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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박사모 -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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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고향과 어머니
푸른 돌(靑石) 추천 0 조회 24 22.12.23 13:03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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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12.23 13:29

    첫댓글 1.오랜 만에 눈이 제법 많이 왔다.
    눈이 오면 항상 기분이 좋다. 빙판길이 미끄럽고 위험할지라도 즐겁다. 먼 남녘 섬나라 사람이라 항상 눈이 동경의 대상이다. 고향은 따뜻한 남쪽이라 겨울에도 비가 온다. 북녘은 추워도 남쪽 고향은 항상 영상의 기온이다. 어쩌다 눈보라가 쳐도 높은 산에나 조금 쌓이고 마을이나 벌판엔 내리면 거의 다 바로 녹아버린다. 그래도 눈이 오면 메리랑 동뫼산에 올라 신나게 파란 보리밭을 달린다. 눈이 많이 내리면 가까운 산이나 먼 바다도 보이지 않는다. 온 천지가 눈 속에 파묻혀 자연의 신비 속에 잠긴다. 어린 유년 시절에 눈이 와서 눈싸움 하고 눈사람 만든 기억이 손가락으로 꼽을 것이다.
    그러다 서울로 유학을 왔다. 형님댁이 상일이가 처음 서울 올 때는 김구 선생 동상이 있는 효창공원 뒤 공덕동에서 전세를 살았다. 그러다 고2 때 겨울방학 무렵에 중화동으로 이사를 갔다. 한독약품 앞 높은 철로가 있는 허허 벌판에 택지를 개발해 50여 채의 서라브 주택을 분양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진입 도로나 동네 길이 비 포장 도로라 비만 오면 진흙탕 길이 되었다. 집 옆에는 금붕어 양식장이 있었고 그 옆은 전부 농사 짓는 논 밭이었다..=>

  • 작성자 22.12.23 13:30

    2.눈만 오면 온 식구가 자다가도 일어났다.
    서라브 옥상에 내리는 눈을 쓸어서 집 밖으로 거둬냈다. 그대로 두면 천정에 성에가 끼어 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물이 흘러 내리면 도배지를 버리니 딲고 물 받침도 대 놔야 한다. 그 당시는 겨울이면 영하 20도 밑으로 내려가는 강 추위도 잦았고 눈도 많이 왔다. 언젠가 밤에 폭설이 내렸다. 그 날 밤에 온 식구가 눈 치우느라 밤잠을 제대로 못 잤다. 치우면 또 오고 치우면 또 눈이 내렸다. 그대로 두면 자칫 얼어버려 치울 수도 없게 된다. 그러니 오는 대로 옥상 스라브 눈을 치워야 했다. 여름에는 간혹 옥상에 올라가 운동도 하고 돗자리 깔고 고기도 구워 먹으니 좋다. 그런데 겨울만 되면 눈이 원수다. 눈이 오면 옥상 치울 생각에 밤잠을 설치고 편히 잠을 못 잤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겨울은 순한 양이고 여름은 거친 말이 되었다. 긴 장마나 홍수가 농민을 울리고 서민들을 힘들게 한다. 거기다 큰 태풍이라도 몰아치면 바닷가 어민과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많은 피해를 입힌다. 그런데 요 몇 해 동안은 자연이 온순해져서 재해가 많이 줄었다. 태풍이나 홍수가 온 산하와 바다 밑 쓰레기를 치워주는 순 기능도 한다..=>

  • 작성자 22.12.23 13:30

    3.사라호 태풍의 많은 기록이 지금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
    어릴 때라 정확한 기억은 많이 남지 않았다. 그런데 사라호 태풍의 거칠고 무서운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당시 바닷가의 모든 선창은 부숴졌고 온전한 어선이나 배가 거의 없었다. 바닷가에서 먼 육지로 끌어 올려 놓은 베만 살아 남았다. 상일이네도 방배(작은 어선)를 그 때 잃었다. 아버님은 그 후로 다시 배를 타지 않았다. 아마 당시 바닷가 논이 맨 아래 논은 전파(全破) 되었고 중간 논까지 많이 무너져 내렸다.
    온 동네 사람들이 그 논들을 더 이상 일구지 말고 버리라 권했다. 그러나 고집 센 아버님은 말없이 그 논을 일구는 일을 시작했다. 바쁜 농번기만 빼고 1년 내 그 논 재건 일에 매달렸다. 중식이나 새참 내가는 어머님을 따라 자주 그 바닷가 논에 갔다. 간혹 다른 인부를 사거나 집안 당숙 한 분이 도우셨지만 주로 혼자서 일하셨다. 남이야 뭐라 하든 대꾸하지 않고 계속 열심히 일하니 동네 분들이나 집안 분들도 측은했던지 간혹 일을 도와주러 오셨다. 그렇게 논 재건 일에 매달린 지 꼭 3년 만에 논이 완성되었다. 부드러운 진흙을 다른 밭에서 날라 와 논 전체 바닥에 깔았다.=>

  • 작성자 22.12.23 13:30

    4.그렇게 논을 다시 만든지 3년 만에 풍성한 수확을 거뒀다.
    가을에 벼 베러 가는 날 상일이도 따라 갔다. 당숙님과 다른 인부 한 분이 같이 갔다. 잘 익은 벼가 머리를 푹 숙이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았다. 같이 간 당숙이, "형님, 그렇게 고생 고생 애쓰시더니 옥답을 만들었습니다 그려" 하고 덕담을 했다. 상일이도 작은 낫으로 벼를 몇 포기 베곤 했다. 한 포기만 들어도 묵직한 벼가 무거웠다. 논두렁 밑 논도랑에 미꾸라지를 잡고 간혹 뱀장어도 잡혔다. 뱀장어를 삶으면 하얀 우윳빛이 된다. 할머님은 뱀장어는 어린 손주에게만 먹였다. 형제가 2남4녀다. 맨 위 맏이 형님과 막내 상일이와 나이가 열 일곱 살 차이다. 그러니 어릴 때 형님을 거의 못 보고 자랐다.
    아래로 여동생이 있었지만 막내 대접은 상일이가 독차지 했다. 당시는 남아 선호 사상이 심하던 때라 다섯 딸 속에서 자랐으니 고집이 세고 안하무인?이었다. 뭐든지 해달라는 대로 할머님이 다 들어 주셨다. 집안 최고의 실세가 할머님이었으니 기세가 등등했다. 누나들도 모두 막내 말을 잘 들어줬다. 맨 위 형님만 20여년 전에 먼저 돌아가시고 나머지는 아직 건강하니 더 없는 행운이고 행복이다..=>

  • 작성자 22.12.23 13:30

    5.오늘도 더없이 맑고 화창한 날씨다.
    그래도 날씨는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3도다. 밖에 나갔더니 금방 한기가 든다. 오랜만의 강 추위라 온 세상이 얼어 붙었다.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빙판길이 된 데가 많다.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은 데는 거의 빙판길이다. 어제 동사무소에 가서 한 포대 가져 왔다. 사무실 앞은 눈을 다 쓸고 염화칼슘을 좀 뿌렸더니 눈이 다 녹았다. 동네 노인이 한 분 지나 가길래 저 아래가 빙판길이니 조심하시라 일러줬다. 눈이 내린 이런 추위에 산 새 들 새는 무얼 먹고 어디서 잘까? 온 세상 만물 만상이 조화롭게 더불어 살도록 해주시니 조물주의 섭리가 얼마나 신비로운가?
    먼저 초식 동물이 있어야 사람도 맹수도 살 수 있다. 그 전에 푸르고 건강한 초원과 숲이 있어야 그들의 생이 유지된다. 인간은 작은 풀 한 포기 물고기 한 마리도 만들 수 없다. 밤에 내린 영롱한 이슬을 머금고 아름다운 장미가 핀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산 새 들 새도 제 철이 되면 짝 맞춰 알 낳고 새끼를 친다. 저들이 있어 조화롭고 아름다운 지구가 된다. 자연을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자연 보호일 것이다. 그런데 자연 파괴를 인간은 개발이라 한다..^*^

  • 22.12.23 23:45

    덕분에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 보내세요

  • 작성자 22.12.24 14:11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즐건운 성탄절 되시고 항상 건강히
    복된 새해가 되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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