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는 jTBC 안나경 아나운서
찰스 다윈이 1881년에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은 놀랍게도 『지렁이의 활동을 통한 분변토 형성』이었다. 연구 수준이 고등동물의 진화에까지 이른 사람이 각중에 땅속에 살고 있는 하등동물 연구로 돌아간 것이다. 책은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수많은 지렁이들이 흙에 함유되어 있는 미생물을 먹고 똥을 싸서 지구의 얼굴을 바꿔놓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윈은 지렁이의 능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여 다음과 같이 써놓았다.
‘지렁이가 암석의 입자들을 분쇄하여 가루로 만드는 힘을 감안할 때, 우리는 1에이커(약 1200평)의 땅에서 매년 10톤의 흙이 지렁이들의 몸을 통과하여 지표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속도로 100만 년이 지나면 지렁이 똥은 영국의 지표를 뒤덮을 수 있다.’
지렁이는 피부 감각을 통해 모든 것을 인식한다. 땅의 진동을 감지하여 생명활동을 하는 것도 피부 감각을 통해서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다윈은 지렁이도 일종의 정신작용에 의해 먹이를 찾아 먹고 물체를 이용하여 땅굴의 입구를 막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렁이는 머리에 있는 신경세포 집합으로 모든 걸 본능적으로 인식할 뿐 지적 능력은 없다.
전 세계 바다에 골고루 서식하는 징그러운 불가사리 ; 지금까지 1800여종이 발견되었다.
다윈의 제자인 조지 로마네스도 스승의 영향을 받아 불가사리‧해삼‧해파리의 마음을 연구했다. 로마네스는 1885년 『불가사리‧해삼‧해파리의 원시신경계 연구』를 출간했다. 로마네스는 평생 무척추동물을 연구했는데, 그는 자신의 연구를 비교심리학이라고 불렀다. 이에 앞서 루이 아가시는 1850년에 이미 해파리가 신경계를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으며, 이 연구를 토대로 로마네스는 1883년 해파리에서 1000여개의 신경세포를 발견했다. 로마네스는 1884년에 출간된 『동물의 정신진화』에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연합을 구분하여 수록해놓았다.
로마네스가 연구실에서 불가사리와 해파리를 해부하고 있을 때,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생리학자 에른스트 브뤼케의 연구실에서 조수로 일하고 있었다. 프로이드의 관심사는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세포 비교였다. 당시에는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프로이드는 가장 원시적 척추동물인 칠성장어와 일반적 무척추동물인 가재의 뉴런을 비교하여 칠성장어와 가재의 신경세포가 근본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을 밝혀냈다. 프로이드는 신경계의 기본 구성요소에 관해서도 상당한 업적을 남겼는데, 에릭 캔들은 『기억을 찾아서』를 통해 프로이드가 기초연구를 계속했더라면 오늘날 ‘정신분석학의 아버지’가 아니라 ‘뉴런 원리의 공동 창시자’로 명성을 날렸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가장 부드러운 포식자 해파리 ; 전 세계 바다에 고루 서식하며, 지금까지 200여종이 발견되었다.
뉴런은 크기와 형태와 보유 개수는 다를 수 있지만 가장 원시적인 동물에서부터 가장 진화된 동물에 이르기까지 기능에는 차이가 없다. 1880년대까지만 해도 해파리는 수동적으로 떠다니는 촉수 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신속하고 반복적으로 발화할 수 있는 세포’라는 점에서 인간과 해파리의 뉴런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해파리들은 리드미컬하게 진동하고 갓의 모든 부분을 동시에 움츠림으로써 상하좌우로 마음대로 이동하여 원하는 물고기를 잡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파리는 인간보다 훨씬 유능한 사냥꾼이다.
동물과 식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이동 가능성에 있다. 두 생물군은 판이한 진화경로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다윈은 동물과 식물이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식충식물도 동물처럼 전류를 이용하여 움직이고 있으며, 동물과 마찬가지로 식물도 전기를 발전할 수 있다. 다만 동물은 신경을 통해 전류를 전달하기 때문에 전달속도가 식물보다 약 1000배 빠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동물은 약 6억 년 전에 처음으로 지구에 등장하여 커다란 이점을 누리며 생물집단들을 빠르게 바꿔놓았다. 이것을 ‘캄브리아期의 폭발’이라고 부르는데, 약 5억 4200만 년 전에 일어났다. 이후 100만 년 남짓한 기간 동안 상이한 체제를 가진 門 10여 가지가 새로 생겨났다. 이로써 평화롭던 先캄브리아期의 바다는 사냥꾼과 사냥감이 우글거리는 정글로 변했다. 그 와중에 해면(海綿) 같은 일부 동물은 신경세포를 반납하고 식물로 회귀해버리기도 했다.
다윈이 해파리와 같은 원시동물에 정신‧지능‧의식이 있다고 주장한 지 불과 30여년 뒤, 급진적인 행동주의가 과학계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증명할 수 없는 개념들을 배척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러한 압박은 자극과 반응에 대한 객관적 연구를 촉진했고, 그 결과 파블로프가 개의 조건반사 연구를 발표하면서 다윈이 앞서 지렁이에서 관찰했던 내용이 공식화되었다. 또한 원생동물과 같은 단세포 생물일지라도 광범위한 적응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도 불쾌한 반응을 기억하여 유해자극에 곧 민감하게 변하는 것이다.
20세기 초 해부학자 라몬 카할은 좀더 단순한 신경계에 눈을 돌렸다. 그는 갓난 동물과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위대한 신경계 미세해부학자로 평가받게 되었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의학박사 출신인 생물학자 에릭 캔들은 거대한 바다달팽이群인 군소(해조류를 먹고사는 초식동물)를 찾아냈다. 군소는 약 2만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는데, 그 뉴런들은 약 2천 개의 뉴런으로 이루어진 10개의 신경절에 분포되어 있다. 캔들은 군소의 보호반사와 이를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자극함으로써 비교적 짧은 기억과 학습이 시냅스의 기능 변화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첫댓글 지구상 모든 생물이 그존재가치가 분명 있을테고
인간은 다만 고등생물로서 자기위주 판단하에 그것을 지배한다~는,...예를들면 여기 나오는 해파리
불가사리 등을 먹거리,또는 퇴비로 그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신기한 바다의 해파리 볼수록 요상한 친구의 설명에 이해가 되는구만
모르는 사실을 알려주어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