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투기인가 아니면 주식과 코인이 투기인가. 보통 부동산은 투기라하고 주식은 투자라 한다. 과연 그런가. 사실은 정반대다. 부동산 거래 잘못하면 한두푼도 아니고 그야 말로 쪽박찬다. 여기서 과연 투기가 가능한가. 어림도 없는 얘기다. 다만 내가 집을사면 집값이 오를건가 말건가를 판단할 뿐이다. 당연히 투자다.
주식은 어떠한가. 주식이란 회사의 지분을 갖는거다. 회사의 성장성을 보고 주식을 사는거다. 이리 보면 투자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우리 나라 주식시장의 절반 이상이 완전 투기판이다. 긴 설명을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어쩌다 부동산은 졸지에 투기가 되고 주식은 국가에서 장려하는 투자가 되었는가. 이리 말도 안되게 뒤바뀌는게 지금의 실태다. 한마디로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오리무중이다. 그저 말장난이요 파워게임일 뿐이다. 다 좋다. 서로 살자고 바둥대는게 인간사인데 남의꺼 좀 뺏자고 덤비는게 뭐 잘못인가. 세상은 그와같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역사일 뿐이다.
사실 이 얘기를 하고자 함은 아니고 친구가 술김에 이런 얘기를 한다. 자기 마누라가 암진단을 받을 것 같은데 보험금 나오면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현재 조직검사 중이므로 확실히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암인게 거의 확실하다고. 이 친구는 술을 좋아하다보니 술값으로 지출되는 돈만 한달에 300만원 넘길 때도 많다.
이건 그 친구뿐 아니라 술 좋아하는 사람은 항상 그렇다. 주머니에 돈이 남아날 새가 없다. 그러다 보니 마누라에게 뭐 변변히 사준 적도 없고 고생만 시켰다는거다. 마누라가 고생해서 먹고 살만은 하다. 자식들마다 집 한채씩은 걱정 없고 맏아들은 강남에 집도 넘겨줄 예정이다. 그 뿐아니라 자기 사업을 할 수있게 아이들마다 상가 한채씩도 마련하려 준비 중이다.
얼핏보면 떼부자는 아니지만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는거다. 하지만 서울 살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서울에서 강남 살아봐야 잘사는 것 아니다. 소위 강남 거지다. 융자금 갚으랴 애들 학원보내랴 말만 강남사는거지 먹고살기 항상 빠듯한게 서울살림이다. 오히려 부자는 지방에 많다.
각설하고 이 친구의 고민인즉 보험금을 타면 이 돈으로 뭘해야 하냐는거다. 마누라 주면 반색할게 틀림 없다. 부동산은 있어도 전세끼고 산 것도 있고 사실 항상 돈에 쪼달리는 형국이니 보험금 주면 얼마나 반갑겠는가. 실손 보험도 있고 다른 보험도 있으니 치료비 걱정은 안한다. 분명히 그 돈으로 빚을 갚던가 아니면 다른데 보탤 것이다.
그래서 이 친구가 평생 못해 준 명품이나마 마누라에게 사주고 싶다는거다. 버버리코트와 핸드백 이걸 사주고 싶다는거다. 과거에도 마누라가 암 비스름한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결과는 암이 아니었단다. 암이면 당시에 4천만원을 받는데 부인 왈 암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단다. 얼마나 돈이 필요했으면 그리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는거다.
그래서 만약 이번에 암으로 판정나고 보험금 받게 되면 마누라에게 그 동안 못해준 선물을 사주고 싶다는거다. 아니 마누라가 암이냐 아니냐 기로에 서 있는데 이런 고민을 얘기하는게 조금 생소하기도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그리하라고 얘기를 해줬다. 그 돈 없어도 사는거다.
사실 지금와서 이러지 말고 평상시에 조금 더 부인에게 잘하지 그랬냐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그 친구를 알듯이 그 친구 나름대로도 열심히 산 것은 맞다. 말이 술값이지 사실 그 직장에서 그리 술 먹는 사람은 많고도 많다. 오히려 그 친구는 술을 덜하는 편인데도 그렇다. 이와같이 남자들의 생활이란 주위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물론 그 친구가 잘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부인에게 그리라도 선물을 하겠다는데 어찌 반대할 수 있겠는가. 아무쪼록 조직검사 결과가 양호하게 나오길 바랄 뿐이다. 부인에게 버버리나 샤넬백 안사준다고 뭐가 잘못되겠는가. 선물보다 마음이 더 중요한게 아니겠는가. 아무리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우환은 항상 있는 법이다. 어려울 때 바른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세상은 행복보다 불행이 더 많은 법이다. 아무쪼록 버버리와 샤넬은 공수표가 되기를 바래 볼 뿐이다.
첫댓글 이렇게 긴글을 성의있게 올려주시는 파랑새님 첨으로 대단합니다 오매 ~ 존경심이 ㅎㅎㅎ
과감히 허리를 공개하는 똘마더님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ㅎㅎㅎㅎㅎ
참 잼있는글입니다 글을 넘 잘 쓰십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