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요.
눈이 부실 만큼 하얀 침대보가 질투나
새까만 발로 용수철처럼
침대보 위에 튀어 올라가서
발도장을 꾹꾹 눌러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그런 날 말입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요.
방울같은 선율를 뿜어내는 시디의
그 경쾌하고 맑은 멜로디가 미워져서
하나하나 꺼내어 마치 부메랑처럼
저 하늘 높이 내던져버리고 싶은
그런 마냥 심술궂은 날 말입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요.
쇼핑하다가 예쁘고 앙증맞은 상품들이
가지런이 진열된 그 정돈됨이 짜증나
충분하게 이성적이지 못한 모습으로
도미노처럼 줄줄이 밀어 버리고 싶은
알다가도 모를 그런 날 말입니다.
살다보면 그런 날도 있겠지요.
하늘이 닫혀지고 소나기 쏟아지는 날
그 누구의 시선조차 아랑곳 없이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에 덜썩 주저앉아
곱게 핀 장미꽃 한송이를 떠올리며
엉엉 울고 싶은 그런 날 말입니다.
.....
첫댓글 살다보면 그런날도 있었어요 누군가 막 그리워서 눈물 쏟아지는날, 아무리 닦고 닦아도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화장이 엉망 되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