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1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2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주라고 보내시며, 3그들에게 이르셨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 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 옷도 지니지 마라. 4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5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라.” 6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주었다.
● 시작기도
성령님, 말씀 안으로 인도하시는 당신을 온순히 따르게 해주소서. 아멘.
● 말씀 들여다보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힘과 권한을 주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고 명하십니다. 예수님이 그러신 것처럼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 주며 병을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고 이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길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들짐승과 도둑에게서 자신을 보호할 지팡이도, 여행할 때 필수품인 여행 보따리, 빵, 돈, 여벌 옷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위험마저 감수하며 떠나라는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자신의 힘만 믿고 무엇인가를 하지 말라고 명하신 것입니다. 만약 무엇이든 잘 준비되어 일을 해나간다면 그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이 잘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맡기며 복음선포의 사명을 수행하라고 명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고을에 들어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이 어떤 고을에 들어갔을 때 누군가가 그를 자기 집으로 받아들이면, 그곳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 집, 저 집 골라 다니면서 편히 지낼 곳을 찾지 말고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만약 사람들이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고을을 떠날 때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려야 합니다. 이는 그 고을의 먼지마저도 자신과 관련 없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행위입니다. 그곳 사람들이 파멸에 이르는 것은 더 이상 복음선포자의 책임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명을 받들어 제자들은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줍니다. 복음선포의 장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복음은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전해져야 할 하느님의 기쁜 소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