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박원순 다큐’에 “추모·예술 이전에 인간이 돼야”

[양평대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1일 성폭행 사건으로 자살한 박원순의 이야기를 담아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다큐멘터리 ‘첫 변론’에 대해 “추모도 좋고 예술도 좋은데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권변호사였던 박원순의 유지가 이런 것일 리가 있냐”고 밝혔다.

류 의원은 “지금 성범죄 자체를 부정하는 대목도 있는데 성범죄 유무는 박원순 자살 때문에 확정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이런 2차 가해가 자행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피해자는 최소한의 법적 판단이라도 받아둬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나온 것이 국가 인권위원회의 결정인 것이고 인권위는 박원순의 성적 언동은 부하 직원에 대한 성적 대상화이며 성희롱이라고 결정했다”며 “인권위 결정 뒤 피해자는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신 분들께서는 이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만들 좀 하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큐멘터리와 이 논란으로 인해 생산되는 인터뷰나 각종 콘텐츠의 존재만으로 피해자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감독이 하는 행위는 변론이 아니라 오히려 박원순에 대한 시민의 존경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인권위 결정 자체를 거절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주장을 하려면 20대 여성과 60대 여성의 연애가 가능하고 연애여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하는 주장”이라며 “상식적이지 않다. 피해자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면 그 밑에 또 주옥같은 댓글이 달릴 것”이라며 “그런 것을 피해자와 같은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이 본다고 생각해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역시 박원순이 절대 그럴 리가 없어’ 류의 집단 망상과 또다시 이어질 집단 린치가 걱정이다. 정말 대단한 사회적 낭비”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청 공무원에게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한다.

박원순은 지난 2020년 7월 9일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자살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6개월간 사건을 직권조사한 뒤 2021년 1월 “피해자에 대한 박원순의 성적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원순의 처 강난희는 인권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