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야심찬(?) 호남고속철도 중간역 선정결과에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대부분의 조간신문에 이 기사가 실렸고, 제가 보는 중앙일보에는 기사에 정차역 선정에 정치 논리가 개입되어 있다... 뭐 이런 내용까지 덧붙였더군요. 철동에도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침 일찍(?) 들어와 보니, 벌써들 한 판 하셨습니다그려. 저도 이에 대한 생각을 찌끄려 보도록 하죠.
먼저, 오송 분기안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것이 합당한가?
혹자들이 이미 분기역 선정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오송을 기점으로 하는 설계안이 확정된 것은 아닌 걸로 알고 있으므로, 지금 분기역을 바꾸려면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며, 따라서 분기역 논쟁을 포함한 호남고속철도 전체 노선에 대한 발전적인 토의는 지금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 오송 분기안의 문제는 무엇인가?
일단 너무 돌아가게 됩니다. 옛날 우리네 조상님들께서 호남지방에서 한성을 오갈 때 그랬듯, 경기 지방에서 호남 지방으로의 최단거리 루트는 공주를 통해 질러 가는 겁니다. 최소 300km/h 이상으로 주파하는 고속철 특성상 평탄한 직선노선이 필수적인 바, 천안아산 분기는 이러한 점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선로조건을 제공합니다.
두 번째, 천안에서 막바로 논산으로 빠지는 고속도로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호남고속철도가 완공 후, 2시간 안팎으로 용산-광주, 목포를 연결한다고 해도, 4시간 안쪽으로 강남-광주를 끊는데다 쾌적함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위가 있는 고속버스를 완전히 제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호남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영남과 호남을 비교했을 때, 그 기반 산업의 특성과 현실에 미루어 호남 지역이 영남 지역보다 경제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행정도시를 위해 변경된 노선이면서도, 행정도시를 전혀 배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건교부에서 오송 분기안을 확정하면서, 오송을 행정도시의 관문역으로 만들겠다고 하는 등, 사실상 행정도시를 위해 오송 분기안을 결정했음을 시사했음에도, 호남고속철 노선을 행정도시 외곽을 통과하게끔 조정해 버리는 아이러니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행정도시의 서쪽 한참 끝, 공주도, 계룡도, 행정도시도 아닌 곳에 ‘남공주’ 역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죠. 철도청에서 눈물나게 홍보해서 아시는 것처럼, 고속철이 항공기에 비해 가지는 가장 큰 메리트는 ‘도심지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의 연장선, 행정도시가 완공되면, 좋든 싫든 ‘행정도시’ 역이 신설될 겁니다. 지금 당장은 계획에 없더라도, 행정도시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행정도시’ 역이 건설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 선례는 이미 울산과 오송, 등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요. 자칫하면 오송역과 남공주역은 ‘개털’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송 분기론자들께 이 문제에 대해 질문하면 애써 외면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대처 방안이라도 있는지 궁금할 따름)
네 번째, 국토 X자교통망은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오송분기로 X자 교통망이 구축된다면, 이미 X자 교통망은 구축되어 있는 상태고, (경부선-호남선-충북선) 만약, 이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면, 오송분기로 고속철이 개통되어도 X자 교통망은 구축되지 않습니다. 충북선에 고속철이 진입할 리도 없거니와, 오송-강릉간 고속철이 건설될 가능성은 미국이 파푸아뉴기니랑 전쟁하다가 워싱턴이 불바다되어 북한에 무조건 항복할 가능성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 중앙집권시절에 분기역은 이미 천안아산이었습니다. 중앙집권하던 시절(김영삼 초기 및 노태우 이전)은 거점개발이니, 지역민들의 의견 무시, 등등 각종 폐해가 속출하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비교적 지방 눈치 보지 않고, 각종 건설사업을 진행할 수 있던 시절이라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비교적 ‘효율적인’ 노선 구축이 가능했었습니다. (물론 대통령 선거라든가 지방 선거 등에서 표몰이를 하기 위해 노선 변경하던 사례가 있었기는 합니다만, 그건 지금도....)
여섯 번째, 정권 교체의 가능성입니다. 현 노무현 정권이 국민들에게 그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한 바, 다음 정권은 한나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상태입니다. (물론 한나라당이 예의 ‘화려한 개삽질’을 선보일 가능성 또한 적지 않지만) 한나라당이 행복도시와 수도이전에 강력하게 반대(...그러나 겉으로는 찬성)하고 있는 바, 정권이 바뀔 경우, 행복도시의 건설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뿐더러, 건설된다손 치더라도 그 기능은 더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송 분기는 단 하나의 메리트도 없는 ‘핌피의 폐해’(결과론적이지만) 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겠죠.
그렇다면, 최소한의 대책은 무엇인가?
노선안을 변경해서 행복도시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도록 바꾸고, 거기다가 대형 역사를 지어, 행복도시의 중심역으로 삼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대책은 무엇인가?
천안아산에서 분기하되, 오송(조치원)-행복도시-공주권 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 KTX를 포함한 열차의 직통운행이 제일 바람직할 것입니다. 행복도시-청주권, 행복도시-대전권의 전동차 운행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 정권교체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첫댓글 제 생각에는... 이미 굳혀졌다고 봅니다.. -.- 확실히 효율적인 노선은 아니지만, 다음 대통령이 누가되던 이 오송분기를 철회하기는 힘들겠죠. 호남쪽은 눈에 띄는 반발을 하고 있지 않고.. 충청쪽 표를 의식한 다음 여당은 쉽게 바꾸기 어려울것입니다.....그게 어느당이던 말이죠..
결국... -.- 멍멍삽질은 계속 될 거라 생각됩니다...
글쓴이께서 말씀하신 '가장 좋은대책'과 관련해서는 조치원-보령 선이 건교부계획에 올라가있습니다. 공청회 자료에서 조차 효율적인 노선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돈이 많지 않습니까? (...)
현재 정부는 행정도시의 미관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고속철도를 우회 통과시킨다는 입장이 확고한데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죠. 조치원-보령선에 덧붙여서 현재 청주공항-행정도시-공주 등을 연결하는 경전철 건설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계획대로 경전철 건설이 추진된다면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을 기존안대로 천안아산으로 변경해도 좋을 듯 합니다만, 충북 쪽에서의 반발이 상당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애초부터 분기역 선정을 치밀하면서도 신중하게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연구하시는 분들이야 이것저것 다 생각해보셨을겁니다. 논문이나 이런거 찾아보면 자료는 많이 나옵니다. 다만...
행정도시에서 문화재가 무더기 출토되면 게임 끝 -_-
아, 기존선 전철화구간에 KTX를 넣는 방법만큼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해결방법은 없습니다.
도자기 파편 수천개 갖다 묻어볼까요? -_-;;
으흥... 개인적으로 오송분기보다는 대전역을 위로 올려서 대전분기했으면 좋았을텐데...
오송분기 할바에는 더 돌아가지만 수요를 잡을수있는 대전분기가 훨씬 낫다고 생각되네요 오송에 가보면 80년 말에 오송역이 왜 화물전용역으로 격하되었는지 알수있을것입니다
옛날의 오송과 지금의 오송은 상당히 다릅니다. 현재는 생명과학단지와 아파트 부지 등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또 2020년까지 약 5만명 규모의 오송 신도시가 조성될 예정에 있습니다.
제가 이말은 진짜 안하려고 했습니다만.... 마곡역, 광명역도 만들땐 다 신도시 만든다면서 건설했거든요? -_-;;
오송은 호남고속철도 분기역과는 무관하게 오래 전에 이미 생명과학단지 조성이 계획되었고, 그와 더불어서 신도시 조성이 계획됐답니다. 따라서 오송 분기역과 생명과학단지, 신도시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참고로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지금 막 삽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7363호//중요한건 마곡역이나 광명역 신도시같은거 계획했다가 실제로는 이행을 안했다는 겁니다.. 오송이라고 그렇게 되라는 법은 없긴 하나 또한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죠.. 정부정책이 어케 갈지 모르니까요.
오송분기는 새만금과 더불어 최고의 뻘짓으로 기록될것입니다...
그리고 오송분기를 지나사면서 군사시설지역을 통과하게 되면 Game Set!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천안 분기가 실현되든, 오송 분기가 실현되든 군사지역은 통과하지 않습니다. 지금 남공주역 신설이 거론되고 있는 공주시 이인면 일대를 지나게 됩니다.
7363호//대체 오송의 뭘보고 그렇게 정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혹시 그쪽동네 사십니까?그렇다면 왜 오송이 정당하고, 왜 꼭 오송에서 분기를 해야하는지 글로 자세히 좀 적어주시죠?그렇지 않고는 억지,쌩때쓰는걸로밖에 안들리네요...이젠 진짜 관둘랍니다...이런 말도안통하는 대화 계속해봐야 입만아프고 시간낭비니
제가 언제 오송이 정당하다고 했습니까? 저는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오송역이 선정된 이후부터 오송 분기역의 장점을 댓글로서 서술했을 뿐, 무조건 오송이 되어야 한다는 식의 댓글은 단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 글에서는 오송 분기를 주장하는 댓글은 전혀 달지도 않았고요.
저의 어느 부분을 보아서 오송 분기론자로 몰아 세우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오송 분기론자가 아닙니다. 중립을 고수하고 있던 사람입니다. 물론 지금은 분기역이 오송역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오송의 장점을 발굴해서 댓글로서 달았던 것 뿐입니다.
오해 없으면 좋겠고, 제가 중립을 고수하던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분기역 재검토가 이뤄져서 천안 분기로 변경된다 해도 저는 불만이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의 분기역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의견이 맞는 분들끼리 힘을 모아서 행정심판을 신청해 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호남지역은 고속철 빨리 건설 되기를 바라지 분기역 바뀌어서 공기 길어지는 걸 바라지 않죠. 더구나 분기역 결정전에 충북이 열나게 오송 분기 정당성을 홍보할때 호남과 충남은 상당히 미온적이었습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충남이 분기역 유치에 적극적이 었다면이란 생각을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전북을 중심으로 호남권에서는 천안아산 분기를 강력하게 천명했죠. 이 쪽이 호남고속철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으니까요. 소요시간과 선형 모두 우위였는데도 오송 분기로 흐르자 호남권과 충남지역 검토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오송 분기로 가결됐죠.
차라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해야 합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호남고속철 건설 자체를 재검토 하는게 어떨까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는 호남선축으로 고속선을 놓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지만 지금처럼 논란도 많고 현재 호남선의 선형이 그리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철도수요를 제대로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신선을 놓아야 하는지가 의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굴곡노선인 서대전-논산간은 배재하고 천안아산-논산간 신선을 놓아버리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 듯도 한데.. 나머지는 기존선을 선형개량으로 표정속도를 높이면 되는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