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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암도풍운(暗道風韻)-5 여진천은 오기의 품속을 뒤져 한 자 길이 정도의 단도를 찾 아내자 희열에 빠져버렸다. "을목도(乙木刀)... 우핫하하... 드디어 오행도 중에 하나를 찾 아냈다...." 을목도를 바라보는 여진천의 두 눈동자는 광기에 젖어 번뜩 였다. 진삼은 단전이 파괴되어 내력이 소실되는 충격으로 잠시간 동안 기절했다가 여진천의 광소를 듣고 정신을 차렸 다. 수급이 잘린 뇌명의 시신을 본 진삼은 충격을 받았다. 여진천은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의형인 오기가 있던 장소로 고개를 돌렸다. 오기의 시체 옆에서 기뻐하는 여진천을 목 도한 진삼은 분노보다 더한 감정에 휩싸여 버렸다. 여진천 은 자신을 노려보는 기척을 느껴 고개를 돌리다가 진삼의 눈과 마주쳤다. "너... 너는 누구냐?" "흐흐흐, 오랜 세월을 같이한 의형을 몰라 보느냐!" "네가 스스로 내 의형인 여진천이라고 말하는 것이냐!" "그렇다. 나는 여진천이다." "아니다... 내 의형인 여진천은 죽었다." "크크크, 그럼 나는 누구냐?" "너는 짐승이다. 몰염치한 짐승!" 여진천은 증오심을 담아 외치는 진삼에게 화가 났다. 여진 천은 진삼의 턱을 12로탄퇴 중에 하나 인 장홍퇴로 후려쳤다. [퍽.] 진삼의 턱은 여진천의 발에 무참히 으스러졌다. 배신한 의 형의 손에 자신은 내공이 상실되고 대형은 죽음을 당해 마음 이 피폐한 진삼은 여진천의 일격에 턱이 박살나 땅바닥에 쓰 러져 죽음을 기다리게 되었다. "흐흐흐, 턱을 부셔버렸으니 더 이상 헛소리는 못할 것이다. 그럼 이 형님은 사라지마." 여진천은 진삼을 향해 냉소를 던지고는 바로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나더니 해룡단 단원 4명이 나타났다. 그들은 수급이 잘린 뇌명과 심장에 검은별이 찍 혀 죽은 오기를 발견하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이들 사이에 분란이 있었군." "그렇다면... 아무래도 우리가 찾는 물건을 가지고 갔나보군." "단 형, 누가 가져 간 것이오?" "우리가 추적하던 인물은 모두 5명이었소. 연남삼수와 어린 놈 둘. 그런데 이 목잘린 놈이 아무리 봐도 젊은 놈중 하나 고, 저기 턱이 깨져 죽은 자가 무영수 진삼이오." "심장에 검은별 모양의 장인이 박혀 죽은 자는 벽력수 오기 요." "그럼 답은 나왔군." "검은별의 장인은 흑성장(黑星掌)의 흔적이고 낙성수 여진천 의 비기요. 보물을 가지고 도망간 자는 여진천이오." "그럼 어서 추적합시다." 해룡단 대원들은 여진천이 갔을 것이라 추정되는 통로로 몸 을 달렸고 단씨 성을 가진 해룡단 대원은 오기와 진삼을 보 고 독백했다. "자고로... 보물을 가진 것이 죄라는 말이 있었소. 하지만 당 신들은 사람과 짐승을 구별 못하고 의형제를 맺었으니 죽어 도 할 말이 없을 것이오." 단씨 성을 가진 해룡단 대원은 고개를 돌리고는 동료들을 따 라 혈향이 감도는 현장을 떠나 버렸다. 공손찬과 악기영, 악중악이 들어간 통로는 수십 개의 길들이 거미줄처럼 꼬여 있는 최악의 미로였다. 그들은 얼마간 가 다가 자신들이 미로 속에 빠져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것을 알 았다. 공손찬은 지나가는 통로마다 표시를 하고 다시 이동했 다. 그러나 그들은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헤매 도 자신들이 표시했던 길로 다시 되돌아 온 것이었다. "문제가 심각하구나." "사부님,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글쎄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어." "공손 노사님, 답은 있습니다." "중악아 무슨 소리이냐?" 악중악은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 대답했다. 내력을 모아 바로 벽을 뚫어 버린 것이다. 벽은 세 치 두께의 벽돌로 쌓 인 조적조 형식이었고 악중악의 일격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 는 정도로 박살나 버렸다. 이 미로는 다른 통로와 달리 함 정의 개념으로 만들어진 미로였고 벽과 벽 사이마다 통로가 있었다.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됩니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라... 그것이 너의 생각이구나..." 악중악이 말한 내용을 공손찬은 자신도 모르게 반복했고 그 말속에 녹아 있는 의지에 감탄했다. 악중악의 벽을 부셔 버 리며 일직선으로 이동해 출구를 찾아냈다. 마지막으로 부셔 버린 벽에 공간이 나오지 않고 흙이 나오자 미로의 끝면에 도착했음을 안 그들이 좌우를 세심히 찾아가다 벽 속에 숨겨 진 문을 찾아 낸 것이었다. 공손찬 일행이 벽속에 숨겨진 문을 열고 사라지자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 다. 그 그림자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천천히 문 을 열고 공손찬 일행을 미행하기 시작했다. 공손찬은 한참을 심각한 고민을 하면서 걸어가다 결심을 했 는지 발걸음을 멈추었다. 공손찬이 걸음을 멈추자 뒤따라가 던 악기영과 악중악도 자연스럽게 걸음을 멈추었다. 공손찬 은 뒤로 돌아 악중악을 유심히 처다 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공손 노사님." "열양공과 한음공(寒陰功)이 내부에서 충돌을 일으키느냐?" 악중악의 안색은 창백하게 변했고 악기영은 스승의 말을 이 해 못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시고 계셨습니까?" "그렇다." "언제부터입니까?" "황충이 가짜라는 것을 안 뒤부터 너를 살펴보았다. 아무리 뛰어난 변장술을 사용하고 황충의 인피를 이용했다 해도 네 눈을 속일 수는 없다. 나는 괴의다." 나는 괴의다 라고 외치는 공손찬의 외침은 의술에 관한 자부 심이었다. 악중악은 공손찬의 외침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이유는 네 체질 때문이다." "제가 양의지체(兩意之體)라는 것을 알고 계셨군요." "그렇다. 내 사부이신 쌍면군자(雙面君子) 기일로 님은 반음 양(反陰陽)이라는 체질을 타고 나셨다. 한달의 절반은 남자로 남은 절반은 여자로 사신 그분은 특이하게도 음양이 공존하 는 체질이었기에 특별한 무공을 완성시켰다. 물론 그분은 자 신의 체질을 고치기 위해 의술을 극한까지 익히신 분이었지." "저는 남녀가 바뀌는 체질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몸 속에 여 성적인 성질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 반음양처럼 겉으로 들어 나지는 않지만 너도 월경을 주기로 네 체질은 변화한다. 체질의 변화가 네 심리적 상태도 변화시킬 것이다." "그렇습니다. 제가 사춘기가 오자 가장 당혹해 한 것이 무엇 인지 아십니까?" "너의 정체성 아니냐. 특히 반달동안은 여자를 그리워하고 반 달 동안은 남자를 그리워했겠지. 그리고 다신 반달이 지나고 그 마음을 품은 네 자신에 대한 혐오감." "정확하시군요."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네가 한음공을 익혔다는 것이다. 사부 께서는 나를 비롯해 단 두 명의 제자를 두었다. 나에게는 의 술과 열양공을, 다른 동문에게는 한음공과 무예를 전수해 주 었다." "그에게 무공을 배웠냐는 것입니까?" "그렇다. 그 자는 사부의 최고 절학인 음양팔반장(陰陽八班 掌)을 체질적으로 익히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 못했다. 음양팔 반장은 무림 역사상 최강의 장법이지만 열양공과 한음공을 익히지 않고는 불가능한 무공이다." "그러나 음양팔반장은 그만큼 매력 있는 무공입니다. 익히면 천하무적이니까요." "물론 그렇다. 그러나 열양공과 한음공을 동시에 익힌다는 것 은 화약을 들고 화산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은 행동이다. 오직 천하에서 사부의 무학을 완벽하게 전승할 수 있는 사람 은 반음양을 타고난 사람이다." "또한 저처럼 양의지체를 타고난 사람이지요." "그렇다. 그러나 사부와 같은 반음양이나 너 같은 양의지체도 음양팔반장을 익힐 수는 없다. 한 가지가 더 있어야 한다." "그것 때문에 제가 태을궁에 다시 돌아 온 것입니다." "이합진결(離合眞訣)이 필요한 것이냐?" "그렇습니다. 어느 한계에 도달하니까 열양공과 한음공이 충 돌을 일으키더군요." "좋다. 너는 그 자한테서 음양팔반장을 모두 얻었느냐?" "네 그렇습니다." "그럼 나한테 이합진결만 얻어내면 너는 바로 사부가 이룬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 너에게 이합진결을 넘기겠다. 그러나 조건이 세 가지 있다." "무엇입니까?" "첫째는 음양팔반장을 전승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꼭 훌륭한 후계자를 만들어야 한다." "필히, 이행하겠습니다." "둘째는 그를 어떻게 만난 것인지 말해다오." 공손찬의 두 번째 조건을 들은 악중악은 그만 안색이 변해 버렸다. 악중악은 반각 동안 고민을 하다가 이야기하기 시작 했다. 악중악과 황충은 궁륭산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수련하기로 정하고 태호로 나왔다. 그 때 그들은 그만 개방의 추적망에 걸리고 말았다. 황충과 악중악은 무려 7주야 동안 도주를 하다 남경의 한 저택에 숨어들었다. 문제는 그 저택의 주인 이 공손찬이 말하는 그였고 사해방의 북해방주였다. 북해방 주는 여러 개의 신분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이었고 그날 따 라 저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일류급 고수들이 가득한 저택에서 바로 황충과 악중악은 구금되었고 북해방주는 악중 악이 열양공을 익히고 있는 데다 양의지체를 타고 난 것을 알고는 제자로 삼았다. 악중악은 북해방주 밑에서 5년 간 수련을 했고 음양팔반장 마저 익힐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음 양팔반장을 익히자 열양공과 한음공이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 하자 북해방주는 공손찬에게 그 충돌을 막아주는 이합진결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악중악은 태을궁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황충은 5년 동안 수옥에서 지내면서 폐인이 되어 있었기에 문제가 발생했다. 북해방주는 황충의 인피 면구를 만들도록 환객에게 명령을 내렸다. 환객과 악중악은 태을궁으로 가자 북해방주는 얼굴가죽이 벗겨진 황충을 개방 에게 넘기면서 모종의 밀약을 체결했다. "이것이 제가 아는 내용입니다." "흐흐흐, 그 놈이 북해방주였군." "북해방주는 그 분의 여러 가지 신분 중에 하나에 불과 합니 다." "그럴 것이다. 토끼는 여러 개의 굴을 가지고 있듯이 그놈 역 시 그럴 것이다." "세 번째 조건은 무엇입니까?" "네가 나에게 두 번째 조건을 이행한 것은 내 생명을 취하겠 다고 결심했기 때문임을 안다. 비록 내 생명이 반각 동안의 고민거리였다는 것이 우습기는 하지만 말이다." "공손 노사, 생명과 진결의 교환은 불가합니다." "내 생명이 아니고 저놈의 생명이다." 공손찬은 악기영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기영은 자신의 목숨 을 지켜주는 교환조건을 걸자 사부의 마음씀씀이에 감동했 다. 그러나, 악기영은 사부의 죽음을 방관하고 자신의 생 명을 탐닉할 정도로 추잡스런 인간은 아니었다. 악기영은 내공을 끌어당기며 악중악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 했다. "멈춰라!" "사부님..." "이 어리석은 놈!" "그러나..." 공손찬은 악기영을 멈추게 하고는 악중악을 지긋이 바라보았 다. 악중악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찬의 얼굴에 희미 한 미소가 떠오르더니 사라졌다. 공손찬은 조용하지만 정확 한 어투로 이합진결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이합이란? 흩어지고 모인다는 서로 다른 두 성질을 하나가 됐다가 둘로 나누며 종극에 가서는 하나가 되는 과정을 논하 는 것이다. 음양의 다른 두 성질을 서로 모이게 했다가 흩어 지게 만들어 가는 것으로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 대해 합 (合)치고 반(反)하며 하나가 되는 과정과 같으니......" 근 두 시진에 걸쳐 이합진결을 강론한 공손찬은 악중악의 안 색이 밝아졌다가 어두워지는 것을 수 차례나 반복한 것을 보 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손찬은 사부의 무공이 전승되기 를 원했고 자신이 더욱 갈고 닦은 의술이 많은 사람들을 구 하는 인술이 되기를 원했다. 악중악은 무학을 전승했고 악 기영에게는 자신이 가진 모든 의술을 전수했다는 마음이 들 자 공손찬은 여한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두 사람은 잊지 말기를 빈다." 공손찬은 악중악과 악기영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오른 손 바닥으로 자신의 백회혈을 강타해 버렸다. 공손찬의 칠규 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공손찬의 심장은 박동을 멈추었고 달려간 악기영은 그것을 확인하고는 비통한 울음을 터트렸다. 악중악은 통곡하는 악기영의 뒤통수를 가격해 기 절시켰다. "공손 노사님, 악기영은 무슨 수를 쓰는 한이 있더라도 필히 목숨을 유지시켜 노사님이 원하는 인술을 펼쳐 괴의가 아닌 성의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북해방주에게 금제만 받지 않았 어도 공손노사의 죽음을 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도한 공 손 노사의 유지대로 음양팔반장의 진정한 후계자를 찾아내겠 습니다." 악중악은 공손찬의 유구 앞에서 삼배지례를 한 다음 악기영 을 어깨 위로 메고 뒤돌아 걸어나갔다. 악중악이 완전히 사 라지자 하나의 그림자가 조용하게 공손찬 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그림자가 나타나자 죽었던 공손찬의 눈동자가 떠졌다. "놀라지 않는구나?" "당연하죠, 천하의 괴의가 너무나 쉽게 자살을 하더군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미행자를 잡기 위해서 한 줄기의 호 흡을 남겨 두었을 뿐이다." "사부님에게 혈지도 비급을 준 분이 공손노사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혈지도는 그만 운용하세요." "나는 중악에게는 사문의 무공을, 기영이에게는 의술을 전승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삶에 미련이 없다. 내가 자살을 한 이유 는 중악에게 북해방주가 금제를 건 것을 알기 때문에 한 것 이고 한줄기 숨을 남겨둔 것은 미행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흐~음, 악중악마저 제자로 생각하는 것이군요. 공손 노사님." "그렇다. 군사부일체라 스승과 아버지는 같다라 했는데 아들 이나 다름없는 제자로 하여금 패륜을 저지르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비로써 아들이 불효를 저지르지 않게 해주는 것이 인륜이 아니더냐." "기묘한 말씀이군요. 하지만 그 말씀이 제 폐부를 찌르는군 요." "허허허, 소채야 너는 무엇을 그리 숨기는 것이냐?" "아직은 밝힐 수가 없지요. 그것은 저승에 가서라도 흘려서는 안되지요." 그림자의 정체는 악소채였다. 공손찬은 한 가닥 생기가 급 격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죽음이 가까워 졌음을 느꼈다. "내가 이렇게 살아 남은 것도 네가 나에게 온 것도 인연인 것 같구나... 아니 이 책이 불러들인 운명 같구나." 공손찬은 품속에서 낡아빠진 고서를 꺼내 악소채에게 던져 주었다. 악소채는 고서의 제목을 보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고서는 검법비급이었고 제목은 공손검보(公孫劍譜)였다. "공손 노사님, 이 검보는 노사님 가문의 검보인 것 같은데..." "내 성과 같기에 오해를 하는구나... 소채야, 공손대랑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느냐?" "공손대랑이라면 당나라 시대의 전설전인 여검선이지요. 한 번 검을 펼치면 바람과 구름조차 제 색을 잃었다고 하는 시 (詩)가 내려오는 그 전설의 여검선을 왜 논하시는 것이죠?" "그 비급이 공손대랑이 직접 남긴 유급이다." 악소채는 자신의 오른 손에 들려있는 낡은 고서를 보며 경악 했다. "너무나 오래돼 비급이 여러 군데가 유실되어 실전에 사용하 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나는 검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니 도저 히 그 위대한 검법을 복원할 능력이 없단다." "저에게 이 비급을 주는 이유는 무엇이죠?" "너에게 평생의 숙제를 주는 거다." "평생의 숙제라..." "풍운변색의 위력을 가졌다는 그런 검법을 어찌 연약한 여인 의 몸으로 구사할 수 있었는지 네 스스로 찾아내라. 우핫하 하..." 세사에 대한 모든 미련을 벗어 던진 공손찬은 통쾌한 웃음을 지으며 영원히 눈을 감았다. 악소채는 공손찬의 유체에 삼 배지례를 올리고는 눈물을 흘렸다. "고맙습니다. 공손 노사님." 악소채가 공손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검술비급을 전해 주었다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었다. 속고 속이는 세계에서 23년을 살아 힘들고 지쳐 버린 그녀에게 삶의 목표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악소채는 악중악이 간 통로가 아닌 악비영이 도망간 통로로 걸어나갔 다. 악비영은 정신 없이 도망치다 앞에 누군가 다가오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악비영은 자신이 지닌 무력이 강호에서 일류 급 고수의 실력이라는 것조차 잊어 먹을 정도로 공포에 질려 있었다. 악비영은 강호가 얼마나 비정한 곳인 줄은 처음으 로 목격하고는 공포에 질린 것이었다. "비영이 아니냐?" 악비영은 자신을 알아보는 목소리에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악비영은 두려움 속에서 그 목소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 소리라는 것을 기억해 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목 사고님, 흑흑흑.." "도대체 무슨 일이냐?" 악소채의 해방을 몰라 짜증이 나던 목추영은 악비영의 행동 에 그만 화가 나버렸다. 악비영은 목추영의 안색이 심상치 않자 바로 연남삼수간에 벌어진 살인을 설명했다. 목추영은 악비영의 설명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다. 그러다가 연남삼수 일행에 악소채가 없다는 사실을 들은 목추영은 안도해야 할 지 불안해야 할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었다. 목추영은 횡설 수설하는 악비영이 말한 내용을 완벽하게 신용할 수가 없었 다. "앞장서거라." "무슨 말씀이십니까?" "가서 확인해야겠다." "아... 안됩니다..." "어서 길을 앞장서지 못할까!" 목추영의 서슬에 악비영은 질려버렸다. 다시는 그 두렵기 그지없는 여진천을 보고 싶지 않았던 악비영의 안색은 하얗 게 변해 갔다. 목추영은 악비영의 안색을 볼수록 짜증이 났 다. 그런데 갑자기 목추영은 등이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이 느껴지더니 자신의 심장을 뚫고 한 자루 칼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목추영은 입을 벌였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피만 토했다. 목추영은 무릎을 끓고 고개를 숙이면서 절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땅바닥에 엎어졌다. "미안하오. 목낙랑. 배후에서 공격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신의 경공을 생각한다면 너무 시간이 가서 말이오. 어차피 제자 걱 정으로 이성을 잃고 있었으니 목 낙랑은 언제든 죽을 수밖에 없었소. 고통 없이 보내 드렸으니 나를 책망하지는 마시오." 악비영은 여진천이 자기 의형제들을 참살하는 장면을 보고 두려워 도망왔었다. 그런데 도망 온 곳에서 똑 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더 이상의 공포를 이기지 못했다. 악비영의 정신 세계는 두려움에 젖어 버려 의식체계가 어린아이와 다름없었 다. 그 것이야 말로 제갈사가 원하는 수확은 아니지만 별 외의 상품이었다. 제갈사는 단 번에 악비영의 상태를 파악 했다. 제갈사의 두 눈동자는 악비영을 어떻게 사용할지 궁 리하면서 기쁨에 젖었다. 목추영의 시신을 안쓰럽게 보고 있던 육능풍은 악비영과 제갈사를 싸늘하게 바라보다가 고개 를 돌리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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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감!
즐독입니다
즐독 ㄳ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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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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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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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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