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나 잠깐 잠들었는데 꿈꿨어, 오빠 보는꿈꿨어.. 오빠가 보였다? '
' 그랬어? '
' 왠지, 오빠를 볼 수 있을것 같아.. '
' 그래.. 꼭 보게 될거야 '
' 태화오빠! 오빠! 태화오빠! '
' 정서야.. '
' 여보세요? '
' 병원 입니다. 한정서씨 각막 기증자가 나타났습니다. '
' 지금 가겠습니다. 정서야, 기증자가 나타났데!
' 오빠, 나이제.. 오빠 볼 수 있는거지? '
' 그래. 다 잘 될거야. 잘 할 수 있지? 다녀와.. '
' 차송주씨? 한태화씨 아시죠? 안구기증 증서가 있어서 이 병원으로 실어 왔습니다.
교통사고였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지금 조사중이지만 아무래도 자살인 것 같 습니다. '
' 차송주씨가 이 편지를 받을 때 쯤. 전 아마 고통도 없고 헤어짐도 없는 천국으로
가고 있을 겁니다. 악마의 자식으로 태어나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다가 정서를 만나
천국으로 가는 길에 발을 딛게 되서 전 지금 행복합니다. '
' 한태화씨 지금 어딨습니까? '
' 시체실에 있습니다. '
' 그거 모르죠? 정서가 저를 처음 웃게해줬고.. 제 생일날 미역국도 처음 끓여준거..
그게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리고 이 목도리, 정서가 준 제가 받은 처음 선물입니다.
정서는 나를 사랑해준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사랑한 여자를 감히 제가
사랑했습니다. 이제 정서는 내 눈을 통해서.. 전 정서의 마음을 통해서 세상을 볼 겁니다...
정서의 일부가 되서 정서와 함께 있을 생각을 하니, 행복합니다. 이제 당신과 정서가 행복할 차례입니다.
정서에겐 제가 먼 길을 떠났 다는걸 알리지 말아주세요. 부탁합니다. - 당신의 친구. 한태화. '
' 왜그랬어? 왜그랬어.. 왜그랬어! 왜! ...왜그랬어.. '
' 수술은 성공적으로 됐습니다. '
' 감사합니다. 정서야.. 괜찮아? '
' ...... '
' 볼거야. 꼭.. 볼거야. '
' 깨어나면 입원실로 옮길 겁니다. 지금 회복실로 가고요 '
' 장이사님, 빈소 하나.. 마련해 주십시오. '
' 고맙습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제 당신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께요. 아세요?
당신이 제 마지막 소원 들어주신거.. 전 이제 당신 눈으 로 사랑하는 사람 볼 수 있지만..
오빠.. 가까이서 얘기하고 싶어.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을텐데.. 두고 가는 마음 많이 아팠죠?
당신이 주신 눈으로 아름다운 것만 볼게요. 약속할게요. '
' 자, 이제 눈 떠보세요. '
' 정서야.. 나 보여? '
' 오빠, 나 좀 봐.. 오빠얼굴.. 얼마나, 얼마나.. 보고싶었는데.. '
' 그래.. 나도 얼마나 너하고 눈 맞추고 싶었는데.. '
' 고마워, 오빠.. 오빠가 나 다시 눈뜨게 해줬어.. '
' 아니야.. 내가 아니야.. 너 다시 보게한건.. 너한테 각막준 그 사람 이야. 나 아무것도 한거 없어. '
' 나 이제 좋은 것 만 볼래. 그사람 눈으로.. 아름다운것만 볼거야. '
' 그래... '
' 나, 너무 행복해 오빠.. '
' 그래.. 그럼 됐어. 그럼.. 니 눈 속에 있는 그 사람도 행복할테니까. '
' 와, 정말 아무것두 없네? '
' 송주 실망했어? '
' 아니~ 지금 부터 채워갈거 생각하니까 너무 신나! '
' 난 이대로도 좋은데? '
' 여기다가는 TV를 놓을거야! '
' 야, 아니야! 거긴 오디오 놓을 자리야~! '
' 내가 주부야. 내 맘대루 할거야! 그리고 그리고! 여기다가는 소파를 쫘아악~ 놔야지! '
' 소파는 자리만 차지 하잖아. 그냥 쿠션만 놓구 딩굴거리는게 훨씬 더 좋아! '
' 왜 자꾸 시비걸어? '
' 여기 내집이야! '
' 난 안주인이야! '
' 어쭈, 살아났다 이거지? '
' 그래~ 나 다보인다! 왜왜왜? 오빠~ 아아아~ 왜그래! 오빠! 나 어지러워~ '
' 근데 너, 이렇게 무리해도 돼? '
' 선생님이 햇빛만 조심하면 된댔잖아. '
' 그래? 그렇다면.. '
' 오빠아~! 간지러워! '
' 우편물 확인해보자! 태화오빠한테 편지 왔을 수도 있잖아! 와~! 왔다~! 오빠, 편지왔어! '
' 내가 읽어줄게! 정서야... 행복하니? 어! 행복해~! 그래, 걱정할 필요 없겠다.
차송주가 옆에 있으면 넌 행복하니까.. 차송주라면 나도 안심할수있어. 나?
나도 행복하다. 난 아무래도 외국여자가 좋다. 이 여자 어떠냐? 새로 사귄 여자친군데,
이쁘지? 이쁘다! 나 이제 너 없어도 할수있는거 많아. 요리도 잘하고.. 청소도 수준급이야
그러니까 니가 걱정할거 하나도 없어. 지금은 너 병도 낫고 눈도 볼수있을거 같아.. 내 말이 맞지?
이 편지, 니 눈으로 보고 있는거지? 그래.. 잘됐다. 그럴줄 알았어.. 정서야, 행복해! 태화오빠가.. '
' 정서야.. 우리 잘 살자. 행복하게. '
' 그래.. 잘 살자. 아주아주 행복하게. '
' 민망해.. '
' 익숙해지면 괜찮아. 바보야, 고개들어~ 꼭 어디 끌려가는것 같아 '
' 오빠 우리 빨리 걷자. '
' 근무중 이상무! '
' 아저씨! '
' 어이구~! 나 어떠니? '
' 멋있어요~! '
' 힘들진 않으세요? '
' 뭐, 평생 처음 가져본 직장이라 아직은 어리벙벙 합니다! '
' 제복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
' 내가 언제 한번 입어보겠어? 태화.. 그놈 아니면.. '
' 오빠.. 고마워 '
' 복지재단을 만들어서 세이프몰 순이익의 10%를 장애인 복지와 의료단체에 기부한다? '
' 네. 앞으로 그 일은 정서가 맡아서 할거예요. '
' 어~그래? 정서야, 기대할게! '
' 많이 도와주세요. '
' 근데 왜 세이프 몰 이름이 아니고 태화 복지 재단이야? '
' 그 이름이 맘에 들어서요. '
' 내일 다른 후원자들을 모집할 조촐한 파티를 준비할까 해요. '
' 차송주 사장님 안녕하세요? '
' 이사람 아직 부족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
' 그래요. 그건 그렇고, 두 분 아주 잘 어울리시네요! '
' 제가 좀 아깝죠? 윽.. '
' 정서야, 괜찮아? 어디 아파? '
' 아니~! '
' 많이 쉬어야되는데 못쉬어서 그런거아냐? '
' 괜찮아. 와.. 맛있겠다. 오빠 오늘 점심도 못먹었잖아, 많이먹어! 저거 맛있겠다! '
' 괜찮아? '
' 응.. 욱.. 우욱.. '
' 검사결과...보신대로 뇌에 전이됐습니다. '
' 선생님.. '
' 이정도 크기로 발전한걸 보면 방사선 치료전에 이미 전이된 것 같습니다. '
' 그럼 어떻게 해야되죠? '
'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
' 방법을 말씀해 주세요.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수술하면, 살수 있는거죠? '
' 일단 전이되면.. 수술해도 가망이 없습니다 '
' 오빠 어디야? '
' ..화장실, 금방 갈게. '
' 빨리와~ '
' 왜 아무말 안해? 차송주 사장님~! '
' ...정서야 '
' 왜~? '
' ...전이 됐데. 입원하자.. 항암치료 받으면 '
' 싫어! '
' 한정서! '
' 항암치료 받으면.. 살수있데? 살수있는거 아니잖아. 아니잖아! '
' 정서야! '
' 나! ..병원에서 죽기 싫어! '
' 그래도 하는데 까진 해봐야지! 하루라도 더 살수 있다는데,
뭐든지 다 해봐야지! 약하게 왜 이래. 지금까지 잘 버텼 잖아! '
' 아니? 난 사는줄 알았어. 다 나은줄 알았어. 이제 오빠보면서 행복하게 잘 살줄
알았어! 근데 이게뭐야? 살고 싶게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뭐 나더러 어쩌라고!
이럴거면 왜 각막이식 해줬어? 어차피 죽을건데 왜 해줬어? 왜! '
' 한태화가 준거야.. 니 각막, 한태화가 준거야 '
' 거짓말.. '
' 그 사람 널 위해 죽었어! 그러니까.. 넌 무슨일이 있더라도 살아야돼! '
' 거짓말.. 거짓말!! '
' 정서야! '
' 놔! 태화오빠한테 갈거야. '
' 정서야. '
' 이거놔! 거짓말! 거짓말이잖아! '
' 이러지마! '
' 아아악!! 태화오빠 한테 갈꺼야. 오빠한테 갈거야!! '
' 정서야, 정서야! '
' 거짓말! 거짓말이잖아! '
' 오빠.. 태화오빠! ...왜그랬어, 태화오빠! 으흑흑.. 왜그랬어! 왜! ..오빠! 오빠...태화오빠! '
' 우리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나..태화오빠가 우리 사랑을 위해 준 선물.. 소중하게 쓸래. '
' 정서야.. '
' 오빠를 단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했어, 그런데 오빠 얼굴 보고 있잖아..
나, 욕심 안부릴거야. 나, 아름다운 것만 보겠다고 태화오빠랑 약속했어.. 도와줄거지?
우리.. 아름다운 추억 만들면 나 떠난후에... 오빠 더 힘들어질까? '
' 아니. 그 추억이 니가 없는 동안 나를 살게해줬잖아. '
' 우리.. 오늘만 울자. '
' 그래.. 오늘만.. 울자. '
' 오빠.. 사랑하는 사람은 날때부터 정해진건가봐.. '
' 그래, 너하고 나처럼 태어날때부터 만나기로 정해져 있는거야. '
' 헤어지는것도 정해진거겠지? ..그러니까 기쁘게 받아들여야겠지?
' 그래.. 다시 만날거니까.. '
' 응.. 다시 만날거니까.. '
' 진통제 놨으니까, 곧 괜찮아 질거야.. '
' 오빠.. 우리 집에 가자 '
' 그래, 이거만 다 맞고.. 그리고 가자. '
' 말 잘 들어서 이쁘다! '
' 난 너 말 안들어서 미워. '
' 치~ 오빠, 나 좀 재워주라.. 큰일이다. 오빠가 안아줘야 잠이와서.. '
' 정서야... '
' 어? '
' 난 니가 참 좋다? '
' ...... '
' 내가 아주 어렸을적부터 너를 처음 봤을때부터.. 니가 참 좋았어.. 넌, 어땠어? 나 처음 봤을때? '
' ..비밀이야. '
' ...... '
' 그 대답은 천국에서 만나면 해줄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 '
' 기다릴게. '
' 이런 내 모습 보니까 좋니? '
' 응.. 정서 너한테 고맙다는 말 하러왔어. '
' 비꼬지마... 안그래도 너한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
' 나도 너한테 미안한게 많아. 유리야, 넌 나보다 훨씬 이쁘고 똑똑해. 내가 갖지 못한걸
넌 많이 가지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넌..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도 있잖아. '
' 넌 내가 밉지도 않니? 내가 그렇게 못되게 굴었는데 왜 나 때문에 울어? '
' 미워, 나도 사람인걸? 사람 마음 속으로 시기와 질투가 있어,
너만 그런거 아니야 그러니까 지난일에 매어서 니자신을 자학하지마. '
' 바보같은 기집애... '
' 못된 기집애.. '
' 한정서.. 미안해. '
' 태화오빠가 죽었어요.. 저 때문에요. 제 눈 보게 해주려고 죽었어요..
그런데 제가 뭘 용서할 수 없겠어요. 그 어떤것도 다 용서할 수 있어요.
새엄마.. 저도 곧 태화오빠 곁으로 가요. 힘드시겠지만 아빠 부탁드릴게요. '
' 괜찮으세요? '
' ..네 '
' 병원으로 모실까요? '
' 아니요.. 꼭 하고 싶은게 있는데 저 좀 도와주실수 있으세요? '
' 물론입니다. '
' 다 된건가요? '
' 노우~! 와인을 넣어야죠. '
' 장이사님이 계셔서 마음이 놓여요. '
' ...... '
' 오빠, 외롭지 않게 도와주세요. '
' 걱정 마세요. '
' 다음엔 뭘할까요? '
' 음.. 드레스로 갈아입으셔야 겠는데요? 서양음식은 맛보다 분위기니까요. '
' 정서야? '
' 오빠, 어서와.. '
' 오늘.. 무슨 날이야? '
' 응, 내가 아내로서 남편을 위해 처음 식탁을 준비한 날이야. '
' ...... '
' 장이사님이 도와주셨어. 많이 먹어~! 오늘은 소화제두 준비해뒀다? '
' ...어쩌지? 난 준비한게 없는데? '
' 오빠는 지금까지 많이 줬잖아. '
' ...... '
' 오빠가 준 믿음 소망 사랑은 내가 가져가려고.. 이건, 내가 주는거야! '
' 이건 뭐야? '
' 감사.. 나, 오빠한테 누구도 받지못한 사랑 받았어. 오빠 때문에 내 삶이 너무 행복했어.. 감사해. '
' 나도, 감사해.. 널 만나고 사랑할 수 있어서.. '
' 이제, 맛있게 먹어줘.. 노력한거야. '
' ...... '
' 어때? '
' 솔직하게? 아님 듣기좋게? '
' 솔직하게.. '
' 맛있다! '
' 이제 됐어.. '
' 뭐가? '
' 태화오빠 국전에서 상타는거, 송주오빠 보는거.. 다 이뤘어. '
' 정서야 '
' 나처럼 행복한 사람 또 있을까? 태화오빠도 보고 있겠지? 나.. 바닷가집 가고 싶어. '
' 오늘은 너 힘들어. 내일가자. '
' 오빠.. 오늘이어야 돼. 지금.. '
' 오빠.. 참 잘 생겼다. '
' 니가 못생겼으니까 나라도 잘생겨야지. '
' 오빠.. 나 졸려... '
' 안돼 자지마. 너 자면 나두 졸립단 말야... 너 자면 사고낸다! 다 왔어, 조금만 참어.. '
' 응.. 그럴게.. '
' 오빠, 우리 저 끝까지 한번 걸어가보자.. '
' 걸을 수 있겠어? '
' 응.. 오빠가 손 잡아주면. '
' 가자 '
' 저 끝엔 뭐가 있을까? '
' 뭐라도 상관없어. 너와 함께 가는곳은 다 천국이니까. '
' 오빠, 그거 알아? 살아간다는건 살다가 간다는 말이래.. '
' 어디로 가는데? '
' 천국... 그곳은 고통도 슬픔도 헤어짐도 없는 세상이래. '
' 지금 그것으로 가는거야? '
' 어.. '
' 먼저 가도.. 나 기다릴 수 있지? '
' 어.. '
' 내가 너 기다린 만큼.. 이번엔 니가 기다릴 차례야.. '
' 그럴께. '
' 오빠.. 내가 천국에 가 있으면 정말 오빠를 사랑할수 있을거야. 그곳에는..
사랑만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제부터 우린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하는 거야. '
' 그럼.. 우리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인거네? '
' 응.. '
' 내가 언제나 약속장소에 먼저 나가서 기다려줬으니까.. 이번엔 니가 먼저 가서 기다려줄거지? '
' ...응. '
' 기다릴수 있지? '
' .....응.. '
' 지금.. 같이 가주지 못해서... 미안해. '
' ......응... '
' 나... 잊으면 안돼? '
' ..........응..... '
' 정서야, 사랑해.. '
' ..............응.. '
' 한정서, 사랑해... '
' ........... '
' ...정서야... 사랑해... '
' ........... '
' 정서야... 잘가.... '
' ........... '
' 정서야, 죽도록 사랑했고.. 지금도 죽도록 사랑해.. 앞으로도 죽도록 사랑할거야
우리 사랑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정서야... 다시만날때까지, 안녕.. '
' 어쩌면, 그사람이 나보다 더 그녀를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내가 그보다 그녀를 덜 사랑했다는 것은 아니다. '
' 정서야, 들리니? '
편집된 부분 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