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앞둔 전세시장 모습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매물이 줄고 가격이 오르는 흐름이다. 전세 시장을 긴급 점검했다.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시장 불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2일 기준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0.17%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올라갔다. 양천구(0.28%)가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구(0.24%), 노원구(0.21%) 등이 뒤를 이었다. 선호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34% 가까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 거주하지 않는 집주인들의 전세 공급 물량이 나오면서 전세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데, 신규 입주가 줄어들면서 가을 이사철 전세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입주 예정 아파트는 1만7569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보다 33.7% 줄어든 것이고, 최근 5년 평균 입주량과 비교해서도 27.4% 적은 것이다.
수도권 전체로 넓혀도 하반기 입주 물량은 9만633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다. 5년 평균과 비교해도 5.4%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세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은 2023년까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과 내후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각각 1만3132가구, 1만1723가구로 연간 입주 물량이 각각 1만 가구를 갓 넘는다.
작년 입주 물량 3만9020가구보다 각각 66%, 70% 줄어든 수치다.
◇오피스텔 깡통 전세 수두룩
이런 상황에서 일부 원룸과 오피스텔에선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리버뷰’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20㎡가 7월 초 1억3800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이 오피스텔은 한달 전인 6월 1억55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2000만원 가까이 비싼 것이다.
또 동대문구 장안동 ‘장안푸르미에’ 전용 12㎡는 6월 기준 1억1500만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데,
전세 가격은 1억2000만원이이었다.
구로구 구로동 ‘비즈트위트 레드’ 전용 27㎡는 최근 전세와 매매 실거래가가 1억8000만원으로 같았다.
아파트 매매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오피스텔 매매 수요는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수요는계속 존재하면서 급기야 매매가보다 비싼 전세가 등장한 것이다.
전세와 매매 가격의 역전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전세가가 매매가에 거의 근접한 오피스텔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은 84.63%에 이른다. 201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업계에선 전세 보증금과 대출금 합계가 집값을 넘어서는 경우를 ‘깡통 전세’라 부른다. 팔아도 전셋값과 대출을 돌려줄 수 없다는 뜻이다.
앞으로 집값 하락기가 올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계약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일부 젊은층은 이를 갭 투자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세금 등 매우 적은 돈을 들여 오피스텔을 구입해 놓고 전세를 주면서 가격 상승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약세장으로 전환할 경우 저가 오피스텔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매수자도 전세 입주자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