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문제의 제기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확대되면서 노르딕 모델(Nordic welfare model)에 대한 관심이 증대
○ 노르딕 국가들은 1990년대 부동산 위기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한편, 성장(효율성)과 분배(평등)의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 또한, 높은 소득수준, 인적자본(human capital)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보편적 복지, 높은 조세부담률, 높은 고용률, 낮은 수준의 사회갈등, 공공부문의 높은 경쟁력 등의 특징을 보유
▣ 노르딕 복지모델의 핵심국가인 북구 4개국(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이하 ‘노르딕 4개국’)을 대상으로 금융환경 및 금융산업의 특징을 살펴본 후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Ⅱ. 노르딕국가의 거시금융환경
▣ 2011년 노르딕 4개국의 1인당 GDP는 65,872달러로 소득수준 최상위 국가에 해당되며, 소규모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의 성격을 갖고 있음.
○ 높은 개인소득세율에도 불구하고 2011년 노르딕 4국의 저축률이 평균 27.3%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
○ 일부 국가들(덴마크·노르웨이)의 경우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선진화된 주택금융시장, 높은 수준의 가계순자산, 광범위한 공적 소득보장제도(사회보험, 실업급여 등) 등으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음.
▣ 노르딕 국가들은 사회적 타협을 통해 임금격차를 줄이고 노동분배율을 높이되, 유연한 인력조정 및 실업자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훈련(active labor market policy)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유지하는 ‘고용 중심의 복지(workfare)’를 추구해 왔음.
○ 즉, 현금지원 보다는 일할 수 있는 인력을 극대화하여 세원을 확충하고, 무임승차나 도덕적 해이를 축소하는 형태로 진행
○ 단체협약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확보하는 시스템을 운영
▣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복지수요 충당을 위한 대부분의 재원을 세수 증대 및 세출 축소를 통해 해결해 왔으며, ‘복지가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운영
○ 이원적소득과세(dual income tax) 제도*를 통해 근로소득에 대한 누진세와 자본소득 및 법인세에 대한 단일세율 체계를 유지 * 이원적소득세는 근로소득에 대한 누진체계를 통해 적극적으로 과세하는 정책을 택하는 반면, 자본이득 등 투자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단일세율을 부과
○ 다만, 사회보장세인 ‘고용주세(employer’s tax)*’ 세율은 매우 높은 편 * 퇴직연금기여분, 건강보험지원금, 산재보험지원금, 노동시장기금 등
▣ 노르딕 4국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신뢰도나 효율성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음.
○ 공공부문의 경쟁력은 사회적·제도적·관행적 합의와 장기간에 걸친 신뢰도 구축을 통해 정착된 것으로 평가
○ 다만 노르딕모델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비대화, 장기불황 시 세수축소/세출증대의 악순환 발생 가능성 등 비판도 존재
Ⅲ. 노르딕국가 금융산업의 특징
1. 주택금융의 선진화
▣ 노르딕 국가들은 전후(戰後)에 적극적인 주택건설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견고한 주택금융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해 왔음.
○ 다만, 노르딕 국가들 간 주택금융의 형태는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여 왔는데, 주도적으로 주택금융을 공급하는 주체에 따라 다음과 같은 3가지 모델이 존재함. i) 모기지금융회사 모델(mortgage credit institution model) ii) 상업은행 모델 (bank model) iii) 정책금융 모델 (state model)
▣ 이중 덴마크와 스웨덴은 모기지금융회사가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주택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형태로 발전 * 유럽국가들 중 GDP대비 커버드본드 비중(2010년 기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144.9%)이며 룩셈부르크(69.5%)와 스웨덴(54.5%)이 뒤를 잇고 있음.
○ 가계와 커버드본드 투자자를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모기지금융회사 자산-부채 간 현금흐름의 미스매치 가능성을 최소화
▣ 반면 노르웨이와 핀란드는 정책금융 및 은행 중심의 주택금융시스템을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주택의 신축과 개량 용도의 자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음.
○ 노르웨이의 경우 노르웨이주택은행(State Housing Bank: SHB)과 농업은행(Agricultural Bank)이 전체 주택관련 대출의 60~80%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상업은행이 담당하는 형태를 유지
○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상업은행이 주택금융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모기지금융회사의 비중이 점증하는 추세
2. 연기금제도를 통한 금융자산의 축적
▣ 노르딕 4국의 연기금 제도는 보편적 복지의 실현을 위해 공공자금(public funds)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핵심적인 복지수단에 해당
○ 1960년대 이후에 소득비례형(earnings-related) 연금 제도를 강화하여 기초연금을 보완
○ 노르딕 4국의 공적연금 지출은 GDP 대비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1960년대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시현
▣ 한편 1990년대 이후 금융위기와 개방화, 고령화와 맞물려 노동시장 참여(participation in the labor market)에 초점을 둔 개혁을 통해 연기금의 재무건전성 개선됨.
○ 1990년대 금융위기와 개방화, 글로벌화 등에 따라 근로유인을 강화시키는 정책으로 전환
▣ 연기금을 통한 자산 축적과 민간부문의 자발적 기여(contribution)를 확대하는 정책은 가계부문의 금융자산 축적을 촉진하는데도 기여
○ 노르딕 4국은 경제발전에 의한 부가가치를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세 및 연금제도 등을 통해 가계의 금융자산 축적을 지원 * 연금자산을 통한 공공복지의 보완과 더불어 이중소득과제제도(double income tax system)에 의해 금융자산에 대한 소득을 임금소득과 분리하여 과세하는 조세정책에 의해서도 촉진
▣ 연금자산의 포트폴리오 운영은 채권 또는 주식시장 등의 수요기반을 형성함으로써 금융산업의 서비스 기반에도 직간접 영향
○ Meng and Pfau (2010)의 연구에 의하면 핀란드의 연기금과 주식시장 간 연계성이 높은 반면 덴마크의 경우 민간채권시장과 연기금 간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
▣ 한편 노르딕 가계부문은 높은 금융자산대비 부채비율에도 불구하고 연금형 수요와 맞물려 비예금형 자산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1인당 금융자산수준도 높은 편 * 보험 및 연금 관련 금융자산은 1999년과 2009년을 비교해 볼 때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 * 반면 핀란드 및 스웨덴의 금융자산대비 부채비율은 매우 높은 상황
3. 위험자본의 형성
▣ 노르딕 국가들은 지식기반 산업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펼쳐왔음.
○ 급변하는 경쟁환경 속에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중소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 정부의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정책과 견실한 사회안전망(social protection), 용이한 창업환경, 투명한 행정제도 등으로 인해 창업이 활발히 일어나면서 위험자본(risk capital) 형성도 자연스럽게 촉진되는 양상을 보임.
○ 또한 노르딕 국가들은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되어 있어 창업이 비교적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
○ 노르딕 지역의 엔젤투자를 위한 온라인-오프라인 네트워크(예: Nordic Venture Network, Angel Investment Network)도 활성화
▣ 2000년 이후 덴마크는 정부투자펀드를 통해 창업초기기업(start-ups)에게 창업초기자금 지원에 초점을 둠으로써 민간 벤처캐피탈을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선회
○ ‘Seed Capital Denmark’는 창업초기단계(seed stage)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공사 혼합형(public-private) 투자펀드임.
○ 창업초기단계부터 각 지역의 창업지원기관(‘growth house’)을 통해 사업계획의 수립 등 컨설팅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
○ 정부투자펀드인 Vaekstfonden는 민간투자자와 제휴하여 신생기업에 대해 신용보증 및 지분투자를 제공하고 있음.
▣ 핀란드의 경우 창업·벤처기업의 자금지원을 위한 다양한 공적 금융지원기관(Finnish Industry Investment, The Finnish Funding Agency for Technology and Innovation, The Finnish Innovation Fund, Finnvera, Finpro)을 보유하고 있음.
○ 공적 금융지원기관은 엔젤투자자로서 참여하거나 민간 벤처캐피탈과 공동으로 참여하여 위험을 분산시켜는 역할을 담당 ○ 혁신기업(innovation companies)에 대한 금융지원 비중이 높음.
▣ 스웨덴의 경우 전통적으로 대기업위주의 경제성장을 추진해 오면서 벤처캐피탈의 역할은 미미했으나, 2000년대 들어 창업에 대한 정부지원을 확대되면서 벤처캐피탈도 활성화되고 있음.
4. 역내 통합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 노르딕 지역은 유럽 내에서도 인근 국가간 은행영업 및 M&A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들이 탄생하였음.
○ 2001년 12월 노르딕 국가 4개의 대형은행들* 간 합병의 결과 Nordea Bank(2012년 Tier Ⅰ기준 세계 43위)가 탄생
* Nordbanken(스웨덴), Merita Bank(핀란드), Unibank(덴마크), Christiana Bank og Kreditkasse(노르웨이)
○ Danske Bank(세계 54위)의 경우 1999년 Fokus Bank(노르웨이), 2001년 Realkredit(덴마크), 2006년 Sampo Bank(핀란드) 등과 합병
○ 노르딕 4국의 GDP대비 은행자산 규모는 2001년말 평균 167.4%였으나, 2011년말 평균 328.3%까지 상승
▣ 노르딕지역의 자본시장은 주로 외국인투자자의 유입과 개방정책으로 인해 활성화되었으며, 증권거래소 통합은 2003년 스웨덴 증권선물거래소(OM AB)와 헬싱키 증권거래소(HEX plc)의 합병으로 OMX AB이 탄생하면서 급격히 진행
○ 2008년 2월 OMX AB는 NASDAQ OMX Group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며, 2012년말 현재 NASDAQ OMX Group은 NYSE에 이어 세계 2위(시가총액, 거래규모 기준)를 기록하고 있음.
○ 현재 NASDAQ OMX Nordic은 Helsinki(핀란드), Copenhagen(덴마크), Stockholm(스웨덴), Iceland(아이슬란드), Tallinn(에스토니아), Riga(라트비아), Vilnius(리투아니아)에 걸쳐 운영 중임
▣ 이처럼 노르딕국가들은 1980년대 이후 대외개방과 금융자율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왔으며, 1990년대 금융위기 이후 지역적 통합을 가속화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동질성이 강화되는 모습도 발견됨.
Ⅳ. 시사점
▣ 중소벤처·창업초기기업을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창업실패의 위험을 전적으로 본인이 부담하기 보다는 엔젤투자나 국가 등으로 분산시키는 방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
○ 노르딕 모델은 대외개방을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거시경제적 위험을 사회안전망을 통해 전체 사회가 분담(risk sharing)하는 구조를 갖고 있음.
○ 사회안전망의 확대는 패자부활의 기회를 확대하여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고양(高揚)하고, 금융시장에서 위험자본(risk capital)의 형성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
▣ 한편, 사회안전망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산업의 상업성은 오히려 보장되고 자산건전성도 개선되는 경향이 있음.
○ 즉 사회안전망의 확대로 서민지원 등 복지 성격의 금융지원을 상업 금융회사가 담당할 여지 축소
○ 공적 소득보장제도로 인해 상환능력이 개선되고,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통해 가계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금융회사의 부실위험은 축소
▣ 노르딕국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가계 실질소득의 증대 및 금융채무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선진화된 주택금융제도, 강화된 공적 소득보장제도, 재정 건전성 등이 중요함을 시사함.
○ 커버드본드를 중심으로 한 주택금융시장의 선진화는 주택보급을 증대시켜 주거의 안정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은행산업의 위험을 축소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도 기여 ○ 노르딕 국가들은 1990년대 위기 이후 경제위기 극복과 새로운 성장기회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높은 저축률을 통해 금융자산을 축적
※ 첨부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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