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일본 옷을 입는 것을 권장하 고 있고, 특히 여성은 다도를 배울 때나 실행할 때 반드시라고 할 만큼 일본 고 유의 정장, 기모노를 입습니다. 대기 장소에서 또 하나 할 일이 있는데, 여성의 몸에 걸친 장신구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반지나 시계, 팔찌 등을 착용 하고 왔다면 모두 몸에서 떼어 내는데, 다회에서 장신구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조그만 사고라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서 입니다. 일본의 끔찍하도록 섬세한 조심성의 극치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 무릎 걸음으로 출입문을 통과하면 도코노마를 마주하게 됩니다. 족자가 걸린 벽과 꽃과 향합 등이 놓여있는 다 실의 공간입니다. 도코노마를 향해 절을 한 뒤 족자와 꽃,향합 등을 눈으로 보며 감상을 하고 난 뒤 정해진 자리에 가서 앉습니다. 모든 손님들이 착석하 고 나면 화과자가 나옵니다.
빈 속에 차를 마시기 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화과자로 속을 채우고 가벼운 담소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지요. 화과자는 차를 마시는 중간에는 먹을 수 없습니다. 만약 먹는다면 그것은 지금 마시는 차가 맛이 없다고 표현하는 것 으로 받아 들입니다. 다구 중에 종이가 있었는데, 그 종이가 필요한 때가 화과 자를 먹을 때이지요. 아름답게 놓여있 는 화과자의 색과 멋을 칭찬한 뒤, 종이 위에 두세개를 덜어 자신의 앞에 놓고 먹습니다. 일본의 화과자가 발달한 이유중의 하나가 다도 덕분입니다. 너무나 달고 너무나 정교하고 색감이 화 려한 화과자는,몇 대를 이어가며 만드는데 다도와 함께 일본 정서의 대표격 입니다. 간혹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의 다실에서 실수하는 가장 큰 것이, 차 를 마시면서 무심결에 화과자를 먹는 것 입니다. 우리의 다례에서는 차와 한과 를 같이 먹으니 그것이 몸에 배인 사람 은 자연스럽게 같이 먹게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실수이니, 차를 마 시면서 과자를 입에 대는 것은 이 차가 맛이 없다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지요. 일본의 다례에서는 화과 자가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초대된 손님들의 지위와 연령,취향까지도 파악해서 어울리는 것 을 대접하는 것이,주인의 심미안과 품위 를 재는 척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오래된 가문들은 고유의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이 표현하는 과일이나 꽃, 또는 새 등을 모티브로 만든 화과자 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본의 화과자는 실물보다 더 실감나는 모양으로 만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의 다례의 발달과 함께 샴쌍둥이 처럼 같이 발달한 것이 화과자입니다. 떡과 과자를 합쳐서 화과자라고 하는데 7세기 정도에 견당사가 당나라에서 들여온 당과자에서 시작 되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따라 갈 수 없는 일본인의 특성이 하나 있는데 모방에서 창조하는 능력입니다. 카스테라며 단팥빵 등 그 예를 들려면 삼박사일이 모자랍니다. 화과자는 건과자인 히가시 ,반건과자인 한마니가시 ,생과자인 나미가시로 나뉘는데 나미가시가 우리 의 떡에 해당됩니다. 모든 화과자를 다례에 사용할 수 있는데, 그 격에 맞는 것을 찾는 것을 주인의 품격으로 봅니 다. 차를 마시기 전 화과자를 맛보면서 담소를 나누는 시간 또한 매우 중요하게 여기므로 몸가짐을 단정히 여밈니다. 그 사이에 주인은 말차를 다 만들어서 손님들 앞에 놓습니다. 손님들은 앞에 놓인 찻사발을 두고 주인에게 치하의 인사를 합니다. 그 다음, 손님은 찻사발 을 왼 손에 올린 뒤 오른 손으로 한 번 돌려 잡고 소리 없이 마십니다. 마지막 모금은 소리를 내어 마시고 종이 를 사용해서 입을 댄 부분을 깨끗이 닦습니다. 손님들이 모두 차를 마신 뒤 주인이 차를 마시는데 모두 조용히 기다 립니다.
일본의 다례 과정은 대략 이렇습니다. 이 기본을 가지고 수많은 유파가 생겨, 그 유파들만의 특징들이 있습 니다. 일본의 다도의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하나이레 ,이케바나라고 불리우는 꽃꽂 이 입니다. 다도의 유파만큼 많은 것이 꽃꽂이인데 다도의 발달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한중일 삼국 가운데서 가장 정신적이고 심오한 뜻을 추구하는 다례 가 일본의 다도인데,일본이 과연 그렇게 정신적인 나라여서 그럴까요? 나는 아니라고 봅니다. 잔혹하고 패악하기 짝이 없는 국민성을 끊임없이 교화하려 는 방편입니다. 센리큐의 다도의 목적 이 그런 것이었으니까요. 주마간산 격 으로 동양 삼국의 다례를 이야기 했습니 다. 같은 차이긴 하지만 나라마다 마시 는 법이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대표로 한중 일의 다례를 예를 들었는데 이제부터 여러 곳의 차 마시는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