓴 것 답게 황제에게 오래오래 장수하라는 의미로 쓴 말이었고 보통은 황제 전용이지만 가끔씩 왕에게도 올리기도 해서 태조 이성계가 즉위할 때 관리들이 그에게 만세를 외쳤고 성종때는 명나라 사신들이 그에게 만세를 불렀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만세란 결국 군주에게 부르는 것으로 군주 외의 사람에게 만세를 부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물론 구한말이 되면 이러한 원칙은 흐려져 그냥 적당히 존경할만한 분이다 싶으면 만세를 남발해 백범 김구도 백범일지에 군수가 자기에게 만세를 부르자 만세는 오직 황제께만 하는 것이고 황태자라 해도 천세라고 듣는데 하물며 서민에 불과한 내게 만세라 불러 경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아무튼 원칙상으로는 김구 말대로 오직 황제에게만 올리는 것이 만세인데 '대한독립'을 대상으로 만세를 불렀다는 것은 한국 역사상 최초로 대중들이 군주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대안으로 여겼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3.1운동은 고종의 죽음으로 촉발되긴 했지만 고종을 대신해 대한제국 황실 복원의 구심점이 될 사람이 없었고 이 시기에 이르면 대중들은 굳이 군주가 아니더라도 다른 대안을 찾게 되는데 그건 바로 공화주의였습니다. 그래도 오랫동안 통치해온 고종에 대한 마음이 아주 없어지지는 않았기에 고종의 죽음이 3.1운동을 촉발했지만 반대로 대한제국 황실에 고종만한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고종의 죽음을 계기로 독립운동이 흐지부지되지않은 것은 이미 대중들은 고종이 굳이 없더라도 상관없는 공화국을 희망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독립운동가들은 우리만의 정부를 세우게 되는데 그 숫자는 많았지만 모두들 공화정을 지향한 것은 이런 이유가 큽니다.
즉 대한 독립 만세는 일본으로부터 독립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던 주권을 되찾고 다시 독립한 우리나라는 군주국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뜻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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