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이가 많아 그런지 시력이 많이 떨어져 신문이나 책을 읽지 못하고
컴퓨터에서도 확대경으로 봐야만 좀 보일 뿐입니다.
아직도 기억력은 왕성한데 앞으로 언제까지 그나마 글을 쓸 수 있을런지 걱정입니다.
저는 낮에 잠을 자고 밤에 글을 쓰기를 좋아합니다.
내 아내는 젊어 아직 일 하러 나가고, 아들 마태오는 다른 지방에서 일하며, 금빛은 이곳에서 일을 하기에 나는 항상 혼자 집에 있습니다.
모두 잠든사이 나홀로 글을 쓰고 밤을 새웁니다.
1994년 8월중순경에 울진 경찰서 남계장님이 풍곡에 차를 세워두고 전화를 걸고 지금 나오라고 합니다.
아내가 금빛을 업고 나는 마태오를 데리고 업다가 걸었다가를 반복하며 천천히 나옵니다.
우리가 풍곡에 이르니 남계장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를 반겨 주시며 어서 승용차에 타라고 합니다.
우리가 차에 오르니 차가 마치 궁전같이 아늑하고 자리가 푹신푹신하여 참 좋습니다.
나 역시 그동안 택시만 탔지 이런 멋진 승용차는 처음입니다.
남계장님은 바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으로 떠납니다.
우리는 가면서 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것도 사먹고 쉬었다 갑니다.
그리고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으면 내가 냉큼 돈을 지불하는데 그러면 남계장님이 마구 말리지만 나는 기어코 내가 기름값을 냅니다. 그만한 성의도 없다면 철면피지요 하하하
우리 아들들을 데리고 먼 여행을 하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아이들도 이런 차를 타고 가는것을 신기해 합니다.
우리가 강릉 양양을 거치고 다시 설악산 한계령을 넘어 원통에 이르렀는데
"남계장님,"
"예"
" 여기 원통이 우리 부부가 1986년 추석에 만나던 장소랍니다"
라고 하자 남계장님이 놀라며 주위를 다시 살펴 봅니다.
"아유 원통하지 않으세요? 하하하"
라고 하자 나는
"원통하지요"
라고 받자 남계장님이 놀라
"원통하다고요?"
"그럼요, 좀 더 아내를 일찍 만났으면 더 좋았을껄요 하하하"
라고 하자 우리는 모두 폭소를 터뜨립니다.
"자기야, 그러면 나는 10대잖아?"
"그러면 더욱좋지 하하하"
"자기는 바람둥이같아 호호호"
"그래도 자기라면 좋지하하하"
"두분에게는 잊지못할 곳이네요"
라고 남계장님이 말씀하십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안내를 할께요"
라고 아내가 말 하면서 길이 좁고 비포장의 도로로 들어가라고 합니다.
그때부터 좁은길은 산속을 꼬불꼬불 누비며 들어가는데 가는 곳마다 군인들이 지천이고 우리들은 수도 없이 차를 멈추고 군인들의 검문검색을 받습니다.
어느 높은 산 밑에는 넓은 초원이 나오고 학교까지도 보이는 평화스러운 마을이 하나 보이는데 아내가
"여기가 제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남면 서화리예요"
라고 합니다.아내가 밖을 둘러보며 얼굴이 환해지며 옛날을 그리워 합니다.
우리가 그곳을 지나 드디어 해안 면에 이르렀습니다.
해안은 인구가 고작 5000명도 안된다는데 군인들이 몇배나 많습니다.
아내가 어느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하자 남계장님이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집이 하나도 없는 허허벌판이 전개되는게 아닌가?
끝도 없이 넓은 초원에는 밭이 있고 논도 있고 아직 개발이 되지않은 초원입니다.
한참 달리자 저 멀리 초원 한 가운데에 조그만 집이 한 채 보이는데 아내가
"저기가 우리집이예요"
라고 합니다.
"뭐야? 우리가 외딴집에서 사는데 장인도 외딴집에서 산다고?"
"이 길은 금강산으로 가는 길이에요"
라고 아내가 말합니다.
"금강산이고 뭐고 장인은 뭐 닮을께 없어서 우리집같이 외딴집에서 사는것까지 닮아?"
라고 내가 개탄을 하자 남게장님이 껄껄 웃으십니다.
드디어 우리가 장인의 집마당으로 들어가는데 마당이 얼마나 넓은지 250평쯤으로 보이고 집은 저쪽 끝에 보입니다.
마당 한 가운데에는 고목이 된 돌배나무 3그루가 솟아 있고 돌배가 많이 열려 있는데 우리가 사는 덕풍의 돌배보다도 훨씬 큽니다.
그리고 마당 양쪽으로는 논이 있는데 벼가 자라고 있고 논둑에는 머루 다래덩굴이 욱어져 있고, 다래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나는 깜짝 놀랍니다.
우리가 사는 덕풍에도 다래덩굴이 있지만 저렇게 많이 열리지 않습니다.
여기 다래는 마치 포도보다도 더 많이 열려 보기에 참 좋습니다.
남계장님이 마당 가에 차를 세웁니다.
내가 밖으로 나와 집을 바라보니 장인이 밖에 나와 어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나는 반가워 장인에게 다가가는데 장인이 나를 뚫어져라고 바라보다가 내가 옆으로 가자 몸을 홱 돌려 버리는 것이 아닌가?
(계속)
첫댓글 이번에는 고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몸을 돌려버리셨다구요?
장인어른의 마음이 진정 궁금해집니다. ㅎ
월영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예 맞아요, 몸을 돌려 `너 같은 놈은 꼴도 보기 싫다는 표현이지요.
찾아주심에 감사합니다
. 좋은 주일되세요
아이구야~
고운 각시 얻었는데 그정도쯤이야 미리 각오 하셔야지요..ㅎ
덕분에 강원도 일대가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클라라님 어서오세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하하하
언제나 평화가 찾아올까요?
또 힘든 상황 전개?
어서오세요혜자님 감사합니다.
머ㅗ두가 제 탓ㅇ;ㅂㅈㄴ;디.
드디어 첫인사를 드리러 남계장님의 수고로 가셨군요. 몸을 돌리신 장인 어른 왜 그러셨을까요,
나나앤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이해가 잘 안되시지요?
ㅂ장인이 저를 보시기에 꼴불견이라서 그렇지요 하하하
인고의 세월속에.
그 당시 느끼는 점은 안타깝지만
이렇게 글로서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흐뭇 합니다.
어르신 건강하시고요
충성~!!
어서오세요 단디해라님 !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한대도 님은 좋게먼 보십니다 하하하
앞으로 장인과는 이상하게 우여곡절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훗날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 납니다.차렷 경레 !
장인 어른 속아지가 아주 간장 종지 만한 가보우 ㅎㅎ
운선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맞아요 등치와 행동은 영 딴판입니다.
그분의 철학은 힘의 철학인가봐요
그 먼길을 찾아 가셨는데.....
이쁜 딸을 훔쳐가신(?) 형광등등님에 대한
장인님의 섭섭함이 무척 크셨던가 봅니다.
장인님께서 빨리 마음을 푸셔야 할 텐데.....
아고 종이등불님 어서오새ㅔ요 감사합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좋은 나날 되세요 ^)*
제부모님도
평생 제남편의
절을 받지 않으셨지요
친정 없다 생각하고 살아라
우리도 딸없는셈 친다고..
요즘 형광등등님의
글을 읽으면서
아내분이랑 제 처지가
비슷해서
예전 서러웠던 일들이
떠올라 ㅜㅜ
하지만 두분의
앞날은 늘 꽃길만
펼쳐지시길 빌어봅니다~^^
아 머쉬멜로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베네딕따님의 글을 읽으며 마음이 아프네요 그런
마음고생이 얼마나 아픈지 당해본 사람만 알지요
그래도 님은 용감히 잘 살아오셨네요 감사하고 늘반가워요
형광등등님께서 하루만 일찍 풍곡 마을을 떠나셨더라면
지금의 장인 장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지나
않았을 것입니다.ㅎ
이 모두가 하느님이 내려주신 운명인가 봅니다.
그래도 잘 참으셨으니
오늘이 있지않나
생각이 듭니다
남계장님은 편의를 위해 함께 동행하였다가 쪼깨 서운한 모습을 보고 왔겠습니다.
좋은밤되세요.
차성인님 어서오세요 늘감사합니다.
루치아노님의 말씀 다 옳습니다.
제가 좀 부족해요 하하하
삼척에서 해안 펀치볼까지 차량 봉사해 준 분 성의가 놀랍습니다
원통에서 북쪽 칠성고개를 넘어 송학동 서화리를 지나 해안까지 눈에 선합니다
70년도부터 2년간 원통 삼거리 가기전 헌병부대에서 근무했는데
30년 후에 가본 원통은 많이 변했고 펀치볼 마을 뒤에는 제4땅굴도 생기고..
해안면 그곳은 농사가 잘되는 곳이라 하지요
주경야독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님은 원통과 펀치볼을 잘 아시니 더욱 반갑습니다.
좋은 나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