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니 종이냐!!"
선주가 준후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아주 파랗게 말이다.
마치 파란 물감을 칠해놓은 듯 만지기도 겁이났다.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당신이 더 잘알텐데.."
"뭐요?"
"나를 가정부로 생각하고 있잖아."
"난 그런 적 없습니다."
"왜 없어? 있을 거 같은데."
"내가 잠깐 예민해져서 틱틱거린겁니다."
"예민해지긴 개뿔...!"
★
전혀 그의 생활모습은 나아지질 않았다.
선주는 드디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니 힘들기도 하겠지...!
선주는 미역국을 끓였다. 그리고 선주는 자리에 앉아 밥을 먹었다.
그리고 뒤이어 준후도 수건을 목에 두른채로 부엌으로 들어와 숟가락을 잡았다.
그런데 준후의 앞접시에 계란이 있었다. 차가웠다. 날계란인 듯 싶었다.
"이게 뭡니까?"
"날계란이요. 먹지마세요."
"날계란인거 누가 모릅니까? 왜 놓으셨나구요?"
"그쪽이 더 잘 알텐데요."
준후는 선주를 한 번 째려본 뒤, 차가운 날계란으로 멍이 든 자리를 휘휘 휘저었다.
밤새 멍이 더 번졌는지 어제보다 훨씬 더 추해보였다.
준후는 5달전, 스페셜 시네마 본부에 협찬이 들어온 메이크업 용 화장품이 있었는데
그것을 꺼내어 멍이 든 자리에 발랐다. 그러더니 금새 사라져버렸다.
선주는 거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레포트 작성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 말대로 공무원이나 할 걸...!
미래없는 연기수업 생활에 지친 그녀는 항상 자신의 삶을 회의하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이 짓을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자신이 단번에 영화 오디션이라도 붙으면 모를까...!
★
준후는 다시 정작가가 있는 작업실로 갔다.
이번에는 제발 텃새, 즉 박성호가 없길 빌며 말이다.
그가 있을 때마다 잘 나가던 진행이 딱 멈춰버린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이번에는 정작가와 함께 박성호가 함께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준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뭐 씹은 표정으로 정작가 옆에 앉았다.
준후는 머리를 한 번 쓸어넘긴 뒤, 정작가의 보조작가에게 커피를 한 잔 부탁했다.
"정작가님, 어제 제가 부탁한거 조사해오셨나요?"
"네.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같는 특징이야 많죠."
"잠깐만요. 혹시 뭐 의학 사이트 이런데서 조사해오셨나요?"
"그럼 어디서...?"
"후~ 관객들이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의 특징을 보려고 8000원 주고 극장으로 옵니까?"
".............."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잖아요. 우리가 김기덕 감독, 임권택 감독처럼 고리타분 이야기 그리는 거 아니잖아요."
"그럼.."
"그래요. 그들의 순수함을 알아와주세요."
준후는 정작가와 계속 각본 만들기 작업을 했다.
어느덧 뼈대는 잡혀갔다. 그런데 이번엔 박성호가 한 번의 태클도 걸지 않았다.
정작가는 준후에게 물어보았다. 러브라인에 대해서 말이다.
"감독님. 러브라인은 안 넣으실 거예요?"
"당연히 넣어야죠. 그런데...! 잡기가 어렵네요. 예전에도 KBS에서 이 얘기 가지고 했었잖아요."
"감독님 걱정은 그 드라마와 같아질까 걱정이신 거예요?"
"당연하죠."
"그럼 이거 어때요? 아이큐가 180이 되면서 아이가 성공하는 것보다 점점 순수함을 잃어가는 거예요."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박성호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드디어 딴지 걸 거리도 잡았다는 것인가...?
준후는 괜히 또 겁이나기 시작했다.
"그럼 관객들이 모이질 않아요!"
"아, 네... 그럼 CP님이 뭐 생각하신거 있으세요?"
"... 나는... 그냥 성공하는거로 가면 좋겠네요. 그게 제일 성공 확률이 높거든요."
"잠깐만요, CP님!"
그 때 갑자기 준후가 끼어들었다.
박성호가 준후를 처다보았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십니까?"
"그럴 때도 있죠."
".........!"
★
정작가와 준후가 같이 주차장으로 나왔다.
성호는 30분 전 먼저 자리를 떠났다.
준후는 정작가에게 꼭 순수함을 알아오라고 신신당부했다.
그 때, 이대표가 준후에게로 달려왔다.
정작가는 이대표에게 짧은 인사를 한 뒤, 차를 타고 갔다.
"각본 진행은 잘 되가나?"
"박성호만 없으면."
"하하하. 그럴 만도 하지. 박CP가 딴지 걸기 대왕이잖아."
"용건이 뭐야?"
"인혜 1주일 후에 출국한대."
"인...혜....?"
<2년 전>
약혼식 일주일 전이다.
인혜는 근심어린 표정으로 준후의 작업실로 찾아왔다.
준후는 인혜를 보고는 반가워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웬일이야? 내 작업실로 찾아오지도 않는 애가.."
"준후야! 우리 약혼식 그만두자."
"뭐..뭐?"
"약혼식 그만두자구. 나 떨려. 이 말 하면 속 시원해질줄 알았는데 더 막힌다.."
준후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혜를 자신의 옆에 앉게했다.
심각하게 걱정해볼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약혼식 일주일 전에 왜?"
"나 할리우드에서 제의받았어."
"할리우드 가면 다 성공하니?"
"6대 메이저 배급사 중 하나야! 나같이 운 좋은 사람 없을거야. 나 이번에 결혼하면 포기해야하는거 당연한거잖아."
"인혜야.. 나도 너 성공하는거 좋은데.. 너 안 보고 살기는 싫다."
"나도 마찬가진데..."
인혜가 울먹거리며 말을 잇고 있었다.
준후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마찬가지인데.. 일의 성공도 중요해. 드라마처럼 질질 끄는 거 싫어. 그냥 쿨하게 보내줘. 그래야지 나도 안 힘들지."
"질질 끄는 거 나도 싫어. 재미없거든. 그런데...! 이 상황에서 누구나 다 질질 끌고 싶을거야."
"준후야...! 나 정말 미안해..."
★
선주는 커피숍에 들렀다.
선주는 어떤 여자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런데 그 여자는 정작가였다!
정작가와 선주는 아주 잘 아는 사이다.
바로 선주 부모님이 사는 집 윗층에 정작가의 부모님이 새들어 살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그래왔었다.
그렇다보니 정작가와 선주는 무척 친했고, 사회에 나가서도 정작가가 선주를 크게 도와주고 있다.
선주는 웨이터에게 오랜지 주스를 달라고 하고 정작가에게 말하라고 했다.
"너희 집에 있는 창기 있잖아."
"창기? 창기는 왜?"
"나 걔한테 영감 좀 얻으면 안될까...? 나 요즘 새로 영화 들어가잖아. 그런데 하필 또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 조사해오라네."
"그럼 창기를 모티브로 쓴다는 거야...?"
창기는 1년 전에 선주의 부모님이 고아원에서 데려 온 지적장애 아이가 있었다.
신체는 21살인데 6살의 감성과 지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선주도 창기를 몇 번 보질 못했다. 한 4~5번 정도?
★
어느덧 밤이 되었다.
선주는 오피스텔로 가고 있는 길에 어떤 남자가 토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꼴불견...! 이라고 생각하며 선주는 그냥 걸어갔다.
그런데 뒷태가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이었다.
준후였다...! 선주는 준후에게 달려가보았다.
"이봐요! 박준후씨!"
준후는 힘을 못쓰고 털썩 주저앉았다.
선주가 준후를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절대로 준후를 일으킬 수 없었다.
갑자기 준후가 자신의 발로 일어섰다.
준후는 선주에게 매달려 힘들게 힘들게 한 발짝 떼었다.
그런데 그 때...! 준후가 갑자기 선주를 안았다.
선주는 깜짝 놀라 준후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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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예고
준후는 어제 일을 기억 못하고, 선주를 본채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주는 준후를 볼 때마다 얼굴이 발그스레해져 그의 곁에
있을 수가 없었다. 한편, 선주와 정작가는 창기를 보러 선주의
부모님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준후의 새 영화에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가 드디어 나타나는데...
<이번 회의 주요내용은 앞으로 러브라인의 중점이 될 인혜의 등장입니다!
인혜는 준후와 선주와 삼각관계를 일으키게 될 중요한 인물이며 10회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10회 이후부터 전개가 차츰 빨라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혜인이는 3회 회상씬에 잠시 등장했었답니다~!>
첫댓글 아이고..그 인혜라는 여자분 아주아주 독할것 같은 무서운 예감이 드는데요..ㅠㅠ 하여간 남주 여주 사이엔 저런 몹쓸 사람들이 꼭 한명씩 있다니깐요 ㅠㅠ
제가 인혜에 대해 살짝만 알려드리는데 절대로 독한 캐릭터가 아니랍니다~ 진짜 독한 캐릭터는 앞으로 많이 나온답니다~
잘봤어요......준후한데 인혜란여자 있었군요..그런데 약혼을 깨고 헐리우드로 진출을.....그리고 정작가랑 선주랑 아는사이였네요..그리고 선주부모가 입양한 창기를 영감을 좀 얻고싶다고 하는데....선주도 대뜸 알았다고 할지....궁금....아무리 영감을 얻는다고 하지만은....창기한데는 좀 그러하지안나.....마지막엔 혹시 준후가 선주아닌 인혜라고 착각을한 것 같은데...다음편도
선주 부모님이 반대하시겠죠 아무래도.. 엄연히 말하자면 살짝 자존심 상하는 일일수도 있으니 말이죠.. 앞으로 더더욱 재미있는 내용이 많이 나오니 기대 바랄게요~!
ㅋㅋㅋ..저한데 기대 한다구요....님은 센스쟁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