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붉은 수은주 기둥을 챙겨보지 않아도
전화기에 오늘 날씨, 기온, 미세먼지....등등등
온갖 날씨 정보들을 확인 할 수 있으니
참 편리해진 세상 맞습니다.
오늘 우리동네 아침 기온이 5℃ 이네요.
아주 춥지는 않지만 은근히 겨울임을 실감나게 합니다.
하기사, 내일 모레가
절기상으로 대설(大雪)이니 오죽하겠습니까 만.
모두들 앞으로 다가 올 삼동 내내
건강 챙기기에 소홀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단디 하입시다.
우짜던지 옷 따시거로 챙겨 입고........
여차여차한 사정으로 거의 20 여일 만에
아침인사 올리게 되었네요.
별일 없으시지요 들 ?
지난달 25 일 (일요일)은
우리집안 시제(시사) 모시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5 시 짙은 안개속을 뚫고 달려
고성 도착하기를 6 시 정각.
주문해 놓은 시제 음식 찾아서 고향마을 재실로 이동.
객지에 뿔뿔히 흩어져 살던 친척들 모여
시제를 모시고 왔습니다.
옛날 같으면 시사 모시기 2~3 일전 부터
제사상에 올릴 떡이며, 전이며, 생선이며, 나물 등등.....
고소한 냄새가 진동할 정도로
집에서 직접 찌고, 볶고, 굽고 했건만
요즘 세상에는 다들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제사에 쓸 음식까지 주문해서 쓰는
당일치기 시대가 되고 말았네요.
필수 와 의무감으로 참석하던 옛날과는 달리,
해가 갈수록 참석인원도 줄어 들고......
나 참 !!!
어릴 적,
할아버지 따라 참석한 시사날 기억나는 일 중에는
마지막 절 끝나고 어른들 음복(飮福) 하는 사이,
잽싸게 일어나 꼬마들 끼리 벌리던
유자 챙기기 쟁탈전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흔해빠져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유자(柚子)가
그때는 제법 귀했었나 봅니다.
한편,
뻔덕 아래에는 떡 한 쪼가리 얻어 먹을려고
이제나 저제나 시사 끝나기만 기다리며
줄서서 대기 중인 동네 아이들이 있었지요.
떡 한 모가치(?) 더 받을려고
남의 집 어린애까지 들쳐 업고 오기도 하고....ㅎㅎㅎㅎ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련한 추억속의 한 장면입니다.
족히 60 년은 넘었음직한.....
에휴 !!!
낫 갈고, 수건포(?).깨이(?) 단도리 해서
또 내년 농사 준비해야 되지만,
일단, 올해 농사는 그럭저럭 잘 마무리 했으니
이제 한숨 돌리게 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또 봐요.
안 녕 !!!
첫댓글 재렬친구, 글속에 옛날 어릴적 그림이 주마등같이 지나가네요. 그 땐 그랬지요. 우리도 대가면 시재가면 시재 올라간 할배 제사기수에 따라 돈만 내면,
아직 연세 많으신 조카님들이 시재 준비는 하고 있어 항상 객지 나와 있는 우리들은 미안한 마음 뿐이지요.
이산 저산 있는 산소 다 파헤져서 납골당에 모아놓고,참석하면 가족당 얼마만큼의 수당도 주고,그렇게 집안을 끌어가고 있는데
대를 물려줄 사람이 없네요. 아니 다들 하려고 하질 않네요.
동창회장 뽑기만큼 가족회장도 뽑기 힘드니.
"해산"
할 수도 없고.
춥고 배고픈 하교길에 저어 먼산의 흰두루마기는 우찌그리 반갑던지...별다른 축지법을 배우지도 않았는데도 잽싸게 줄서서 받아 든 그 시루떡의 떡고물 냄새,절편의 쌀내음까지...그 황홀감...
친구의 시사정경 풀이에 모든 것이 눈에 선하네. 역시 시사도 옛 그림자가 묻어나는구만.
반갑다 칭구야...고성사투리 우짜던지 많이 많이 글 쓸때 쓰 주이소 그래야 고향 냄새가 나지..ㅎ ㅎ ㅎ 친구굴에 옛생각이 절로 나네..건강하시게...
맞아! 시사라 그랬지.학교 파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이산 저산에 있던 풍경들.... 한복을 입은 제관들이 죽 늘어서있던. 떡 쪼가리 하나 얻어 먹을려고 숨을 몰아쉬며 남의 산소에 갔다가 떡 한 모가치가 여의치 않으면 해코지를 다짐하기도 했었지. 조상을 섬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시사에 찾아온 어린 손님들에게도 후하게 대접해 주는 것을 미풍으로 알았던 시절이 있었네요. 재열이 친구의 추억담 이 옛날을 그립게 하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