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진짜 떨어지고 어이없는 점수를 눈 앞에 두니 조금 충격이 있다. 왜 떨어졌을까 생각해보면, 스스로 문제풀이를 제대로 안/못 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나는 작년 7-8월 기본이론을 듣고, 2차는 노동법 GS1기까지만 하고 3월부터 전과목 문풀강의를 들었음. 그러나 강의를 들을 게 아니라 직접 문제를 풀어봤어야 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직병이라 시간도 없으니 당연히 인강을 패스했어야 하는데, 직병이라 시간이 없으니 당연히 인강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는야 바보 :)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문제를 풀면서 다소 무식하게 머릿속에 지식을 집어 넣었어야 했는데 요행을 바라고 강의만 들으면 어떻게든 될 줄 알았던 게 정말정말 큰 잘못이었음. 옛날 일기 보면 정말 나는 제대로 된 수험 공부 방법도 모른 채 엉금엉금 공부하는 사람 + 심지어 직병인데 그 엄청난 부족함을 강의로 때우려고 할 게 아니라 엉덩이로 정직하게 승부를 봤어야 했음.
사실 그걸 몰랐던 건 아니라서 민법 문제풀이 듣다가 안되겠다 혼자 하자 하면서 한 일주일 혼자 공부 하긴 했었음. 근데 시간이 무지 많이 걸리길래 중간에 또 안되겠다 싶어 강의를 들었다. 강사님이 ‘강의 들을 땐 이해되는 것 같지만 혼자 공부하면 절대 아니다’라고 여러번 경고 했었는데 강의 듣느라 급급해서 복습할 시간이 없었던 게 가장 큰 문제였음. 시간이 많이 걸려도 혼자 공부했어야 했다.
물론 그래도 문풀 강의 한바퀴 돌리면서 새로운 공부 방법들도 알게 되고, 이렇게 대차게 떨어지고 나서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것의 절대적인 중요성도 알게 되고 뭐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친구가 카페 좀 들어가지 말라고 그러던데, 걍 뭐 나는 카페글을 읽는다고 해서 딱히 멘탈이 털리진 않음. 글구 이렇게 공부 안하는 공부기록 쓰고 사람들이 무시하면서 악플 달아주면 감사히 관심받으면서 자극도 받고 열시미 공부할거니깐 괜찮음.
아. 근데 카페의 문제가 없진 않았음. 1차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여하는 걸 경계하는 메세지들을 보면서 안일했던 게 있음. 그건 전업생들의 이야기인거지. 잊지말자 나는 직병이라는 것을.
일단 그래서 올해는 1차 공부만 제대로 해보려고 함. 민법 교재 읽고 문제 풀면서 한바퀴 돌려보고 조문 강의로 정리하고, (…) 아직은 여기까지만 계획을 세움. 민법 한 과목이라도 제대로 마스터를 한 뒤에 다른 과목들을 계획해봐야겠음.
지난 일주일이 다른 때와 다르게 엄청 길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느라고 그랬던 듯. 스터디플래너에 '하나의 장렬한 실패기록이 되어도 좋다'고 적어놨음. 나의 도전이 실패의 기록이 된다고 해도 의미 없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음.
물론 당연히 성공의 기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지. 공부도 제대로 안하면서 매주 일기를 이렇게 쓴다는 것이 가끔은 굉장히 쪽팔리고 어이없다는 생각도 함. 원래 블로그로 하려고 했다가 수험공부 회사에 들킬까봐 카페 게시판을 선택한건데, 걍 혼자 아이디 새로 파서 블로그 할 걸 그랬다 싶을 정도로 매주 일기 쓰는 게 좀 쪽팔리긴 함. 근데 시작했는데 어떡해? 52번은 써야지.
그래도 쪽팔린만큼 공부를 하면 되니까! 우후! 악플 환영!
이번주의 공부기록. 스터디플래너에 1차 이후 공부계획을 적어놨었는데 떨어지고 나니 존니 개깝침이었음을 깨달음ㅋㅋㅋ 민법 기본서 목차 적어가면서 교재 꼼꼼 읽기를 시작했음. 가보자!
첫댓글 응원합니다. 저도 직병은 패스하기 힘들다고 스스로 포기했다가 다시 슬슬 카페를 기웃거리고 있네요^^
직병이 쉬운 일이 아닌 건 맞습니다. 합격하신 분들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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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6.02 14:13
직병입니다 우린 전업수험생들과는 다릅니다 화이팅하세요!!!
전업과 다르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시험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