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칫솔에 치약을 짜서 베란다로 향한다.
베란다에 서서 자잔한 화분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매일 되풀이 해도 싫증이 안난다.
봄이라 그런지 꽃이 피는 자잔한 화분들이 좋은데,
11월 부터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3개월이 넘도록
꽃을 피우고 있는 시크라멘이 특히 사랑스럽다.
내년에는 종류별로 몇 종 더사다 키워야겠다.
자잔한 화초들을 키우다 보니 가지수가 늘어 백개쯤 되는데,
실내로 들이기에는 손이 많이가 베란다 온도를 맞추느라
거실문을 아예 열고 산다.
3~4개월 난방비 조금 더 쓰는 대신 겨우내 꽃 구경하고 잘한 짓이여!!
거실 문을 열어 놓고 살다보니 바깥 날씨가 추운 날은 양팔이 선듯하여
기다란 순모 가디건을 걸치고 산다.
아끼다가 구식이 되어 쓸모가 없었는데 요즘 요긴히 잘 입고 있다.
오늘도 팔에 전해오는 선듯한 기온에
앞산으로 나가는 운동이 망설여지긴 했지만 조끼를 더 걸치고 문을 나섰다.
등산로 입구에
매화나무는 튀밥처럼 꽃을 화들짝 피우고
진한 꽃내음에 짐승처럼 코를 바싹 대본다.
예전에 읽은 법정스님의 책에는
꽃냄세를 맡는 것은 짐승이나 하는 짓이고 사람은 향기를 듣는다 하셨지만...
매일 매화나무 옆을 지날 때마다 꽃가지를 집어 코를 흠흠거려 본다.
오늘 빰을 때리며 지나던 찬 공기도
화사하게 피어난 꽃가지에 전하는 기품있는 향기에 녹아드는 오후다.
첫댓글 글로도 매화향기가 저에게까지 바람따라 온것 같네요 좋은향기주심을 감사드리며 존~~~하루되세요
그래서 닉네임이...행복하심니다
너무나 꽃을 사랑하시고 화분가꾸시는데 열정을 바치시는 모습이 선합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늘 꽃속에 파묻혀 지낼수 있고 마음또한 여유와 사랑으로 다스릴 수있을텐데 이 게으름을 떨처 버리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 그래도 오늘 매화향기를 상상속에서라도 황홀하게 맡은 느낌을 받앗습니다
매화향기에 반해서 내년에는 섬진강 매화마을을 꼭 다녀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