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그런 시간들이 뜻하지 않게 꽤나 길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엠 에프 때가 차라리 낫다 싶다가도 그에 비 할 바는 아니기에..
우리네 삶은 이렇듯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데 그래도 모진 것이 목숨인지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꼭 이 시 속의 저 엄마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는’ 알고 보니 ‘종신서원’, 즉 하나님과 결혼을 한 수녀가 된 딸은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고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지금의 우리와 같은 처지인 것이니. 하여 저 가늠할 수 없는 저 어미의 마음에 저 역시도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해남, 저 땅을 흔히들 ‘땅끝 마을’이라고도 하지요. 그렇다면 ‘해남에서 온 편지’도 바꾸어 말하면 ‘땅끝 마을에서 온 편지’일 터 ‘끝’이라는 말은 그 다음은 ‘처음’이라는 말일 터, 이 시를 위안 삼아 우리도 그 끝인 이 겨울을 잘 참고 넘어가 보자구요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이 시 속의 저 풍경처럼 복사꽃 환하게 피는 세상이 반드시 열리고야 말테니까요
기다려집니다 벌써, 그 날이 그런 세상이! (시인 송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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