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던컨 데뷔 이후 현재까지 스퍼스는 총 34번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시리즈 패배는 13번).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top5 순위를 정해봤는데, 여러분의 선택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1. 2013-14 파이널 vs. 마이애미 히트
두 말할 필요없는 최고의 승리였습니다. 핵심 선수들은 늙어가고 팀은 계속해서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하며 "이제 스퍼스는 안되는 건가'"는 좌절감까지 겪다가 마침내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뚫고 나간 파이널에서 손 안에 거의 움켜쥔 거나 마찬가지였던 우승컵을 레이 알렌의 악몽같은 슛으로 놓쳤죠. 그 때의 절망감은 정말... 그러나 그로부터 딱 일년 뒤 다시 서부를 뚫고, 다시 똑같은 상대를 만나서, 압도적인 경기력 격차를 보여주며 완벽한 복수를 달성하고 우승까지 차지한, 정말이지 최고의 시리즈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살면서 스포츠와 관련되서 가장 큰 기쁨을 맛본 순간이었죠. 한국이 월드컵 4강 갔을때보다 훨씬 더 기뻤습니다.
2. 2002-03 서부 세미파이널 vs. LA 레이커스
스퍼스는 99년 우승할 때 샥코비 레이커스를 스윕으로 꺾은 바 있지만, 그 후 01, 02 2년 연속으로 레이커스에게 패했죠(00년은 시즌 말미 입은 부상으로 인한 던컨의 플레이오프 불참 덕분에 1라운드에서 선즈에게 가볍게 탈락당함). 이쪽의 로빈슨은 하루하루 늙어가는데 저쪽의 코비는 하루하루 괴물이 되어가는게 "앞으로 과연 레이커스를 꺾을 날이 올 수 있을까..."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03년 던컨이 경이로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골밑에서 샥을 능가하는 활약을 하고 파커, 보웬, 지노빌리, 스테판 잭슨 등이 외곽에서 지원해서 레이커스의 리그 4연패를 저지해버렸죠. 이 때 정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막상 파이널에서 네츠를 꺾고 우승했을 때보다도 더... 시리즈를 종결짓는 6차전에서 던컨의 활약은 말 그대로 눈부셨죠.
3. 2004-05 파이널 vs.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지노빌리가 던컨과 원투펀치를 이룰 정도로 성장한데 힘입어 스퍼스는 서부 컨파에서 정규 시즌 최고의 돌풍을 일으킨 팀인 피닉스 선즈를 꺾고 2년만에 파이널에 복귀합니다. 첫 두경기에서 손쉽게 압승을 거뒀지만 3차전 초반 지노빌리가 허벅지 부상을 입은 후 3, 4차전 두 경기는 발려버렸죠. 5차전에서도 지노빌리의 컨디션은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26-19를 기록한 던컨과 위닝3점슛을 포함해 4쿼터에만 13점을 넣은 로버트 호리의 활약으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6차전에서 디트로이트가 디펜딩 챔프의 저력을 보이며 경기를 가져가 시리즈는 스퍼스 역사상 최초의 7차전으로 이어졌죠. 디트로이트 선수들은 7차전 경험이 이미 두번이나 있고 두번 모두 승리한 바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스퍼스 홈경기임에도 디트로이트의 승리를 점쳤지만, 발목 부상을 입은 상태로 왈라스 브라더스의 터프한 수비에 고전하면서도 끈질기게 골밑을 파고든 던컨과 어느 정도 컨디션을 회복한 지노빌리의 활약으로 결국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동부 최고의 수비팀과 서부 최고의 수비팀이 만나 누가 리그 최고의 팀인가를 가르는 승부에서의 승리였기에 더욱 기뻤죠.
4. 2012-13 서부 파이널 vs. 멤피스 그리즐리스
멤피스에게는 이로부터 2년전 11플레이오프에서 1라운드에 만나 4-2로 패배를 당한 바 있었습니다. 당시 스퍼스는 정규시즌 1위였지만 시즌 말 선수들이 지친 모습이 보였고 에이스 지노빌리가 시즌 마지막 경기인 피닉스전에서 오른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었죠. 멤피스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8위를 기록해 스퍼스를 상대로 골랐고 그들의 선택은 적중해 승리했습니다. 스퍼스 입장에선 여러모로 굴욕적인 패배였죠. 그래서 13년 서부 파이널에서 만난 멤피스에게 거둔 스윕 승리는 정말 달콤했습니다. 당시 카페에서는 멤피스가 승리할거란 여론이 많았고 심지어 "1번 자리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멤피스가 더 낫고 1번도 실제 경기에선 별 차이가 없다"는 의견까지도 나왔었죠. 2년 전의 완패가 큰 영향을 끼쳤던게 분명했지만, 이런 의견은 11년의 스퍼스와 13년의 스퍼스는 전혀 다른 팀이란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의견이었습니다. 실제로 시리즈가 열리니 골밑에선 던컨-스플리터가 랜돌프-가솔보다 나았고, 3번에선 카와이가 프린스보다 나았고, 1번에선 파커가 콘리보다 많이 나았죠.
5. 1998-99 파이널 vs. 뉴욕 닉스
스퍼스의 첫우승이었죠. 저는 던컨의 루키 시즌 모습을 보면서 스퍼스를 응원하게 된 케이스인데 처음부터 던컨을 보면서 "이 녀석은 뭔가 다르다..."라고 생각했었지만 리그에 데뷔한지 불과 2년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 줄은 몰랐습니다. 참 놀라웠죠. 아직 리그 탑클래스 센터로서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었던 제독과 2년만에 리그 최고의 선수들 중 한명이 된 던컨 콤비는 정말 막강했었고 스퍼스 역사상 최강의 골밑이자(알드리지-던컨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때의 던컨-제독에게는 결국 안될거라 봅니다) 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힐 골밑이었습니다. 아쉬운 건 다음해부터 제독이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단 거죠... 제독이 몇년만 더 젊은 선수였다면 리그 역사가 많이 바뀌었을 겁니다.
첫댓글 저 역시 최근 우승이 가장 기뻤어욤 이번 시즌도 꼭 우승 했으면...
07년도 클리블랜드와의 플레이오프 파이널이 가장 기뻤습니다.
재미없다는 기대를 정확히 충족시켜준 스윕... 르브론을 상대로 거둔 스윕이라 그런 지 더욱 기쁜 느낌(?) 이었습니다.
리그 최정상에 진입하던 '킹' 을 물리친 느낌인지라... ㅎㅎ
작년이요.. 정말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우승이었습니다.
우승이 그렇게나 힘든지 몰랐죠..
제작년 플옵 2차전서 오클이겼을때요ㅜㅜ
전 솔직히 기대도안했는데.... 그뒤로 우승! 진짜 눈물났었죠
14 서부 컨파 말씀하시는 거죠? 저도 5위를 놓고 이 시리즈와 07 2라운드 피닉스 시리즈까지 셋 중 뭘 골라야 하나 많이 망설였습니다.
제게 있어선 2003년 레이커스 시리즈, 2005년 파이널, 2014년 파이널이 동등하게 최고의 기쁨으로 남습니다. 공교롭게 이 세 시리즈에서 모두 디펜딩 챔피언들을 무너뜨렸죠.
확실히 말씀하신 세 번의 시리즈는 특별했습니다... 스퍼스가 디펜딩 챔프로서 왕좌를 방어하지 못한 점은 여러모로 아쉽지만, 상대를 왕좌에서 끌어내리는데는 또 일가견이 있는 팀이네요. 그런 점에서 내년 플옵에서 워리어스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큽니다.
14파이널. 05파이널. 14오클. 13멤피스.09피닉스.등이 떠오르네요
제게도 09 피닉스는 스퍼스가 파이널에 나가지 못했던 해의 플옵 시리즈 중에선 가장 기쁜 시리즈였습니다.
저는 시리즈 예상할 때 당연히 자신의 응원팀이 이길 것이다라고 하는 건 그러려니하는데 그당시 우리팀이 카페에서 대놓고 무시당해서 두고보자 하는 심리가 정말 컸습니다. 결국 스윕으로 예상을 뒤엎었을 때 정말 통쾌했었습니다. 이 시리즈 굳이 언급안해도 아시겠죠?ㅠ
저도 개인적으로 그때 제일 기분 좋더군요. 그 때 어떤 분은 전포지션 우위를 주장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참....
@crusades 제 기억으로는 "1번을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멤피스가 우세하다. 그리고 1번도 실제 경기에선 별 차이 없다."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로 나왔죠.
@crusades ㅎㅎㅎ 기억나네요.
보기좋게 예상은 빗나갔고, 소위 말하는 '박살'이 나버렸죠 하하...
앞에말씀하신것들 제외하고 랄이반지원정대구성했을때, 우리가1등이고 그쪽이8등이었었나요 그때도 우리가질수있다고 그랬을때 스윕으로이겼던게기억에남네요ㅎㅎ
그건 애초에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어서ㅋㅋ13년도 였던듯
전99년 파이널~ 첫우승이니까요~
아무래도 최근 파이널 우승 때 시리즈가 가장 인상 깊죠. 그 전 파이널에서 통한의 동점 3점으로 6차전에서 진 기억이 아직까지 아픈 기억으로 남습니다.
14년 파이널...
이 시리즈는 한시즌이 아니라 12-13시즌까지 두시즌동안의 결과물이라서 더 기억에 남는것 같습니다...
전 05년요!!!! 지금껏 본 파이널 중 가장 쫄깃했어요!! 엎치락 뒷치락 7차전까지가고 미스터빅샷의 진정 빅샷부터 던컨 캐리, 지노빌리 홍해덩크 등등 진짜 재밌었어요 ㅎㅎ 그리고 OST가 this is how a heart break - Rob thomas 인데 이노래가 진짜 좋았죠 ㅎㅎ
파이널은 다 기억에 남지만 저는 08년도 뉴올과의 서부 새미파이널 시리즈에서 정말 지는줄 알았습니다. 첫 2경기를 뉴올에게 패배하고 다시 2승하면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놨었죠. 그때의 폴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05 디트전이 제일 마음조리면서 봤었고 그다음이 뉴올시리즈가 아니었던가 싶네요 개인적으로요.ㅋ
13-14시즌의 컨퍼런스 파이널과 NBA 파이널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썬더와의 컨퍼런스 파이널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다가 다시 천국으로 올라와서 더욱 기뻤습니다.
작년 파이널...ㅎㅎㅎ진짜 꿈을 잡은 기분이었습니다
2005 파이널이요. 그 시리즈는 2천년대 최고의 파이널이었다 봅니다.
작년이요. 작년의 우승은 재작년의 실패를 딛고 똑같은 상대을 복수했다는 스토리가 너무 감동적이었네요. 그것도 한물갔다는 아저씨들을 중심으로 말이죠....
1번이요. 감동적이었죠.
언급이 안되서 그런데 4번은 이변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제 친구들도 멤피스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었고 저 역시 자신 없었는데 4:0으로 무난히 통과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는 스윕을 해버릴 줄은 몰랐지만 스퍼스가 이기리라 생각했습니다. 13년의 스퍼스는 11년과는 전혀 다른 팀이었죠.
스퍼스가 상대적으로 전력 손실이 더 큰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전적이 2 : 2로 팽팽했었죠. 플레이오프에선 풀로스터로 붙을 수 있기에 어느 정도 우세는 예상했지만.. 스윕은 예상 못했습니다.
@Timmy the Best 제 믿음이 부족했나 보네요 댓글 유심히 읽어보니 스퍼스는 질것이다라는 당시 카페 분위기도 생각나고..
이자까지 쳐서 톡톡히 갚아주는 우리 팀을 보면서 정말 후련했습니다 ㅎㅎ
@[SAS]TP9 승부사 컨형이 플옵에 가자마자 마크를 상대로 노련미를 맘껏 뽐내준 기억이 나네요
스플리터도 정말 잘 버텨줬고..잘해준 적도 많은데 이렇게 보내려니 참 아쉽습니다.
시카고 팬이지만...
2번째로 응원하는 팀이 산왕인지라(흑... 마사장 이후론....컨파에서 계속 떨어져요.... ㅜㅜ)
한마디 남기자면....
1. 2013-14 파이널 vs. 마이애미 히트
이게 가장 짜릿 했었죠!
저 또한 스포츠로 이런 쾌감을 얻을수가 있나!~(것도 보는것 만으로도...) 할 정도로...
전년도 마지막 슛을 놓치고 땅을 치던 던컨의 모습이 오버랩 되서
더욱 더 그렇게 느낀거 같습니다...
올해 이 팀은 오픈(?) 이래 최고의 FA풍년 이더군요...-것도 사치세 없다는.... 흐억....
우리 시카고도 분발하길 빌어보며...
파이팅!!!
전년도 마지막 슛을 놓치고 땅을 치던 던컨의 모습이 오버랩 되서
더욱 더 그렇게 느낀거 같습니다... << 이 의견에 묻어 갑니다 ㅎㅎㅎ 왠만해서는 감정 표현 안하는 던컨인데... 정말 눈물 났습니다. 절치부심 후 우승 정말 짜릿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