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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란 천재지변, 대형 사고, 범죄피해 등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겪은후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치열한 전투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전쟁 끝나고 사회에 복귀했을때 이런 질환이 많다. 전장에서는 영웅이었지만 사회에 나오니 별 것 아니고, 전투중에 받은 정신적 육체적 충격이 정서불안으로 나타난다. 사회학자들은 요즘의 20대를 트라우마세대라 부른다. 이들은 중·고교 시절에는 IMF를 맞아 부모의 실직·회사 부도 등을 간접경험했고, 사회초년병이 된 현재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맞아 취업대란이라는 장벽에 부딛힌다. 2중의 충격으로 20대는 일종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는다. 이들 20대는 취업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암만 입사원서를 내도 "면접 보러 오라" 소리조차 듣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20대는 성장기와 사회진출기에 연이어 사회적 좌절을 경험한 세대"라며 "자칫, 내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요즘 '사회공포증 환자'가 늘고 있다. 종일 집에만 갇혀 있으면서 인터넷 서핑이나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다. 집을 나서면 불안해지고,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못난 인간 같다. 실직, 고용불안, 경기침체 등 사회불안이 계속되면서 극단적인 심리적 위축과 함께 세상이 무서워지는 것이다. 좌절, 불안을 경험한후 타인과의 관계를 두려워하기 시작하다가 차츰 사회활동을 기피하고 혼자 있기를 원하는 등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가 사회공포증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문제는 이를 치료해야 할 병이라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내성적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것"이라 하고, "경기침체와 고용불안이 계속되면서 경쟁구도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스스로 외부와 경계선을 긋는 추세인데다가 여기에 인터넷중독증이 겹쳐 은둔 계층이 계속 늘어난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에 편입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 모두 포기하고 집에만 박혀 있는 사람들이 지금 계속 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애쓰 가꾼 인재들이 썩고 있는데, 이를 정신적으로 부추겨 줄 '사회적 작용'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출처:경북일보 & 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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