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은혜-笑野 신천희
맑은 개울물이
바위를 때려서 소리를 냅니다.
회초리 같은 물은
울퉁불퉁한 곳을 골라 때리고
맞을 때마다 바위는
아프다고 소리를 지릅니다.
흘러간 물은
선생님처럼 잊혀 버렸지만
울퉁불퉁하던
바위는
반듯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지식과 지혜의 스승인 선생님들이 들꽃 한 다발, 달걀 한 꾸러미를 씨앗처럼 받아 드는 게 죄가 되어버린 것이.
삼인행 필유아사라! 여러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게 마련이다. 길을 바르게 안내해준 그 스승에게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여주는 것도 따지면 죄렸다. 나 역시 고맙다며 사 주는 술 시도 때도 없이 얻어 먹었으니 죄인 중에 중죄인이다. 이러니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삭막하다.
학년을 시작할 때 학부모가 뭘 갖다 바치는 건 아부와 뇌물성이 짙으니 금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학년이 끝날 때 ‘한 해 동안 제 아이를 잘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하고 선물을 건네는 건 가슴에서 우러나는 고마움이요 진정이 어린 감사의 선물이 아니겠는가!
누구는 99만원을 얻어먹어 100만원이 안 넘었다고 죄가 되지 않는데 선생님들은 그런 감사의 선물까지 죄의 무게로 달아 처벌한다니 참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다.
이 세상의 모든 스승들이여! 억울해 하지 마시라! 어찌되었든 울퉁불퉁하던 아이들을 반듯하게 다듬어 놓은 보람이 있지 않은가! 스승이시여! 우리 아이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부디 힘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