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뉴스통신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2년차 30세 기자입니다. 현재 국회에 출입하고 있고요.
퇴사해야할지...버텨야할지.. 아랑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제가 다니고 있는 통신사는 매우 열악한 '밑바닥' 급 통신사입니다. '밑바닥'이란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현재 회사의 비전, 규모, 처우, 연봉, 근무환경 모두 좋지 않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자면..기자협회도 가입되어있지 않은 곳.
1. 서울에 위치한 사무실에 8명 정도가 근무. 지역기자까지 합치면 30명 남짓. (인력 및 시간 부족으로 '우라까이' 남발)
2. 본사 카메라 1대. (망원 없음. 스피드라이트 없음)
3. 사진기자와 취재기자가 모든 일을 동시에 처리. (데스크에서는 왜 빨리 기사 송고안하냐고 닥달)
4. 작은 언론사일수록 임원진의 경영방침 및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비합리적인 결정만 내리는 꼰대 그 자체.
5. 일을 알려줄 선임급 기자 전무. 취재의 방향과 과정을 알려줄 선배가 없으니, 취재 과정에서 난항을 겪거나 곤란에 빠지게 되더라구요. 국회 출입시 임시취재 및 장기 출입증 발급 과정 모든 것을 제가 처리했습니다.
출입처 기자분들은 모두 선후배의 소개와 업무공유 과정에서 친해지면서 정보 획득도 빠르시던데, 저는 국회 취재를 하다보면 '홀로 떠있는 섬' 같단 느낌을 받습니다. 각 정당 공보실과 국회의 느린 정보만을 가지고 움직여야 하고, 같이 일 얘기를 할 사람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국회 기자분들은 텃세 아닌 텃세(?)도 있으시더라구요...ㅠㅠ 부딪히면서 배워보고, 친해지고 싶어서 명함도 드렸는데 안받으시는 분도 많았다는...서러웠습니다)
핸드폰으로 녹취하면서 사진까지 찍어대니, 제가 취재기자인지 사진기자인지 구분도 안갑니다.
연봉은 2000 턱걸이구요...8시에 출근해서 6시에 칼퇴근하는 것 자체는 메리트입니다.
출근과 퇴근이 칼같다는 것 자체가 기자답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저 또한 이러한 근무가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서른에 신입으로 입사하기도 힘들단 생각과 함께, 칼퇴에 2000주는 곳이 많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면서 매우 나태해지고 있습니다.
다시 토익과 한국어능력시험, 필기셤까지 준비 중인데...퇴사를 하고 준비하는게 맞는건지...
부족한 학벌과 스펙에 걸맞는 부족한 회사에 들어와서 푸념만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올바른 길이 어느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다니면서 하다보면 언젠가 퇴사 타이밍이 올겁니다 일단 다니면서 최대한 준비하세요 ㅎ
타이밍은 항상 지금이라고 생각했었어요ㅋㅋ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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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큰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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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지금 힘든 시간만큼 더 좋은 미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년 채워서 경력직으로 이직 고고! 파이팅입니다!!
말씀 감사해요! 파이팅!
퇴사하시고 올인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부를 걸어도 될까말까 한데..6시 칼퇴라도 이후에 손에 펜잡기 쉽지않을테고..
안됩니다. 스스로 나태하다는 말을 하실 수 있는 용기라면 퇴사하시고 다시 준비하셔도 좋은 기자 되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말씀감사드립니다!:)
이제 슬슬 이직자리 알아보실 때네요. 2년 꽉 채우는게 유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경력직 채용 공고 나면 슬슬 원서를 던져봅시다. 다만 소위 말하는 '메이저'는 쉽지 않을 거고요. 메이저는 아니지만 현재 다니는 곳 보다는 나은 곳을 찾는다.... 이렇게 생각하셔야 될 겁니다.
서서히 나은 곳으로 이동하다보면 '메이저'도 꿈은 아닐 것으로 생각해요! 그날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신입 준비하시는 건 말리고 싶습니다. 본문 보니 학벌 등 스펙도 뛰어난 편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나이에 신입으로 가기도 힘들뿐더러님보다 경력도 나이도 적은 선배들에게 하대 들으면서 일하기가 녹록치 않을 겁니다(언론계의 참 시대착오적인 폐단 때문에..) 윗분 말씀대로 지금보다는 좀더 나은 곳으로 옮긴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그러나 부지런히 경력이직 알아 보세요. 그리고 기자로서 초과근무 하시는 것 너무 두려워하면 좋은 곳 못 가십니다.
초과근무에 따른 보람과 만족만 있다면 환영입니다. 말씀감사합니다!!
글쓴이가 분명 제가 아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에,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네요. 속된말로 '듣보'매체 기자로 현장에 나간다는 것은, 국회뿐만 아니라 모든 출입처와 현장에서 협회 소속기자들로부터 냉대를 각오해야 합니다. 심지어 비협회 매체들 조차도 그 안에서 자기들만의 메이저-비협회매체끼리 뭉치는 비협회기자 풀이나 조직이 나름대로 있고, 거기에도 소속되지 못한 매체는 현장에서 완전히 고립됩니다. 부당하지만 당시 저는 이해하고 그러려니 했습니다. 어려운 언론사 채용관문을 통과한 순혈이라는 표식이 다르게 말하면 협회 회원인 것이고, 협회 소속 현직들의 노고는 분명 인정받을만 합니다
또한 그 안에서도 종종 '듣보'매체의 '듣보'기자를 반겨주는 현직 기자님들이 계셨고, 작은 친절에 취해서 저 또한 그들의 공고한 울타리를 존중했습니다. 결과물은 건져가야 하므로 프레스라인에 끼어들려면 달리 도리는 없다는 측면도 있네요. 글쓴이께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은 이 부분에서 비롯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촬영한 사진이 여타 현직들에 비해 짜친다고 생각한적은 없습니다. 곤조 또는 똥자존심일 수도 있는데, 그정도로 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정도로 받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쓴이께서도 포트폴리오가 된다면 이정도 자뻑은 해도 되지 않나 싶어요. 여튼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쓴이께서 기자를 정말 원하고 꿈꾼다면 앞으로 두 가지를 병행해야 합니다. 하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는 별개로 아이템을 발굴하고 공들여 작성한 기획기사를 송고해 글쓴이만의 포트폴리오를 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퇴근 후 언론사(신입이든 경력이든)합격을 위한 공부와 스펙을 쌓는 것입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의 경력, 포트폴리오가 된다면 생각보다 아주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최 스펙이란게 없는 저같은 사람도 연합을 제외한 메이저 통신사들과 몇몇 중앙일간지에 면접을 봤습니다. 듣보매체 경력이 도움 안 됐다고 치부하긴 어렵지요. 다만 면접에서 역효과를 보긴 했으나 제 대응의 미숙이었습니다.
반대로 이 바닥이 꼴도 보기 싫다면, 한 시간이라도 더 빨리 발을 빼세요. 언론매체 주변을 떠돌다가 협회 기자 못 되고 시간 허비하면 공무원 준비와 장사 말고는 할 것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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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의 기본 시스템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근무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부끄럽네요..^^;;
언제 점심이나 한 끼 같이 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