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다독이다 / 신수옥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연다
한동안 빈집이었는데
방금 뚝 그친 울음의 꼬리가 서둘러 빠져나간다
서러움이 넘실대는 거실
눈물 머금은 벽지가 눅눅하다
서쪽 창으로 저무는 여름 햇살
머물던 자리 아직 따뜻하다
어디선가 들리는 질긴 신음의 기척
베란다 망에 붙어
울음을 다독이던 매미는
빈집을 들여다보며 얼마나 울었을까
눈알이 부어오른 채 아직도 몸을 떤다
흐느낄 때마다 벌떡이는 배
땅속에서 견딘 슬픔을 부리고 있다
날카로운 삽날이 퍼낸 붉은 직사각 공간에
흙 한 삽 퍼 넣고 울다
엄마를 홀로 두고 돌아와
빈속에 차곡차곡 눈물을 채운다
매미의 젖은 마음을 끌어안고
여름 해가 데워 놓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남은 울음을 쏟아낸다
충혈된 노을이
검은 옷소매를 붉게 적신다
- 시집 『사라진 요리책』(2020년 7월)
* 신수옥 시인
서울 출생, 이화여대 화학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 이수
이화여대, 서울 산업대 강사 역임
2013년『한국수필』 등단
수필집 『보석을 캐는 시간』, 『마흔 번째 카드』
2014년 『문학나무』 詩 등단
시집 『사라진 요리책』
2017년 10월 창주문학상 동시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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