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나의 크리스마스 "My Christmas"
By ZEro
나의 크리스마스
"My Christmas"
문득 하늘을 바라봤을 때, 하늘은 너무도 우울한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득 낀 먹구름으로 가려진 하늘은 언제나 바라봐도 우울하다.
성탄절 전야(Christmas eve).
나는 문득 깊은 잠에서 깨어 하늘을 바라본다. 창문을 통해 비춰지는 잿빛의 세상은 내게 너무도 암울하게 다가왔다. 잔뜩 먹구름 껴서 빛도 한 점 제대로 투과되지 않은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세상은 잿빛의 세상, 너무도 암울하다.
그것은 성탄절 전야라도 마찬가지.
변함없는 세상의 모습이 식상함을 느끼며 잠자리에서 일으켰던 몸을 다시 누인다. 굳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세상만사 모두가 귀찮고 이렇게 존재하는 것이 나에게 헛되어 다가온다. 그저 이대로 누워서 계속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죽은 시체처럼 누워 있고 싶을 뿐이다.
─나는 싸늘하게 식어버린 시체.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나에게 뭐하고 하지 말아줘, 이렇게 숨 쉬고 있는 것조차 덧없게 느껴지는 나에게 뭐라고 말아줘.
아무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런 나에게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야. 눈을 감을 때마다 떠오르는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표정에 나는 몸서리를 친다. 나에게 쏟아지는 가한 요구와 설득들이 나의 마음을 차례로 병 들인다.
그리고 나를 죽여 간다.
서서히 죽어가는 몸뚱이를 뉘어 있다. 초점이 잡히지 않은 동공은 멍하니 방 안의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갑작스럽게 전화벨 소리가 적막한 방안의 공기를 울린다. 연신 시끄럽게 울리는 벨소리에 적막한 공기가 산산이 깨지며 가루로 뿌려진다.
귀찮아.
더 이상 그 시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서 손을 뻗어 수화기를 집는다. 그리고 그것을 귓가를 가져간다. 수화기를 통해 기계적으로 말한다, 기계적으로 말소리가 들려온다. 또 기계적으로 말한다, 또 기계적으로 말소리가 들려온다.
그렇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또 듣는지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그저 듣고 말할 뿐이다.
기계적으로 듣고, 기계적으로 말한다. 그리고 말소리가 완전히 끊겨 소음과 같이 느껴지는 주기적인 신호음이 들려올 때 수화기를 든 팔에 힘을 풀었다.
수화기가 아무렇게나 떨어지며 바닥에 뒹군다.
─나는 차갑게 식어버린 시체, 이미 죽어서 백골로 풍화된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저 누워있기에는 가슴이 너무도 답답하다. 이 좁디좁은 방안이 너무도 나에게 너무도 숨 막히게 다가온다. 몇 개 안되는 가구와 식상한 영화배우의 포스터들로 간단히 장식된 방안의 황량한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빛바랜 무채색 물감으로 칠해진 그림과 같은 풍경.
째깍 째깍 돌아가는 시계 바늘의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그 소리를 참을 수 없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시계를 집어 내던졌다.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시계는 산산이 부서지며 바닥에 어지럽게 깔린다.
나는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텅 비어버려서, 곯아버리고 좀 먹어버려진 나의 웃음은 이미 스스로에 대한 비탄과 자조만이 가득 남았을 뿐이다.
마치 백골이 괴기스럽게 웃는 것처럼.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겨 옷걸이에 아무렇게나 걸린 두터운 외투를 집어 몸에 걸친다. 차가운 방 안의 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었는지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외투의 감촉이 너무도 싸늘하다.
마치 죽어버려 한참을 식어버린 시체의 감촉같이.
따스함도 느껴지지 않은 천의 감촉은 마치 수의와 같다.
걸었다.
현관문을 나서 발걸음을 옮긴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나에게 오라는 곳도 없기에 목적지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
그저 걸으면 되는 것이다.
걷고, 또 걸어가면 그 뿐인 것이다.
발바닥이 부르틀 정도로 걸으며 거리를 걷자. 그리고 차가운 겨울의 바람을 한껏 맞으며 성탄절 전야를 즐기자.
목적지도 없이, 나는 멈춰버린 사고 회로를 가지고 걸음을 옮긴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좀비를 비유할라치면 내 자신을 들어서 비유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
그래, 나는 움직이는 시체.
─시체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정지(停止)했기 때문이다.
문득 길거리를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다시금 잿빛의 우울한 하늘이 눈에 새겨지듯 들어온다. 내 자신을 향하는 사람들을 시선을 무시하며 나는 그저 하염없이 걸으며 잿빛의 하늘을 바라본다.
먹구름이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잿빛의 우울한 하늘이 나에게 역겹게 다가온다. 그것은 마치 살아 숨쉬는 뱀과도 같이 연신 꿈틀거린다.
회색의 비늘을 가진 뱀.
싫다, 싫다, 싫다.
정말 이런 하늘이 싫고, 이런 하늘 아래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며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흘리는 사람들의 그 얼굴이 싫어.
그 존재 자체가 너무도 역겹게 다가온다.
순간 치미는 구토기에 나 자신도 모르게 입가를 부여잡는다. 주위에 갑자기 이런 나의 모습에 다급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손길을 뿌리치며 나는 몸을 날린다.
그리고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싸늘하게 식은 마음, 그리고 죽어버린 눈동자.
문득 귓가를 울리는 캐럴송의 리듬이 고막을 찢는 소음으로 들려온다. 사람들의 행복에 찬 웃음소리마저도 노이즈 낀 소음으로만 들린다.
다시금 밀려오는 구토기에 입가를 부여잡는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에게 자조하며 말한다. 입가에 한껏 비틀려 일그러진 웃음을 지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 이 자리에서 대체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거 싶은 거냐. 나의 사고 회로는 훨씬 오래전에 정지해버렸는데, 나는 대체 무엇을 느끼고 싶기에 이 많은 인파를 헤치며 걷는 것인가.
나는 대체 무엇을 알고 싶어 하기에 이 거리에서 이런 추태를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인가? 간신히 구토기를 억누르며 비틀비틀 걸음을 옮긴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것이 보인다. 그 시선들이 비틀린 세상과 함께 비틀려 나를 향한 조롱어린 눈빛들로 보인다.
그들을 향해 비틀린 웃음을 지을 뿐이다.
그리고 걸음을 옮긴다.
─그저 썩어가는 송장의 시독(屍毒)만이 나의 모든 것
걸음을 옮긴다.
그저 걸으면 되는 것뿐이다. 그저 생각도 없이 이 찬바람을 맞으며 내 자신을 죽여 간다. 싸늘한 바람이 골수까지 스미며 내 머릿속을 한가득 얼려간다.
썩은 냄새를 풍기는 시독만이 전부인 생(生), 나는 대체 무엇을 바라며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인가. 아무도 나 자신을 필요로 해주지 않은 인생이었고, 나 또한 다른 이를 필요로 하지 않은 고독한 생(生)이었다.
어떤 이유로 나는 내 자신을 죽여 왔던가.
생각해보면 너무도 어리석고, 생각해보면 너무도 바보 같았던 지금의 내 자신을 생각해보면 아련한 슬픔과 함께 동정어린 자기 연민만이 느껴질 뿐이다.
독한 시독만이 남아 그것을 풍기며 살아온 홀로였던 나의 인생에 대해서 자조적인 모습으로 조롱하고 자학한다. 그 모든 응어리진 시독들을 한껏 뱉어내고 싶은 마음에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외친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 순간에 모여들었지만 그런 그들을 하나, 둘씩 지나치며 나는 목소리로 외친다.
들려오는 캐럴 송,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로 장식된 성탄절 전야의 모습을 바라본다. 힘껏 세상을 향해 외쳤기 때문일까? 행복한 가족들의 표정이, 행복한 연인들이 표정이 역겹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저 슬퍼 보일 뿐, 이렇게 홀로인 자신만이 역겹게 느껴질 뿐.
나는 독기 빠진 모습으로 슬픈 미소와 함께 길을 걷는다.
시체의 썩은 시독만이 나의 모든 것, 그것은 사람이 나 자신을 멀리 하게 만들고 나 자신을 사람에게 멀리하게 만드는 것.
그래, 혼자였다.
─바라는 것도 없이 그저 살아있다는 감각을 원한다.
가끔 나는 생각한다.
나란 존재가 살아있는 것인지, 나 자신의 마음에 물으며 자조한다.
나는 살아있다.
그렇지만 죽어있다.
살아있다는 마음도 느끼지 못한 체 나는 그저 숨을 쉬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살아있다고 나 자신에게 정의할 수 있는 것일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내린 정의에 부정한다.
숨 쉬는 것만으로, 감각으로 느끼는 것만으로 살아있다고 정의할 수 없다. 나는 살아있다고 느끼는 감각을 원한다. 그 감각만이 내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그 자체를 증명하고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내 자신이 확실히 살아있다는 기분, 감각이 몸에 있지 않다면 그것은 살아있지만 살아있는 것이 아닌 반쯤은 죽어버린 것이다.
그저 숨 쉬며 살아가기만 할 뿐인 존재.
나란 존재를 정의를 내린다면 그렇게 내려도 나쁘지는 않다. 나 스스로가 너무도 그 말이 들어맞아 자리를 박자고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로 명쾌한 정의.
지금의 나는 살아있다는 감각도 없이 존재할 뿐이다.
비웃는다.
내 자신을 비웃는다.
조롱한다.
내 자신을 조롱한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잿빛의 우울한 하늘이 나를 굽어보고 있다. 어쩌면 저 잿빛의 하늘은 내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것일지도 모른다.
사위가 서서히 짙은 어둠으로 물들어간다. 겨울이라 빨리 해가 저문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빨리 어둠이 찾아올지 생각하지도 못했다.
문득 시계로 시선을 돌리니 어느새 시간은 저녁 시간을 훌쩍 넘어 있었다.
꽤 오랫동안 걸었구나.
내 자신의 시계가 망가진 나머지 이제는 흐르는 시간의 흐름마저도 느끼지 못하는 바보 같은 몸이 되어버렸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자조적인 미소를 입가에 띠고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린다.
─가끔은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사위는 어느새 어둑해진지가 오래였고, 길거리의 가로수는 화려한 오색의 전구의 전구로 장식되어 화려한 빛을 뿜는다.
밤하늘은 건물의 네온사인으로 형형색색 물든다.
길거리는 연인들과 가족들로 북적거렸고, 나는 그 틈에서 홀로 이 싸늘한 몸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집에는 누가 있을까? 아무도 없다. 그저 싸늘한 빈 공간만이 나를 반겨줄 것이다. 그리고 그 싸늘하고 적막한 공간에서 나는 내 자신의 마음을 죽일 것이다. 그리고 싸늘하게 식은 마음으로 멍하니 초점 없는 눈동자로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볼 것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천천히 감각을 하나씩 죽이고, 감정을 하나씩 죽인다.
완전히 시체가 되었을 때, 나는 눈을 감는다. 이대로 죽어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내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용기가 있지 않았다.
나는 죽음이 무섭다.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죽은 시체라고 생각한다.
지독한 모순이다.
지독한 자기 비하이다.
나는 홀로 고독히 죽어가는 내 모습을 그저 시체에 비유하며, 스스로가 살아있는 것을 역겹고 지저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딱 잘라 말하면, 나는 내 자신이 너무도 싫다는 것이다.
그래, 나는 자신을 증오한다.
가진 것도 없이, 마음에는 시독만을 품은 체 다가오는 이를 두려워하며 거부하는 옹졸한 내 자신이 너무도 싫은 것이다.
그리고 삶의 어느 하나에도 집착하지도 못하고, 텅 비어버린 체 공허한 자신이 너무도 증오스러운 것이다.
나는 원하는 것이다.
딱 한 번이라도 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감각을 원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스쳐 걸어간다.
주위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차단하며 내 자신을 고립시킨다. 그리고 걸어간다. 걸어가고, 또 걸어가고 내가 있어야 할 텅 빈 적막한 공간으로 향한다.
차갑고, 너무도 차가운 빈 공간.
그것은 아마도 내 자신이 잠들 관.
─잿빛의 하늘에서 눈이 내려, 모든 것을 하얗게 덮는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주위는 완전히 까맣게 물들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별빛도, 달빛도 보이지 않은 완전하게 어둠에 물든 세상.
보이는 것은 저 멀리 오색의 전구 불빛과 화려한 네온사인.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은 너무도 고요하다. 지나는 사람도 없는 쓸쓸한 길목, 기다려줄 사람도 없는 적막한 길목.
골목길을 지나 걸음을 옮기니, 저 멀리 내 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불 한 점도 들어오지 않은 모습이 너무도 차갑게 시야에 박혀 들어온다. 너무도 차갑고 싸늘하게 다가온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생각한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야 하는가?
문득 볼에 느껴지는 차가움에 시선을 하늘로 돌린다.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차가운 눈, 하얀 눈이 내린다.
하나 둘씩 눈이 내려 어느새 굵은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 볼에 닿고, 내 손에 닿고, 내 목덜미에 닿아 느껴지는 그 차가움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그 차가움을 온 몸으로 느낀다.
아─, 나는 탄성과 함께 내 자신도 모르게 몸을 감싸 안았다.
지금 이 느낌은, 이 차가운 느낌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하얗게 소복이 쌓여가는 눈들을 바라보며 나는 힘껏 손을 뻗어 그것들을 껴안는다. 껴안고, 또 껴안고 그러기를 반복하며 나는 눈을 바라본다.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북받치는 이 감정을 한껏 발산한다.
뜨거운 눈물이 흘렸다.
따스한 눈물은 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리고 외투의 옷자락에 자국을 남긴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훔치면 되는 것이니깐.
지금 이 순간, 하얗게 변해가는 세상을 바라보며 나는 감동에 젖었다.
─살아가는 감각은 너무도 일상적인 것에서 느껴질 수 있다.
눈물을 흘리며 나는 울었다.
그리고 힘껏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다. 빙글빙글 돈다, 빙글빙글 돈다, 내 자신을 축으로 삼아서 맘껏 세상을 돌았다.
어지러웠지만, 속이 울렁거렸지만 지금 이 순간 힘껏 내 자신을 축으로 삼아 몸을 회전시킨다. 그리고 지쳐 쓰러지며 어느새 훌쩍 쌓인 눈 위에 드러눕는다. 그리고 온 몸으로 쌓인 눈의 차가움을 느낀다.
내 몸을 하얀 눈이 소복이 덮어간다.
얼굴에 쌓이는 눈의 차가움이 너무도 확실하게 다가온다.
살아가자.
힘들지만, 너무도 힘들지만.
이 지금 이 느낌을 품에 안고 살아가자. 살아간다는 감각은 특별한 것에서 느껴지지 않고 평범한 일상에서도 느껴질 수 있다. 늘 반복되는 겨울, 그리고 내리는 눈. 그 모습에서 충분히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느끼는 것처럼.
가슴에 품은 시독이 눈이 녹아 흐르는 물에 말끔하게 씻겨간다. 우울한 잿빛의 세상은 하얗게 덮여 너무도 아름답게 들어온다.
그 세상을 한껏 마음에 담아 살아가자.
언젠가, 내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 올지도 몰라. 언젠가, 내 자신이 사람을 필요로 할지도 몰라.
그 날을 위해 힘껏 살아가자.
그리고 나는 세상을 향해 외친다. 오늘은 모두가 축복받을 날, 너무도 행복한 날, 성탄의 날, 나는 세상을 향해 힘껏 외친다.
숨을 깊게 들어 마시고, 힘껏 내쉬며 외친다.
“메리 크리스마스───!”
썩은 시체라도 좋아.
그 날을 위해 살아가자.
힘들어도 살아가자.
하얀 눈이 내려, 오늘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나는 하얀 꿈을 꾼다.
그리고 또다시 살아간다.
안녕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휴우, 정말 아무도 부르는 이가 없고
찾는 이가 없으니
아, 정말 너무도 슬픕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완전한 나의 고독한 심상 세계의
표현이라고 해야하는지
시체처럼 누워있다 일어나서는 한 바퀴 산책하고는
집에 틀어박혀 특집 프로만 보고 있습니다.
아흥, 고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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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가끔 평범한 일상에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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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고독감으로 쓰신 글이로군요. 앞으로 자주 좀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