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TIC FLOWER 01
“ 또? ”
기웅이 인상을 짙게 구기었다. 또? 하는 한마디에 엄청난 뜻을 함축하며. 매 아침마다 꽃과 함께 등장이라니, 참 대단하신 장자님 나셨어.
“ ‥봤으면 가져가던지. ”
“ 아, 그러니까 왜 이깟 꽃을 뭉텅이로 들고오냐고! 필요한건 번혼데. ”
또라이냐? 재차 물으며 기웅은 녀석의 품에서 안쓰럽게 들려진 꽃을 한다름 안아 들었다. 사오긴 뭐 이렇게 잔뜩 사왔가지고 와. 차라리 그 돈을 모아서 내 결혼 적금이나 넣어 주라고‥. 아침부터 다다다 쏘아대는 유기웅의 투정이 굉장함에도 제가 입 조차 나불되지 못하는 탓은 그의 말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말임에 있었다. 하얀 마스크를 애써 때낸 수현이 인상을 구겼다. 거즘 이주 연속으로 내 손에 들린 꽃들의 종착지는 유기웅이였다. 그러니 등치 큰 사내에게 - 물론 난 게이가 아니다 - 이주 연 속으로 꽃다발을 건내는 나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단거다.
좋던, 싫던 유기웅이 있기에 가능한 실리적인 폐기 처리였으니까.
내가 메리 꽃집을 이주 동안 끈임 없이 방문 하는 덕분에 변화 되고 있는건 남자 냄새만 풀풀 풍기던 유기웅의 집 안 뿐이였다. 미간이 쭈그러 들대로 든 수현이 한숨을 내 쉰체, 코 끝까지 덮어 썼던 하얀 마스크를 바닦으로 내팽겨 쳤다.
“ 손님 오기 전에 주워라. ”
유기웅 저건 매니저 주제에 사장 처럼 왜 저래.
아, 사장이 이모양이여서 그런가. 마스크를 집어 던지는 패기는 있었다만 꽃가루 바이러스가 더덕 더덕 붙었을지 모르는 허연 마스크를 들어 올리는건 패기 있지 못했다. 저가 내팽겨친 마스크를 주워 버리는 수현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 넌 오늘부터 고자야. 공고자. ”
“ 뒤진다. ”
“ 그러니까 내가 오늘은 말이라도 해보랬잖아. ”
카운터 옆자리로 비치된 큰 비닐 봉지에 노란 꽃들을 정성 스럽게 담아 둔 기웅이 삐딱한 자세로 수현을 씹었다. 안 봐도 비디오 트는냥 뻔히 돌려지는 공수현의 호구짓엔 정말 약도 없나 보다. 하며. 어원 2주동안 내가 그토록 특훈에 격언에 위로까지 쏟아 부었주었건만.
이 주. 녀석이 처음으로 방싯 방싯 웃는 얼굴로 나 꽃 사왔다? 하며 저에게 충격을 안겨준 날로부터, 오늘까지 딱 이주가 지났다. 그리고 그가 그녀의 번호 대신 망할 꽃들만 컬렉션 처럼 모아 오기 시작한것도 역시, 2주. 진도고 뭐고 말이나 좀 해 보던가. 하다못해 그 여자 나이나, 결혼 여부나, 남친 유무 정도는 알았어야 되는거 아니냔 말이다.
누군 하루 보고 잘까? 한마디까지 성공 되는 시대에. 얜 무슨 조선시대 양반 족도 아니고, 얼굴 한 번 보겠다고 기웃 거렸다, 망할 꽃 공세에 돈만 들입다 퍼붇고 온다니. 이게 공수현 말한 영국 신사들 연애 하는 방법이라면 난 영국에서 태어났을때 독고사 할 게 분명했다. 연애도 돈 없으면 못하는 세상일테니. 아니, 속 터져서 그 전에 죽겠지.
오늘도 공수현이 지 이름만큼 공수표를 던지고 나왔음에 대단한 존경을 표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런 인내심은 솟구치는거지.
“ 그 여자는 별 말 없냐. ”
“ ‥어. ”
“ 불쌍한 놈. ”
어쩌다, 인생이 이렇게 구슬퍼서 꽃이라곤 질색을 하던 녀석이 꽃집 여자한테 필이 꽃히는건 또 뭐야. 그것도 이렇게 멀쩡한 놈이. 거기다 아침이 그 시간 매일이 오기 무섭게 상습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곳에서 그녀에게 일말의 관심 조차 얻지 못했단다. 이제 남은 결과는 두개다. 그녀가 애인이 있거나, 남편이 있거나. 아, 하나 더. 여자를 좋아 한다거나.
안그러곤 공수현 얼굴에 공수현 몸을 마다 할 여자는 없을거라고 이혜정이 침을 튀겨가면서 이야기 했더랬지.
“ 그냥 포기해, 내가 볼 때 그쪽이랑 넌 인연이 아닌거 같다. ”
“ 그게 말처럼 안된다고. ”
“ 도전이라도 해보던가. ”
“ 해봤어. ”
지가? 퍽이나. 비웃듯 저를 지나쳐간 녀석이 의자를 끌어다 제 맞은편으로 치대 앉았다. 그 태도가 상당히 거만 스러웠지만 지금 저의 상태상 그의 자세까지 지적할 정도의 여유는 없었기에 입만 다물었더랬다.
정말이지 노력했었다. 하루 밤새 이젠 이런 짓 그만하자. 내 나이가 스물 아홉인데 진지하게 선이나 봐볼까, 그 여자 말고도 만날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그렇게 수도 없이 생각했었다고. 어젯 밤 까지.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내 얼굴과 동시에 거울에 그 여자 얼굴이 겹치면 망할, 그런 노력따위 수포로 돌아가는데 어쩌란건지.
“ 그렇게 예뻐? ”
“ 넌 예쁘면 다 장땡이냐. 미친놈아. ”
“ 당연한거 아님? ”
“ …. ”
“ 원래 여잔 예뻐야 착해. 착하면 예쁜거고. ”
“ 지랄. ”
지 얼굴은 뭣 같이 생긴게. 거센 빈정과 동시에 일어나는 수현을 향해 발끈 하는 기웅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가 왜? 내가 뭐! 하는 애 같은 되물음. 더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고개만 돌린 수현이 제 손에 이물질처럼 덜렁거리는 마스크를 쓰레기통으로 집어 던지었다. 일일히 설명하기 귀찮고, 내가 녀석의 얼굴에서 매력 없는 점을 꼽다가 주먹을 메어 꽃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유기웅이 그만 둔다면 이건 엄청난 인력 손실 역시 분명하니. 이 논쟁은 빠르게 무시하는게 상책 일 것이다.
“ 이 잘란 얼굴이 뭐! ”
거기다 지금은 녀석을 상대 할 만한 힘조차 없으니까.
제 얼굴에 쓸 때 없이 자신감 충만한 녀석의 손이 무시로 가장한 제 어깨로 무례하게 안착했다. 저 손은 유기웅 입에서 나온 예쁘면 착한 그 여자들에게 수 도 없이 행복을 느끼게 해줬을 손일테다. 그러나 난 씩씩한 대한건아였고, 그의 손길 따위 강한 불쾌감만 줄 뿐이란것.
내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먹는 순간, 아침 close라고 친절히 적어 막아 두었던 저희 카페의 문은 열리고 있었다. 조용하기 짝이 없었던카페 내부에 도심의 소음이 살짝 섞이었다, 닫히는 문소리와 함께 고요함으로 뒤덮혀가고 있었다.
“ …저. ”
하는 작은 목소리 만큼 작은 체구였다. 두 사내의 곤란한 시선과 함께 그 여자의 시선에도 엄청난 곤란이 묻어나 수현이 머쓱함에 유기웅의 손을 내쳤다. 덕분에 공중에서 무너지는 건물처럼 거세게 내려쳐진 유기웅의 목소리가 작은 신음을 뱉어내었더랬다.
“ 하하‥ ”
시선을 돌린 곳 눈에 띈것은 그 여자 품 안에 가득 들어 있는 노란 수선화였다. 그리고 멋쩍은 웃음 두어번. 눈이 마주쳤다.
하하, 하는게 머쓱한 웃음인 줄 알면서도 그 모습 마저 예뻐 그 자리에서 와- 하고 감탄을 뱉을 뻔 했던건 비밀. 수현이 마른 침을 꿀꺽 넘겨 삼켰다.
“ 야‥ ”
제 손에서 급히 떨어져 나간 유기웅의 얼굴이 귀쪽으로 가까이 다가온체 작은 속삭임을 내주었다. 제 머릿속은 하얗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설마 그 여자?. ”
설마, 그여자.
그래 맞다. 그 여자. 약 이주간 내게 죽음만큼 싫었던 꽃들을 안겨줌에도 싫지 않았던 마성의 그녀.
그녀가 어째서 이 자리에 서있는가. 알 수 없는 질문만 동동 떠가는 데일리 원 카페의 내부에 꽃 향기가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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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소설이니 만큼 내용은 길게 빼지 않을 예정입니다 ㅎㅎ 편히 읽고 가주세용! 보통의 첫사랑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려용 ㅎ
첫댓글 꽃집아가씨 정말 이쁜가봐요 헤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6.17 15:26
달달한소설이될것같아요!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6.19 15:37
설레면서읽엇어용^^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6.22 23:07
짱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