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98년 4월 1일에 펼쳐진 한일 친선전.
만우절에 펼쳐진 경기에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멋진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아낸 황선홍 선수입니다.
황선홍의 위풍당당한 자태와
일본 선수들의 오줌을 지릴 듯한 표정들을 대조해보시고. >ㅁ<
황선홍이 볼을 받아 몰고 가다가 수비수의 발에 막혀 공이 떠오른 상황이었고,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일본 수비수 두 명과 (수비수의 운명이란ㅜㅜ)
21세의 가와구치 골키퍼에게 둘러싸인 상황이었습니다.
(둘러쌓인(x)->둘러싸인(o))
이렇게 둘러싸인 장면에서 이영표 선수같은 기민한 드리블러나 미드필더라면
먼저 동료의 위치를 확인하든가 그 자리에서 볼을 빼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그러나 황선홍 선수의 시선에는 공과 골대밖에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떠오른 볼을 적당한 시점에서 처리하려고 일본 선수들이 우물쭈물대고 있는 사이
한 마리 황새같이 날아오른 황선홍의 오른발에서 떠난 공은
예술적인 곡선을 그리며 일본의 골네트에 꽂혔습니다.
황선홍의 번개같은 판단력과 균형감각이 받쳐준 골이지만
그 이전에 '언제 어디서든 나는 골을 넣어야 한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지 않았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슈팅이었습니다.
스트라이커란 그런 것입니다.
좀더 완벽한 찬스를 만드는 것도 동료에게 안전하게 볼을 연결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앞에 슛코스가 열려있고 자신이 넣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만사 제쳐놓고 슈팅을 날리는 존재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골대를 바라봐야 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하라고 그 자리에 투입된 것이고,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득점이기 때문입니다.
국대 공격수는 뭇사람들의 비난이 되기 일쑤입니다.
그들이 골을 넣어도 비난하고 싶은 사람들은 무엇이든 잡아서 비난하고는 하죠.
그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써먹는 레퍼토리가
"골 욕심만 내고 팀플레이를 하지 않는다"는
어이없는 비방입니다.
슈팅은 이기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일련의 팀플레이에 화룡점정을 찍는 작업입니다.
팀 플레이의 목표점이자 종착지입니다.
그것을 맡은 중요한 포지션이 스트라이커이기에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그 작업을 수행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동료들은 그들이 골을 넣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패스를 하고 있고,
그들은 최고의 팀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선수들은 잘 못하는 것입니다.
할 수 있으니까 스트라이커가 된 것입니다.
케이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인 샤샤가 슈팅을 난사한다고 해서
그를 욕심만 내는 선수라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그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로 팀에 공헌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지극히 상식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유독 국대 스트라이커들에 대해서는 '골욕심으로 팀플레이를 안한다'라고 허구의 개념을 들이댑니다.
그렇게 국대에만 이중적인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들이야말로 국빠입니다.
자기 자신들은 유럽축구 많이 보고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한국 공격수들을 옹호하고 추어올리는 사람들을
'국빠'라고 무시하고는 하지만,
국대 공격수라는 이유만으로 이중적인 기준을 들이대며 허구의 환상을 요구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국빠'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케이리그나 유럽리그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골욕심'이라는 단어를 들이대는 것을
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것이 '공격수는 일단 골을 넣으면 된다' 라는 말이 타당한 이유입니다.
첫댓글 옳으신 말씀.. 진정한 공격수는 득점력으로 말하는 ㄱㅓ겠죠.
역시 스트라이커는 골이없으면 소용이 없지요?그래서 비에리가 참 대단했었는데..
역시 멋진 글 영표형슛님
절대 잊지 못하죠...... 영표님 너무 멋지십니다.
스트라이커의 자세에 대해 요목조목 잘 풀이 해주셨내요.. 히딩크나 코엘류가 또 우리 국대감독이 늘 그랬던 움직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거기에 받혀주는 공격적 재능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어쩔땐 2006년보다 사실, 2010년이 더 기대된답니다.^^
맞습니다 ㅎ 스트라이커는 골로 말하는거죠 ㅎ 아무리 혼자 다재치고 원맨쇼를 펼쳐도 못넣으면 소용없죠 ㅋㅋ
100번 동감합니다 ^^ 그나저나, 정말 저 수중전에서의 발리슛은...크윽~ 아직까지도 제 머릿속에 너무나 강하게 밖혀 있는 골입니다 ㅠㅠ 저때 정말 뒤집어 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