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31CAB4F54D619C114)
미국 이민 생활이 30년이 넘어가니 한국 생활과 미국 생활의 시간이 거의 같아진 이유인지 양측 생활의 비교를 요사이는 습관적으로 하게 된다.
미국에서도 직장 생활을 오래하며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나의 평소 얼굴 모습이 굳어있어 은연중에 대인 관계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런 연고로 요사이는 많이 나아져 출근 후 누구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먼저 하고 지내는 요즈음이다.
그런 깨달음으로 이곳에 사는 한인 이민자들의 얼굴이나 한국에서 방문 온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너무 심각한 얼굴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무엇이 우리의 얼굴을 이런 모습으로 만드는가에 궁금증이 들었다.
이런 영향을 주는 원인을 여러 가지 들 수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이 매일 밤 전 국민이 지켜보는 9시 뉴스 앵커들의 진행 모습이다.
필자는 미국 뉴스도 보지만 한국 뉴스도 매일 보고지내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양국의 뉴스 진행 모습의 차이를 깨닫게 된다.
첫째, 시간대이다.
이곳은 이러저런 프로그램 후에 밤 10시에 뉴스가 진행되는데 한국은 9시에 메인뉴스가 나간다. 그만큼 뉴스시간이 일반인들이 모르게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편한 시간은 사실 10시 정도이다. 그런데 9시에 메인뉴스를 하는 것은 필자 추측으로는 군사독재 시대의 부산물이 아닌가 싶다.
둘째, 진행 모습이다.
한국은 우선 남녀 두 앵커의 얼굴이 너무 심각하다. 그리고 요점 뉴스의 멘트가 시작됨과 동시에 깔리는 배경음악은 너무 살벌하다, 흡사 1970년대의 민방위 훈련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사람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분위기이다. 좀 더 편안하고 평범한 분위기로 시작할 수는 없겠는지, 하루 삶을 마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뉴스를 들을 수는 없겠는지 자못 궁금하다.
그리고 앵커들의 얼굴 모습이 심각한 것 보다는 평소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 우리는 매일 몇 시간은 뉴스를 보게 된다. 그만큼 메인 뉴스의 영향은 우리 일상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곳의 뉴스 진행자들은 많이 웃고 때로는 농담도 하며 편안하고 평범한 모습으로 진행을 한다.
뉴스 진행자에게 앵커(anchor)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사실 의미가 깊은 것이다. 닻이라는 의미가 배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듯이 뉴스 앵커들은 수많은 기사들을 시청자에게 전달함에 있어 중심을 잡고 뉴스를 선택, 제작,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행 모습도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변화하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는 없는지 궁금하다.
셋째, 뉴스의 순서도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많은 분야가 소위 민주화가 되었다지만 필자가 보기에 뉴스의 모습은 아직 군사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다. 저녁시간의 편안한 10시 이전에 뉴스를 들이밀고 심각한 얼굴과 살벌한 음악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내용의 우선순위는 대통령과 정치가들의 이야기가 먼저이다.
옛날 “박정희 대통령은 ~”으로 시작하던 멘트의 이름이 전두환, 노태우등등의 이름이 달라진 차이 하나이지 현재까지 동일하다. 왜 일반 국민들이 그들의 이름과 하는 일들을 먼저 들어야 하는가 ?
일반 국민들에게 필요하고 일상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들을 먼저 들을 수는 없는가 ? 조금만 생각해 보면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저들이 자신의 치적들을 국민들에게 먼저 알리기 위한 정권 홍보차원의 습관들이 아직도 알게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라는 말이 있고 “일소일소일노일노(一笑一少一怒一老”라는 말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 웃는 얼굴은 신비한 힘이 있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 내 옆에서 웃는 얼굴로 다가올 때 다시금 살 힘이 생기는 법이다.
여러 가지 변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매일 밤 9시에 찾아오는 메인 뉴스의 진행자들에게서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팍팍한 삶, 한국인들에게 인간미 넘치는 앵커는 꿈인가 ? 무척이나 궁금하다.
첫댓글 군사 독재가 없었으면 한국이 지금같이 발전했을까?
지금도 그때가 그립다고 하면 미친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