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에게 다가서면서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90대의 한 노인은 그곳은 저승 가는 중간의 대합실이라고 했다. 죽으려고 그곳에 들어왔다는 노인들도 여럿이었다.
그들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삶이 다르고 인생관과 가치관에 차이가 많은 노인들은 소통할 공통의 소재가 없었다.
인격 미달의 노인도 보였다. 인간은 늙어도 변하지 않았다. 노인 한 명이 흙탕물을 일으키기도 했다.
자식들은 부모가 천국에서 사는 걸로 착각하고 오지 않지만 노인들에게는 외로움의 지옥일 수 있었다. 그들은 고독과 완만한 죽음이 있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화려한 무덤 가에서 사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꽃도 같은 종류만 모이면 질린다. 섞여 있어야 아름답다. 아무리 예쁜 꽃병이라도 시들어 버린 꽃들만 가득 꽂혀 있으면 추하고 서글프다. 실버타운에서 그런 걸 느꼈다.
이제야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았다. 어린 시절 손자 손녀들이 병아리 떼 같이 오글거리고 아빠 엄마들이 있고 집안 어른으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었다. 설날이면 온 가족이 모여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세배를 하고 떡국을 나누었다. 이제 그 시절이 좋았던 걸 깨닫는다....***
첫댓글 너무 편안하고 자극이 없으면
치매가 뻘리 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