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종편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되고도 물러나지 않자 정부가 면직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불법 점수 조작으로 담당 국장과 과장, 심사위원장이 줄줄이 구속됐는데 한 위원장은 책임을 피한 채 8개월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이런 심각한 조작 범죄를 국장, 과장급 실무자들이 윗사람 몰래 했다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 편파적 방송 심의로 비판받아 온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임기가 남았다며 물러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두 사람이 민주당의 방송 장악을 위한 알박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2020년 TV조선이 재승인 심사에서 기준 점수를 넘자 실무진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담당 국·과장은 심사위원장에게 점수 표 수정을 요구했고,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깎아 다시 제출했다. 이로 인해 TV조선은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다. 이런 한 위원장이 점수 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 위원장은 지금까지 납득할 만한 해명은 없이 혐의를 부인만 해 왔다. 물론 한 위원장이 최종 책임자일 수는 없다. 이런 조작 범죄는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정권 핵심의 관여 없이 벌어지기 힘들다. 그렇다고 해도 기관장인 한 위원장이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비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왼쪽)과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작년 10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정연주 위원장의 방송통신심의위는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김일성 일가를 우상화하는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속을 차단해 달라는 국가정보원의 요청을 매번 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이메일과 연락처가 있어 연락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적 표현물 비율이 70%가 안 돼 심의하기 힘들다”고 했다고 한다. 이러기를 수년이라고 한다. 도저히 정상이 아니다.
문 정부 때 임명된 위원들이 다수인 방심위는 그동안 KBS, MBC, 김어준 등 제 편의 편파·왜곡 방송엔 면죄부를 주고 다른 방송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댔다. 천안함 잠수함 충돌설 등 허위 가짜 뉴스 보도에도 면죄부를 줬다. KBS 시사 프로그램에 좌파 패널만 80회 넘게 출연시켜도 문제 삼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KBS 사장 때 노무현 정부를 노골적으로 편들고 사실을 왜곡하는 방송을 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공정성이 핵심인 방심위원장 자리에 앉힌 사람들이 문제이지만, 정권이 바뀐 뒤에도 버티면서 불공정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정 위원장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