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장스님 영전에 바치는 시 ♡
글 : 보암
임을 따라 나는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런데 무심한 당신은 저 멀리 떠나셨습니다.
미처 뒷모습이 보이기 전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나는 당신의 발자국을 잃어버리고
길가에 주저앉아 넋을 잃고
저 허공 끝은 말이 없는데
길 없는 길을 묻고 있습니다.
당신의 가슴은 그리도 아프셨는데
중생의 아픔을 더 아파하다가
조용히 타는 촛불을 끄시고
적멸의 밤을 맞이하셨습니다.
밤을 기다려 새벽을 여느 까닭은
우리가 서로의 아픈 가슴을 맞대고
사바세계를 정토로 만들기 위함일 진데
당신만이 저 먼 서방정토로 가셨습니다.
언제나 당신은 오지 않고 가시니
당신의 그림자에 기대어
굶주린 진리를 더듬겠나이다.
생사열반이 둘이 아닌 도리를 깨우치겠나이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재임 중 열반하신 법장큰스님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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