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살기 남창현 신부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중년이 되니 겪게 되는 일 중 하나가 주변 사람들의 부모님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남을 목격하는 것입니다. 동기 신부들 중에도 부모님이 이미 세상을 떴거나 병환 중에 계시는 분들이 적잖이 계십니다. 투병 중인 어머님을 둔 동기 신부가 지난 성탄절에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이 어머님과 보내는 마지막 성탄이 될 수도 있겠어. 그래서 어머니와 함께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 라며 본가를 갔습니다. 그 신부가 얼마나 정성스럽게 어머니와 함께 미사를 봉헌했을지 머리 속에 생생히 그려졌습니다. 사실 우리들 모두 그렇습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포옹을 할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고 나서야 지난번의 그 만남이 마지막이었음을 깨닫고 깊은 후회를 할 것입니다. 나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미사일 수 있고, 나의 마지막 여행일 수 있고, 나의 마지막 식사, 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늘 당연하던 나의 호흡도 마지막엔 마지막 들숨에, 날숨에 가 닿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잊지 않고 매일을 살아간다면, 우리는 보다 더 깊이 ‘지금’ 에 감사하며 삶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을 늘 묵상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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