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운 웬수..

[꽃등심]

사랑스런운 웬수..



한때 텔레비전에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나와 퀴즈 툴이 등을 하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 할아버지가 "당신과 나 사이, 두 글자야"
하고 문제를 내니, 할머니가 답하길 "웬수!", 이번엔 "하늘이
당신과 나를 냊어 준 것, 네 글자야" 하니, 할머니가 대답했다.

"평생 웬수!"
할아버지야 할머니가 부부니 천생연분이니 하는 그런 알콩달콩한
말을 입에 담길 바랐겠지만 한평생 쌓아 온 할머니의 풍부한 경력은
그런 얄팍한 수작을 멋지게 뒤집어엎고, `웬수, 평생 웬수' 라는
한국적 정감이 철철 넘치는 답을 내놓았던 것이다. 부부를 남녀의

사랑으로 묶인 관계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겐 서로를 웬수라 하고
그 웬수끼리 평생 웬수가 되도록 지긋지긋 들러붙어 사는 것은
`엽기적인' 불가사의리라. 하지만 나도 이젠 그 웬수라는 말에 슬며시
웃음 짓게 된 걸 보면 웬만큼은 할망구가 된 모양이다.

일전에 어떤 정신과 의사와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결혼을
`상대에게 실망할 기회가 너무도 풍부한 제도' 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실망할 기회의 풍부함이 결혼제도의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껍데기가 다 바람에 날아가면 알맹이만 남을 것이니

부부는 서로에게 실망할 것 다 실망해야 한다.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간직하고 있던 것이라면 어서어서 실마ㅏㅇ하고 털어 버려야
한다. 그래야 두 사람은 비로소 연인에서 벗어나 부부라는 봄여름가을
겨울을 살아 내는 한 그루의 나무 같다. 연인은 이미 갖고 있는 장점으로

서로를 기쁘게 하는 사이지만 부부는 서로의 결점으로서로를 `도 닦게 만드느'
사이다. 서로 못난 점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서로를 무르익게 하는 평생 웬수가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은 그저 연인으로 남아 있다가 그 꽃이 지면 다른 꽃을
찿아갈 수밖에 없다.


(( 살아 키우시고 죽어 가르치시네)), 유소림, 우진닷컴


님들 행복한밤 보내세요......

[젤라]

서로 나이 들어서 위해주며 함께 의지하는 모습이 아닌, 가장 가까움에도 원수라 여기면 산다면? 가장 큰 모순이고 삶의 최대 비극이 아닐까? 싶습니다. ㅠㅠㅠ

[꽃등심]

웬수라는 단어에도 정감이 있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

[시간여행＆]

울 마눌이 내게 하고 싶어할 소리 같은디...ㅎㅎㅎ

[꽃등심]

그거는 아직도 그대를 사랑하고 있기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