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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대중은 언제 붓 꺾을까
자유일보
조우석
눈을 씻고 다시 읽어봤다. 분명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단축도 고려하라는 겁박이다. 이 시점에서 그런 목소리가 조선일보 지면에 등장하고, 그 신문 간판인 전 주필 김대중이 나선다는 게 참으로 당혹스럽다.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의 와중인데, 조선일보 지면이 저렇게 춤춘다. 지난 7일 김대중 칼럼 ‘보수 대통령으로 당당했으면’이 문제다.
그 글은 "윤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기간 능동적으로 그 무엇을 했음에도 국민의 차가운 시선이 거두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나가야 한다"고 황당한 조언을 했다. 민주당이 올인하는 윤 대통령 탄핵 정치공작에 조선일보가 앞장서 바람잡는 꼴이다.
이게 놀라운 건 얼마 전 현직 주필 양상훈의 광화문 태극기 세력 모독 때문이다. 그는 3월 14일자 칼럼 ‘왼쪽 태극기부대 같은 조국당’에서 정치인 조국 지지자들은 "왼쪽 태극기부대"이며, 그들은 "오른쪽 태극기부대"와 오십보백보라는 식으로 몰고 갔다. 좌익과 자유우파를 동시에 때리는 양비론이 조선일보가 할 짓인가? 그 신문은 언제 중도 신문으로 개종했던가?
그럼에도 유독 김대중이 괘씸한 건 전과(前科) 때문이다. 2년 전 그는 문재인 사법처리는 결코 안되며, 그건 정치보복의 악순환이라는 헛소리를 했다. 좌익 청산을 가로막은 최악의 글이다. 바로 그런 게 조선일보의 구조적 한계다. 맞다. 그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대한민국 세력 대 반대한민국 세력 사이의 체제전쟁을 제대로 짚어본 바 없다. 태극기 세력이 광화문에서 발을 구를 때 한 번도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배신이 정말 고약하다.
다행스러운 건 김민전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자가 김대중 칼럼을 제대로 저격한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은 당선 그 자체로서 이미 나라를 절반쯤은 구한 것"이란 내용의 글을 얼마 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어지는 말도 참으로 근사하다. "치욕스럽더라도 참고 임기를 마칠 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것이 국가의 급속한 붕괴를 막는 길이다."
노추(老醜) 글쟁이 김대중이 배워야 할 게 바로 이런 통찰이다. 그나저나 쓰면 쓸수록 엉망진창인 김대중은 언제 붓을 꺾지? 당장 임기 단축을 고려하라. 당신의 표현대로. 차가운 독자 시선 앞에서 자기 자리 따위에 연연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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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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