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바깥에 기척이 느껴져서 CCTV로 확인을 해 보니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가 내놓은 박스를 리어카에 싣고 계신다
자주 면도를 못해서 많이 자란 콧수염은 고드름이 되어 있고
올 들어 제일 추운 날씨에도 장갑조차 끼지 않은 맨 손으로
박스를 수거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물겹다
누군가에게 용돈이라도 주고 과자라도 사 주려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한 몸은 살아만 있으면 생계가 보장되는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닌가?
주말이라고 아침 상에는 밥과 군고구마와 홍시와
평소 차려지지 않던 많은 반찬까지 차려졌다
저 고구마 하나가 익기까지 농부의 수고는 얼마며
저 홍시가 자라기까지 농부의 수고는 얼마였을까?
농부만이 아니라 여름이 키우고 가을이 익힌 생명실과를
가만히 앉아서 다 먹으려 드니 미안하고 죄송하다
내 아버지 뻘인 노인네가 강추위 속에서 몸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박스를 주우러 다니시는 걸 생각하니
따뜻한 집안에서 받는 내 식탁이 너무 과분하다
아내에게 말했다
진수성찬은 다 소화하기도 힘들고 몸에도 해로우니,
앞으로는 조금씩만 차려서 맛있게 다 먹자고 . . .
그런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아버지 생각이 자꾸 난다
그 아버지도 저 노인네처럼 고생하시면서 나를 키우시고
이 자리에 내가 있게 하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첫댓글 옜말에 무자식이상팔자
라는말이 너무나가슴에
닿는말입니다,
부모는 왜 자식에게
미안한마음뿐일까요,
100프로 완벽한사람도
자식에게 미안한지궁금한
사람입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은,
그야말로 天心인 듯 합니다
고운 밤 되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연로하신 친정엄마께서
아직도 자식들 김장해
주신다고 고생하시는걸
보면서 부모님의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참으로 눈물겨운 모정이십니다
그 사랑 받고 사시는 비은님도,
사랑스러운 자식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래도 효심이 있으시니 효자십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고갑니다..올해도 건강과 행복하세요...
김시힙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