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성, 취미(소리샵드럼학원) 22-9, 뛰어가는 거 보고
“쌤, 빨리요. 빨리.”
“다 왔어요. 내려요, 내립시다.”
“내려요? 가요? 맞죠?”
헐레벌떡 차에서 내린다.
드럼학원 가는 길, 이보성 씨 준비가 늦어져 수업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몇 분 정도 늦는 건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서두르지 않아도 되지만,
드럼학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보성 씨를 생각하면 중요한 일이 아니라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올라가요? 가요? 여기 맞는데!”
한 번에 두 계단씩 쿵쿵거리며 뛰어가는 이보성 씨를 따라 오른다.
“어!”
“쌤, 없어요. 아, 왜 없지? 안 오시지? 아무도 없네.”
“정말 아무도 없네요. 선생님이 아직 안 오셨나 봐요.”
허탈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보성 씨와 이야기하던 그때, 뒤이어 문이 벌컥 열린다.
“선생님!”
“아이고, 여기 있었네. 나는 또 어디 가는 줄 알고….”
김창석 선생님도 헐레벌떡 뛰어온 기색이 역력하다.
무슨 일인지 여쭈니 자초지종을 이야기한다.
학원으로 오는데 멀리서 우리가 보인 모양이다.
어디로 뛰어가는 이보성 씨가 보이고,
그 뒤를 바쁘게 좇는 직원이 보여서 뭔가 일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얼른 뒤따라 달렸다고 한다.
“아니, 뛰어가는 거 보고 혹시나 보성이가 어디 도망이라도 가는 줄 알고 얼른 왔지요. 아니었네. 아이고!”
김창석 선생님과 나는 웃음이 터졌고, 이보성 씨는 이래저래 불만이 가득하다.
자기보다 10초쯤 늦은 선생님 때문에 늦어진 수업이 불만인 모양이다.
“쌤, 안 하고 뭐 해요, 지금. 시간 없단 말이에요. 얼른요, 얼른! 으이구.”
무사히 수업을 시작한 이보성 씨를 뒤로하고 학원에서 나오는데 웃음이 새어 나온다.
불과 몇 분 사이, 대단히 박진감 넘치는 순간이었다.
덕분에 웃는다.
상황과 풍경이 마음에 박혀 기록으로 남긴다.
2022년 10월 6일 목요일, 정진호
“뛰어가는 거 보고… 얼른 왔지요.” 김창석 선생님, 고맙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 – 공동체 의식, 도우려고 달려오는 행위 – 공생성.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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