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를 긴 시간 함께 이끌어주셨던 브라이트 함장님 블로그에 놀러갔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운 고백을 했습니다. 10대 시절 이후로는, 즐겁게 게임을 해 본 추억이 많이 없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마흔 입니다.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통장의 잔고가 늘어갔지만 그다지 즐겁지 않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기렌의 야망에 돌격하시는 동호회 제이엘님의 순수한 열정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제이엘님께서는 다정하게 권하셨지요. 하고 싶은 거 해보세요. 뭐, 어때요?
닌텐도 스위치를 구입하고,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도 물론 구입했고. SFC 시절, 추억이 생각났습니다. 10대 때는 걱정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를 쓸데없이 반추하며 후회하지 않고, 또한 미래를 설계하려고 초점을 함부로 옮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에만 몰입하던 그 때가 돌이켜보면 행복한 시절이었음을... 20년이 더 지나서 알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의 현실을 우울해 하고만 있기에는 실은 그것도 좀 아깝습니다.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도전을 불태웠습니다. 약 22시간의 활활 타오르는 거침없는 도전기 였습니다.
최근 20년 동안 했던 게임 중, 가장 재밌었습니다. 라고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간단한 일어 문장 정도는 갑자기(?) 읽을 수 있었으니, 공감능력도 올라갔고, 비참한 처지의 주인공 마르스에 감정이입도 컸기 때문이겠죠. 상냥한 누나는 적군에 끌려갔고, 부모님은 동맹 아군의 배신으로 생명을 다하였고, 가지고 있던 귀중한 보물조차도 몽땅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떡하나요...
운명이 억울해도 견뎌내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괴로움의 자리에서 과감히 도망쳐야 합니다. 잃은 것들만 쳐다보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마르스. 그리고 하나 둘 모이는 동료들. 그리하여, "암흑으로 물들어가는 세계를 바꾸겠다"는 젊은이들의 야심을, 차례차례 한 걸음씩 이루어 갔습니다. 대리만족으로써 대단한 성취감을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인생은 그렇습니다. 살아봐야 한다는 것이고, 어쩌면 즐거움도 슬픔의 구간을 건너고 나서야 (또는 건너는 중에야) 다시 발견될 수 있다라고 저는 믿습니다. 늦은 시간, 거의 자정이 될 무렵, 비가 그친 밤하늘은 유달리 맑았고, 반짝이는 별 몇 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욕심이나, 업적에서 벗어나) 부담적고 편안한 노멀 난이도로 선택했고, 투기장 노가다는 건너 뛰었습니다. 대략 한 장당 1시간 정도의 알맞은 분량이었습니다. 아군은 점차 강해져갔고, 클래스 체인지도 망설이지 않고, 팍팍 시켜주었습니다. 마을 상점, 비밀 상점을 넘나 들며, 전설적인 무기들 조차, 필요 하다면 과감히 장비하고 달려들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어린 시절의 스스로는 용기 같은 스킬이 전혀 없었음을 추억합니다. 사실은, 조금 더 용기를 내어도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고,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은 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흐르는 시간이 우리를 치유하고, 때로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다시 웃게 만듭니다.
카인, 아벨, 도가, 오그마 등 초기 멤버의 든든함, 연인 시다의 따뜻함, 미네르바의 용맹함, 파올라를 선두로 페가수스 삼자매의 멋진 협력 어택. 레벨업을 하면서, 능력치 1씩 커가는 소소한 기쁨. 다양한 마법을 구사해가며, 철벽을 자랑하는 암흑사제 조차 보내버리는 아군의 든든함이 잘 기억됩니다. 정작 주인공은 조금 약한 느낌이 있어서, 각종 버프 아이템을 혼자서 거의 독식해가며 억지로 커갔지만, 종장에서는 라스보스를 한 턴에 날려주며, 대활약을 해주었네요.
작은 것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기쁨이 있기에, 현실의 큰 고난을 견디게 해주니까요. 파엠 신암흑룡은 그 작은 기쁨들이 가득한 명작으로 기억될 꺼 같습니다. 오늘의 리뷰는 여기까지 쓰고 마치겠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한 마디의 따뜻함을 가슴에 담아두고, 사람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스스로이기를!
- 2020. 11. 21. 시북 (허지수) 드디어 고전 한 편을 훌륭하게 해내며
출처: https://suparobo.tistory.com/2390 [슈퍼로봇대전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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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실 드퀘3 조마까지 무찌르고, 숨겨진 보스 신룡을 잡기 위해서 레벨 노가다를 하고 있습니다.
조마를 무찌르고 나니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정말로 세상을 구해낸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퀘 1과 2탄의 후기도 조만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어머님이 치매로 편찮으셔서, 어제는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아주 긴 시간 만에 처음으로 저는 약간 이상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요즘은 제가 조금은 성장한 것 같습니다.... 라고 (RPG 게임을 너무 했나 -_-;)
정신의학에도 사실은 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충격적인 일을 겪은 후, 사람이 조금은 성숙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의사 선생님은 고난은 인간을 키운다고 말씀하시며, 지금의 기억을 잘 보관하라고 하셨습니다. (강제세이브 권장?)
긴 시간 지독하게 힘들었습니다만, 그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라는 게
정말 너무 놀라운 인생의 비밀이었고....
드퀘나 파엠이 이토록 재미가 있다면,
말할것도 없이 파판 슈로대 샤이닝포스 랑그릿사 같은 게임도 너무 재밌을 게 분명합니다.
나아가 젤다나 마리오, 위쳐, 이스도 마찬가지겠죠.
방문자 499만7천의 블로그도 물론 소중하긴 합니다만,
어쩐지 개편된 카페도 계속해서 아껴나가고 싶습니다.
(자랑입니다만 카페가 무려 골드 등급!)
내년에는 모아둔 돈으로 컴퓨터도 사고,
주변 환경도 정비해서 다시 인생을 살아가는 큰 즐거움을 환하게 누릴꺼에요.
이번 달에도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또 만나요~ 사랑하는 식구분들!
첫댓글 파엠에 이어 드퀘까지 섭렵하신 시북님!
현실도 게임도 마구마구 깨나가시죠!
저는 슈로대 할때 행복한데 슈로대 하나하기도 벅차요..시간없어서 ㅠ ㅠ
일을 밤낮으로 해서 잔고는 늘어가는데 막상 내 시간이 없으니 돈만 버는 기계인가 싶기도 하고 ...
인생 길지도 않은데 일을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을 여가시간으로 보내는게 낫지않나 라고 스스로 반문을 하며
지금 또 일하러 나갈 준비해봅니다.
앗 저도 카페 등급 상승에 일조하고 싶군요 ^^;;
아직 새해는 오지 않았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기를 소망하며..
골드등급의 카페라?!!!
솔찍히 카페운영을 해본적이 없어서 감응이 없네요.ㅎㅎㅎ
골드는 늘 옳다.란 생각이 들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