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세 푼[三分]의 협기를 띠어야 하고,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한 점의 본마음을 지녀야 하느니라.
일상 속에서 맺어 나가는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기브 앤드 테이크 (give and take)의 상호이용, 이익교환이다. 그것이 대등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이 세상은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것이 지배적인 사고방식이리라. 그러나 친구 사이에 이익교환이 대등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해서 정말로 우리는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이해타산을 떠나 보상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으며 저 사람을 위해서라면 꼭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협기에 넘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친구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진정한 친구간의 교제라면 관포지교管鮑之交가 그 귀감이다. 이 관포지교의 주인공인 관중管仲은 이런 말을 남기고 있다. "나는 지난날 가난했을 때 포숙아鮑叔牙와 동업으로 장사를 한 적이 있다. 이익금은 언제나 내가 더 차지했는데 그는 조금도 불평하지 않았다. 내가 그보다 더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분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 준 사람은 포숙아이다." 이것이 곧 진정한 교우관계이다. 인간관계에서 협기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순수한 마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