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신방례 밀지~
신방례가 있기 하루 전..
왈자패를 놓친 병판은 이를 갈며 부하를 닦달 하고 있었다
“바보 같은 놈!~ 그 왈자패를 빨리 잡아 들여야 하는데 어찌 차일피일인게야?”
그러자 그 남자가 말했다
“반촌으로 들어가면 그 안으로 들어갈 방도가 없습니다”
“그 놈이 반촌으로 들어갔단 말이지?”
병판이 그 말에 생각에 잠긴 듯 하다 부하에게 일러 장의를 불러오도록 했다
장의가 도착해 병판 앞에 앉았고 병판이 아들인 장의를 바라보았다
“부르셨습니까? 아버님”
“왔느냐?”
장의가 아버지인 병판에게 물었다
“보자고 하신 연유가 무엇입니까? 긴히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신겁니까?”
병판이 턱에 있는 수염을 쓸어내리며 조용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너도 왈자패에 대해 들어 봤을 것이다”
병판이 장의 앞에 벽서를 건네었고 장의가 그 벽서를 펼쳐 보았다 그리고 병판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저도 왈자패에 대해선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걸 제게 보여주시는 연유가..”
병판이 심각한 얼굴이 되어 다시 장의에게 말했다
“그게 말이다 매번 이 왈자패를 쫓을때마다 반촌으로 기어들어가니 내 관군들이 반촌을
뒤질 수가 없어서 낭패라서 말이다 그러니 성균관 장의인 네가 그 놈을 잡는데 힘을 써
줘야 겠다”
장의가 진지한 얼굴로 아버지인 병판에게 말했다
“그건 그리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권력에 눈이 멀어도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병판의 얼굴이 화로 물들며 소리쳤다
“뭬야?”
장의가 다시 병판에게 말했다
“아무리 성균관 장의라 해도 반촌 안에서는 그 어떤 법권도 행사 할 수 없음을 아버님도
아시질 않습니까?”
장의가 고개 숙여 병판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버님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이만 가 보겠습니다”
장의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돌아서려는데 차가운 병판의 말이 들려왔다
“네가 정녕 이리 처신해서 출사 할 수 있겠다 믿는 것이냐? 너는 노론의 아들이고 우리
노론을 위해 어찌해야 하는지 정녕 모르지는 않겠지?”
다시 장의는 병판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한 후 방을 나섰다
왕은 책을 읽고 있었고 잠시 후 그의 앞에 도승지가 들어와서 왕에게 빨간 벽서를
보여주었다
“이게 왈자패가 뿌린 벽서란 말인가..”
“네 그러하옵니다 주상전하”
왕이 벽서를 내려 놓았고 다시 도승지에게 말했다
“이 벽서를 본 병판은 당연히 관군들을 동원해 이 왈자패를 잡으려 했을테고? 어찌 되었는가?”
도승지가 고개 숙인채로 말했다
“반촌으로 숨어들어 관군들도 그 자를 잡지 못했다 하옵니다”
왕이 다시 말했다
“반촌이라.. 왈자패 답구만”
“반촌은 예로부터 치외법권 지역이라 그 어떤 관군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으니..”
왕이 도승지의 말을 이어받아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병판이라 해도 어찌 할 수 없었겠지”
“어찌할까요? 잡아들이라 할까요? 전하”
왕이 도승지에게 말했다
“아니네.. 그냥 두게”
왕이 읽던 책에서 눈을 거두어 도승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도승지~”
“네 주상전하”
“세상에 바른 눈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된다 생각하는가?”
그 말에 도승지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다시 고개를 숙인채 말을 하지 못하자 왕이
다시 말을 이었다
“권력을 탐하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느라 제대로 바라봐야 할 것을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이 나라 조선이오~ 제대로 봐야 될 것을 보지 못하는 자는 나요 도승지”
“주상전하”
세종이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껏 지켜야 될 것들을 지켜 주지 못했으니 말이오..”
도승지가 말했다
“성균관 친림시때 혹시 맘에 두신 인재가 있으셨습니까?”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자무적으로 서술했던 자가..”
도승지가 다시 말했다
“좌상의 아들 장기용 유생입니다 전하”
왕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
도승지가 다시 왕에게 말했다
“아마도 그 자의 영명함이라면 대과 시험에도 능히 합격하여 출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전하”
왕이 웃으며 생각에 잠기었다
기용은 드디어 밀지가 적힌 종이쪽지를 열어 보았다
그 안엔 이리 적혀 있었다
‘달빛이 숨었으니 그 빛에 서린 꽃을 가져오도록 하라’
기용은 의아해서 이 밀지를 계속 되뇌었으나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신방례 하루전..
장의가 아버지인 병판과 만나고 온 그날 장의와 같은 동기생들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물었다
“혹시 왈자패에 들어 본 적 있나?”
“왈자패? 들어는 봤는데 갑자기 그건 왜 묻소?”
장의가 술을 들이키며 말을 했다
“혹시 그 왈자패를 본 적이 있나?”
장의 옆에 늘 붙어 오른팔 겪인 선진 최병수가 말했다
“보지는 못했지만 내 이야긴 들었지 이야기를 해 줄까나? 듣고 싶소?”
최병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
“수복 중 한명이 그 왈자패가 산 속 깊숙이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있다잖소~ 워낙에
평소에 겁 많은 자가 그 날은 웬일인지 그 왈자패 뒤를 쫓았다 하더라구”
장의가 물었다
“그래서? 어찌 되었나?”
“그 왈자패가 깊은 동굴이 있는 근처에서 사라졌다하네..”
장의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동굴?”
그 옆에 어리버리한 소영구가 말했다
“동굴이라면.. 소문 속 그 동굴 아녀?”
그 말에 다들 소영구를 향했고 그가 다시 그들을 보며 말했다
“왜.. 천년 묵은 이무기 있잖어”
그 말에 그 옆에 있던 학우가 영구의 머리를 톡 때리며 말했다
“이런 멍청한~ 그게 말이 되냐? 장의 앞에서..”
그 말에 장의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어 그들을 제지했다
“이제야 알겠군.. ”
“뭘 말이오? 장의”
질문에 답도 하지 않은 채 장의는 그렇게 미소지으며 생각에 잠기었다
시간이 자시를 향해 갈 시간 그 밀지를 보며 반촌거리를 걷던 기용은 갑자기 누군가 탁 치는
감촉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뒤를 보았다
“놀라셨어라? 지여유 순돌이”
“이 놈아!~ 깜짝 놀랐느니라”
순돌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죄송해유~”
“근데 이 시간에 왜 여기 있는 것이냐?”
“왜긴유 되련님 모시러 왔쥬..”
기용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내가 애도 아닌데 웬 호들갑인 것이냐?”
순돌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고것이 요기 반촌이 되련님도 아시겄지만 밤만 되면 반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 사건
사고가 많은 무법지대 아녀라”
순돌은 항상 자신과 있을 때는 입을 쉬지 않고 계속 떠들어 댔다
“근디 밀지는 받으신 거여라?”
“니가 신경 쓸 거 없다 내가 봐도 모르는 것을 니가 본들 알겠느냐?”
“그렇긴 한디요 시간이 얼마 없응게 혹시 알겄소? 지가 도움이 될지요”
그 말에 기용이 밀지가 적힌 종이를 순돌에게 내밀었다
“글자를 모르는 까막눈이라서..”
순돌의 말에 기용이 내용을 읽어 주었다
“달빛이 숨었으니 그 빛에 서린 꽃을 가져오도록 하라”
순돌도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알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지는 까막눈에 글도 모른 게.. 흠..”
기용이 그 밀지를 다시 되뇌이며 말했다
“달빛에 꽃이면 월화인데.. ”
기용의 그 말에 화들짝 놀란 순돌이 말했다
“월화요?”
순돌의 행동에 놀란 기용이 다시 물었다
“뭐 짚이는 거라도 있는 것이냐?”
“맞네요 맞아.. 달빛이 숨었으면 동굴이고 월화면 천년 묵은 이무기.. 허억... 이무기가 품고 있는 구슬이 꽃이니.. 허억”
기용이 소스라치게 놀란 얼굴로 순돌에게 물었다
“그럴 리가 있겠느냐? 이무기라니 말도 안 되느니라”
순돌이 다시 기용에게 말했다
“그렇겠쥬?”
기용이 다시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가만.. 니가 말했던 그 이무기 소문 말이다 그게 진짜 사실이었다는 게냐?”
기용이 다시 기억을 되짚으며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니가 그 이무기의 이름을 월화라고 했던 거 같은데 맞느냐?”
순돌이 고개를 끄덕였고 기용도 이 아찔하고 놀라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서 풀어야 할지
막막해졌다
To Be Continue~~~~~
첫댓글 기용과순돌이가 이사건을 해결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되는가 보네요
우와 이런쪽 장르도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