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난다고 좋을 것이 있겠나 무엇으로 태어난다 해서 좋을 것이 있으랴 늙고 병들고 죽을 것인디 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은 것이지 해서 나지 않는 것을 과녁으로 삼는 시위 당기는 이들이야 놓아두고
믿기는 믿어야겠는데 아무리 눈 씻고 맘 씻어 봐도 나지 않은 이 볼 수는 없단 말이시
그러니 나더라도 앞에 살던 자리보다는 쪼까라도 낫게 나야것다는 맘이 우리네 맘인 것은 흐르는 물 같은겨
가기 앞서 맘에 둔 자리가 뒤에 날 자리 되는 것도 물 흐름과 같은 것이지 얼마나 다르겠나
그런디 뭔 길을 가드라도 기운 딸리면 가다가 멈추지 않것나 가다가 돌아올 수도 없고 참 폭폭할 거 아니것나
고프면 묵어야제 걍 생기는 대로 자꾸 믹이기만 했드래여 다른 것은 마무것도 안 했드래여 마을 이장이야기 떠 올려 입불 뿜는 고픈 귀신(焰口餓鬼) 이야기에 수린지 맨지 있었다는 그 산 꼭대기 그리 들어가도 않겠더마는 잔뜩 모여 들었다는 야그 있잖는가? 누구나 되고 된 이는 오래 살고 여자도 변했다 되고 제바달다도 되고...
그 이야기 하신 곳이 영축산,영취산 그 곳에서 의설(義說) 말고 법설(法說) 들은 이들 다 기운 차리지 않았겠나 기운 차려서 떠나지 않고 기운 차려서 흐름에 떠밀리지 않아야겠지만 흐르는 것이 물의 본디 모습이라
맘과 몸의 힘 얻어 더 나은 곳으로 가야하는디 통 뵈는 것이 없다 말이시
앞 부처는 가셨으니 뵐 수 없고 뒷부처,덜부처,될부처들이 잡슷다 보면 그냥 있것는가 밥만 잡숫것는가 법도 잡숫것제
영산재의 꽃이라 하지않는가 식당작법(食堂作法) 아시제? 맘과 몸의 밥 먹어서 맘도 기운 차리고 몸도 기운 차려 뭇삶의 옷 벗는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