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전문가칼럼
[조용헌 살롱] [1444] 주술(呪術)이란?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입력 2024.05.12. 23:56업데이트 2024.05.13. 00:15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05/12/OEYAALJ46BAWDLOMVDE5ZV4X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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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이 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21세기의 ‘과학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더 그렇다. 주술을 이야기 하려면 직접 주문을 한번 외워보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함부로 단정하면 안 된다. 주술의 핵심은 주문(呪文)을 외우는 것이다. 주문은 신(神)들을 설득하는 소리이다. 일단 하늘에 신(神)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늘도 한두 개가 아니다. 33천(天)이 있다. 최고신인 하느님을 비롯해서 그 밑에 여러 차원의 ‘꼬붕(?)’ 신들이 있다. 이 신들로부터 와이파이 기능처럼 전파, 에너지, 영감, 파워가 주문을 외우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수가 있다. 모든 종교의 밑바탕에는 이 주술(주문)이 깔려 있다.
고려시대 16국사를 배출한 순천 송광사. 근래 송광사에는 그 빛나는 전통을 계승한 구산(九山·1910~1983) 스님이 계셨다. 독일, 덴마크,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외국인 제자들이 특히 이 스님 밑에서 감화를 많이 받았다. UCLA 교수를 했던 로버트 버스웰(71)도 젊었을 때 송광사 구산 스님 밑에서 방 청소하고 마당 쓸었다. 화두선(話頭禪)을 하면서 말이다. 구산의 별명 가운데 하나가 ‘이발사 스님’이었다. 출가하기 전에 속가에서 이발사를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발사가 폐병이 걸려 버렸다. 약도 없던 시절이라 폐병 걸리면 많이 죽었다. 어느 날 머리 깎으러 왔던 손님 하나가 ‘폐병도 주문 외우면 낫는다’는 말을 해주었다. 죽을 날을 생각하던 이발사는 그 말을 듣고 나서 죽자 사자 주문을 외웠다. 눈만 뜨면 입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폐병이 나아 버렸고,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그 주문이 천수경(千手經)이었다. ‘천수 다라니’라고도 한다. 천 년 넘게 한국 불교에서 가장 신봉하는 주문이다. 이거 외워서 병 낫고 소원 이뤘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불교에서는 주문을 다라니라고 한다. 다라니의 뜻은 진언(眞言)이다. 진짜 말[言]이다. 인간의 말은 가짜 말이 많다. 가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한다. 진언은 사기 치지 않는 말이라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사람의 소질이 각기 다르듯이 주문을 외우는 데 소질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 이런 인재들을 뽑아서 고려 시대에는 주금사(呪噤師)라는 특별한 직책으로 양성하였다. 주문을 외워 질병을 낫게 하는 일종의 의사 비슷한 존재였다. 고액 연봉이었다. 현재 일본 왕가 주변에도 주금사가 있다고 들었다. 총리가 외국 나갔다 오면 주금사가 드라이 크리닝을 하는 수도 있다.
조용헌
논밭
2024.05.13 06:30:06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가도 가려는 사람들은 우습기는 하지만 천수경을 100% 암기하는가를 테스트해야 하는제도를 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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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kup
2024.05.13 09:11:34
조용헌씨는 이 분야에 전문가이다. 그런데 비 전문가가 보기에는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주술에 의지하는 시대에서 의학에 의지하는 시대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주술이 영향을 미첬던 공간도 점점 줄어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옛날에 있었던 것으로서의 가치는 그래도 인정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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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2024.05.13 09:02:36
필자는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이 기사를 보고 무당과 점장이 집을 찾는 이들이 또 장사진을 치겠군. 고종과 민비가 무당에게 빠져 나라를 거덜냈고, 동학군도 총탄이 피해간다는 부적을 소지하고 일군에 무방비로 맞서다 수없이 희생됐으며, 역대 수많은 대통령들도 조상 묫자리를 소위 명당으로 이장했고, 현직 대통령 조차 자칭 도사를 신봉하며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대중 앞에 나선 나라.. 1000만 기독교 신자들도 그 대열에서 빠지지 않을 터. 풍토가 그런가 사람들이 그런가 21세기 대명천지에 여전히 신기가 넘쳐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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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베네토
2024.05.13 08:48:45
[댓글을 삭제 사유도 밝히지 않고 즉각 삭제하는군.] 주술타령이라니? 이것이 풍수운세소식지 조선의 모습입니다. 이것이 명색이 한국 제일 언론...? 박정희 시대 과학입국 기술보국의 근대적 정신과 세계관으로 일어선 이 나라가, 대통령 되겠다고 조상묏자리 옮기는 지도자들, 대통령 못되게 하려는 조상 묏자리테러, 선거철마다 점집 성시, 손바닥왕자대통령, 무속주술적 세계관에 심취한 여사님, 무당의존정치가들, 무당의존사업가들, 그리고 한국 제일 신문의 풍수운세쥐라시질 등등 저열화와 퇴행 재야만화와 재미개화의 경로를 밟으며 주저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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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2024.05.13 08:43:16
'주금사가 드라이 크리닝을 하는 수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드라이클리닝(dry cleaning)[명사]물 대신 유기 용제(有機溶劑)로 때를 빼는 세탁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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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희
2024.05.13 09:56:39
촛불시위가 바로 주술이다. 마녀의 혓바닥처럼 날름거리는 불꽃을 바라보며 박근혜 탄핵시키라고 세계최대의 집단주술을 외웠었다. 한국은 교회 절 무당집 점집 제삿상 등에 촛불로 넘쳐나는 샤머니즘 전통을 가진 나라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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