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릉
"여보세요?"
"아~ 하경아. 재원오빠다."
"아! 오빠! 오랜만이에요!"
"하하. 그러게. 졸업하고 처음이지? 수능은 잘 봤니?"
"아... 네... 그냥요. 헤헤... 왠일이세요?"
"아~ 이거 선배가 후배한테 전화하는데도 이유가 있어야하나?"
"아... 아니에요... 근데 내일 중요한 경기도 있으신데 갑자기..."
"오~ 우리 경기 일정도 알고있는거야? 기특한데. 하하."
하경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경이 파악하고 있는 경기일정은 부산의 경기가 아니라 전북의 경기였다. 그리고 내일은 전북과 부산이 FA컵 결승에서 만나는 날이었다.
"아, 내가 전화한건 말이야. 내일 경기 보러오라구. 아림이한테도 연락 해놨으니까 둘이 보러 와. 티켓은 경기장에서 줄께."
재원의 말에 하경은 눈이 번쩍 뜨였다. 사실 너무너무 보고싶었던 경기였으나, 가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을거같지는 않았기 때문에 갈등중이었다. 그런데 선수가 직접 초대한것이면 분명 선수들을 만날 수 있을것이었다.
"좋아요! 네. 그럼 가서 연락 드릴께요~"
2006년 12월 17일 상암(서울 월드컵 경기장)
FA컵 결승 전북:부산
연오와 재원은 각 팀의 선발로 출장하였다.
"여~ 연오. 이번엔 안진다."
"헹~ 이번시즌은 우리가 두번 다 이겼다고. 이번에도 이겨주지!"
전북은 전기리그에 부산을 2:1로, 후기리그에 1:0으로 승리한 바 있었다. 그리고 이번 FA컵에서 마지막 대결을 맞게 되었다.
"흠~ 깜짝놀랄 소식 하나 알려줄까?"
"응? 뭔데?"
"지금 경기장 관중석에 아림이랑 하경이 와있어."
"뭐?! 어디??"
"부산 서포터즈 석에~"
연오는 부산 서포터즈 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중에 쉽게 찾아 낼 리 없었다-_-..
"잡담 그만하고! 킥오프 한다. 위치로 돌아가."
축포와 함께 FA컵 결승 전반전이 시작되었다.
컵경기 답게 처음에는 각 팀이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편 연오는 재원의 말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나에게는 연락도 안왔는데... 게다가 지금은 부산 서포터즈석에 있고... 으... 복잡하다... 게다가 지금 경기를 보고있다고?'
처음엔 단순히 화가 났으나 생각을 더하다보니 현재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생각이 다달았다.
그리고... 연오는 바싹 얼어버렸다.
이런 연오에게 평소 실력이 나올리 없었고, 계속적인 뻗뻗한 움직임에 형범에게 핀잔까지 받았다.
"야! 너 시합때까지 어리버리하게 굴래!!"
형범에게 핀잔을 받았지만 아직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아... 왜이러지... 지난 2년간 계속 하경이 앞에서 경기 했었잖아!! 정신차려 김연오!!'
혼란스런 연오의 플레이와 더불어 경기 역시 루즈하게 진행되었고, 전반은 0:0으로 끝마쳤다.
전북 라커룸
"야! 김연오! 너 그라운드에서까지 어리버리 깔래!"
라커룸에서 결국 형범은 연오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사실 전북의 플레이스타일은 사이드미드필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움직이냐에 달려있었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연오와 형범이 흔들어주는 사이에 중앙에서 원톱이 기회를 만들거나 다시한번 공간을 만드는 사이에 중앙에서 미드필더가 밀고 올라오는 형식이었던 것이다.
이런 플레이를 막기 위해 부산은 더블보란치를 쓰며 팀의 중심을 낮게잡아 흔들리지 않도록 조취를 취한 상태였다.
평소보다 더욱 힘든 상황에서 오른쪽의 형범은 고군분투했지만, 호응을 해줘야하는 반대편에서 연오가 침묵된 플레이로 일관하고있으니, 여간 답답한게 아니었다.
"그래. 연오야. 무슨일 있냐? 경기 전까지만해도 컨디션 좋았잖아."
최강희 감독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연오에게 물었다.
이번시즌 통합순위 10위. 기대했던 것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최강희감독에게 FA컵 우승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아...아닙니다... 처음 맞는 결승전이다보니 긴장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후반전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널 믿으마. 후반전은 4-4-2로 전환한다. 보띠 나가고 기훈이가 들어가. 그리고 연오는 제칼로와 함께 투톱을 맡는다. 왼쪽은 기훈이가 맡고!"
최강희 감독은 나름대로 노림수를 둔 것이었다. 연오를 본래의 포지션인 스트라이커로 올리면 연오의 긴장도 자연스레 풀어질거란 계산이었다. 하지만 이런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 아니, 다른 팀이었으면 먹혔을지도 모르는 전술이었으나 상대는 부산. 바로 연오와 10년을 함께한 재원이 이끄는 수비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로를 잘 아는 공격수와 수비수. 이는 수비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었고, 후반전이 시작하고 연오의 위치를 파악한 재원은 연오를 묶어버리고 만다.
그 와중에 연오는 자신의 특기인 방향전환으로 큰 체격과 파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이느린 재원의 약점을 노려 기회를 만들었지만, 1:1 상황으로 연결한 패스를 제칼로가 허공으로 날리면서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기회 뒤에는 위기라 했던가. 전북선수들이 방금의 플레이를 아쉬워하는 순간, 부산선수들은 물밀듯이 올라와 전북을 압박했고, 결국 골문앞의 혼전 끝에 부산의 소말리아가 득점에 성공했고, 경기는 결국 부산의 1:0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야 임마. 칠칠맞게 우냐?"
경기 후 부산은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안았고, 전북 선수들은 서포터즈석에 인사를 한 후 경기장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전북선수들중 몇몇은 결국 눈물을 보였고, 그중 연오도 있었다.
우승컵을 안고 승리를 즐기던 재원은 연오에게 달려와 말을 건냈다.
"시끄러 임마. 우승 축하한다."
"고맙다 어리버리. 넌 프로가 그딴 심리전에 말리고 그러냐? 순둥이자식..."
"뭐야 너! 노리고한거였어?!"
"뭐, 조금은 노렸지만 말 자체는 사실이었어. 정말 왔다니까 하경이랑 아림이?"
"윽... 쳇..."
"좀 고쳐라 심리전에 말리는 버릇좀... 에휴... 표파는 쪽으로 가봐. 순둥이에게 주는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꺼다."
상암 경기장 밖 매표소
"아... 추워라... 어? 오빠?!"
"얼레...?"
졸업 후 연오와 하경의 첫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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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시즌도 단박에 달리는군요. 개강 전까지 마무리 하겠다는 생각에 내용이 막나가죠-_-;;
축구경기보다는 그냥 스토리 흐름을 진행할까 해서... 사실 축구경기를 글로 묘사하기가 무쟈게 어렵습니다.
제 필력으론 무리 ㅠㅠ
뭐! 이정도도 괜찮잖습니까! 하하! (퍽!!!)
재미있게 봐주시고 리플 꼭이요~
첫댓글 건필하세요 ~_~
재밌게 보고있어요
건필요 ~
재밌어용 ㅋㅋㅋ
잘 봤습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
건필하세용~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