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afeattach/DeC7/fa779fb578365dc310a6270e32291829e19ee5d7) 주님승천대축일(홍보주일)-woo
온 누리에 기쁜 소식을 보내요
하늘 가까이 가고 싶어 겁도 없이 산에 올랐다가
‘괜한 일을 했다.’는 자괴감만 얻고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하늘은 고사하고 산 정상도 밟아보지 못한 채 소위 ‘저질체력’만 확인한 것입니다.
비록 하늘 가까이 오르지는 못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고개만 들면 눈앞에 펼쳐지는 곳이 하늘입니다.
분명 눈에 보이는 데 쉽게 가지 못하는 하늘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에 가는 것을 ‘정복’이라는 말로 설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복’ 이전에 인간은 하늘에 오르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인간은 달에서 절구질하는 토끼를 만났습니다.
별들을 연결해 전사의 용맹스러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눈물로 오작교의 러브 스토리를 들으며 인간은 저 하늘에 올라갔습니다.
과학적 사실과는 다르겠지만, 인간은 몸이 아닌 ‘마음’으로 이미 하늘에 올라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직 인간만이 땅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다짐도 하고,
먼저 떠나보낸 이를 그리워하며 하늘에 기도를 올립니다.
빈 두 주먹을 꼭 쥔 청년은 하늘에 맹세도 합니다. 그런 인간이 가여워서인지
이천 년 전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신 말씀은 다시 하늘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하늘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 곁에 있으니 하늘로 올라가신 예수 그리스도는
땅만이 아닌 온 누리에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예수님의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는 말씀은
이루어졌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넘는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런 예수님을 닮아 시공간을 넘어 온 누리에 복음을 널리 전하라고
교회는 홍보 주일을 보냅니다.
홍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겁니다.
바티칸에 계신 교황님 뉴스를 접한 후 기도하고,
병상에 계신 환우 분은 방송 미사를 통해 위로를 받고,
출근길 라디오를 들으며 하루의 에너지를 얻는 것 말입니다.
비록 우리 각자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지만,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여
마음속에서 감동과 웃음을 일으키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홍보입니다.
이제 홍보를 시작합시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주세요.
요즘은 스마트 폰이 방송국이니 누구든지 홍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피디이고 작가이며 기자입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기쁜 소식이 넘치는 밝은 세상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리스도를 증거할 것입니다.
글 : 조승현 베드로 신부 – 가톨릭평화방송 평화신문 보도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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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아이들
제겐 사랑스럽고 듬직한 두 아들이 있습니다. 둘 다 생후 50일 전후로 세례를
받았고, 다윗과 다니엘이라는 세례명을 가진 주님의 자녀로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저희 아이들도 어릴 때 무척이나 질문이 많았습니다.
하루 종일 종알종알 쉼 없이 질문을 해대는 탓에
가끔은 10초 만이라도 침묵게임을 하자고 부탁하곤 했었지요.
그렇게 질문이 많던 다윗과 다니엘은
아기 때부터 성당을 다녀서인지 하느님과 종교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습니다.
큰 아이 다윗이 네 살 때였습니다. 한창 로봇과 공룡을 좋아해 늘 악당과 싸우는
역할 놀이에 빠져있을 때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놀다 말고 이렇게 물었습니다.
“엄마, 우리가 매일 기도하는 주님 있잖아. 주님은 모르는 게 없고 힘도 제일
세다고 했지? 그래서 우리를 늘 지켜주신다고 그랬잖아.
그런데 왜 악당들을 물리치지도 못하고 그냥 죽은 거야?”
표현이 참 어린이스러웠지만 아이가 궁금한 것은 ‘주님은 전지전능한 존재인데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냐.’였을 겁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어쩌면 저도 잘 몰라서 답을 망설였던 것도 같습니다.
그런 질문을 놓고 가슴 깊이 고민하고 묵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결국 이렇게 답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님은 악당을 물리치지 못 하신 게 아니라 안 하신 거야.
예수님이 뭔가를 잘못해서 돌아가신 게 아니거든. 사람들을 대신해서 죽어주신 건데,
인간을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지켜주려고 대신해서 돌아가신 거야.
그 사람들이 바로 우리고. 누군가를 무척 많이 사랑하면 지켜주고 싶은 거잖아.
엄마가 우리 아가를 이렇게 지키는 것처럼 말야.” 그 순간 저는 정답을 떠나
아이에게, 하느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겐 조건 없는 사랑을 주시는 주님이 든든한 백으로 계시니 그저 감사하고
그 받은 사랑을 주변에 나누면 된다는 말까지 더하고 싶었습니다.
또 한 번은 작은 아이 다니엘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엄마, 엄마는 언제 죽어? 우리는 다 죽으면 하느님 나라에서 만나는 거 맞아?
아무도 보고 온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알아?” 제 죽음의 시점을 묻는 바람에
웃음이 터졌지만 우리는 그 주제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은 신앙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 험한 세상을 주님이 보시기에 참 좋은 가치에 기준을
두고 살아가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나눴던 대화들을 되돌아보니
오히려 아이들이 제 신앙을 키웠단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던진 질문들은
믿음의 핵심이었고 제겐 두고두고 신앙의 화두가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천진난만한 질문을 던지던 다윗과 다니엘은 어느덧
초등학교 고학년 형들이 돼 이젠 둘이 나란히 제단에서 복사를 서곤 하는데요.
이젠 제가 질문을 해볼까 합니다. 돌직구처럼 핵심을 물었던 아이들이
이젠 정곡을 찌르는 답변을 해줄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글; 이정민 세실리아 – MBC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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