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쪽팔린 일이라 남들에게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프락치에 알바에 흉흉한 소문까지
너무나도 심금을 어지럽히는 글들이 보여서 감히 여러분께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5월2일 첫 청계광장 집회에 운좋게 참여할수 있었지요 그날 너무 좋았습니다.
하루하루 올라오는 지옥같은 뉴스에 치여 살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해방감을 맛본 그날
집회를 끝나는 저의 발길은 시청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도심거리 엄청나게 변했더군요 결혼하고 10년 죽어라 회사,집만을 반복해온 터라
시청 근처는 제가 알고있던 그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막상 시청역앞에 도착해보니 인파속에 전철에서 헤메기 보다는 서울역까지 도심 구경이나 좀 하다가
4호선으로 집에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고독을 좀 즐기는 편입니다 ㅎㅎ
당연하겠지만 시청을 벗어가는 즉시 거리의 사람수는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한산한 도심의 밤거리 이런게 낭만이라면 이겠지요 시원한 밤공기를 즐기며 걸어가던 무렵
10여분인가 걸었을까..제눈에 색다른 건물이 하나 비치더군요 숭례문이었습니다.
숭례문 참 친근하면서도 낮선 이름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늘 남대문이라고 불러 왔으니까요
다른것은 몰라도 먹는것은 늘 신선한것으로 먹여야 한다는 어머니 손잡고 야채와 생선을 사러 가자며 남대문 시장에 갈때도
일년에 한두번 신발만큼은 무조건 비싸고 좋은걸 신어야 한다고 굳이 롯데,신세계 백화점 갈때도
한국사람이니까 명절만큼은 꼭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한복맞추러 갈때도
사우디에 계신 아버지 고향음식 생각날거라며 오징어에 고추장에 바리바리싸서 소포 붙이러 우체국에 갈때도
갈때마다 용돈을 펑펑주셔서 다음날 새장난감을 살수있다는 희망을 주던 부자집 친척들 만나러 갈때도
멀미를 꾹꾹 참아가며 버스를 타고 지나갈때마다 다왔으니 이제 괜찮다고 말해주는 그 남대문이었습니다.
안보입니다. 분명히 여기 있어야 하는것이... 뭔가 시퍼런 기둥같은 차폐막뿐....
눈물이 났습니다.
그냥 막 눈물이 났습니다.
나이 서른 다섯에 길거리에 서서 울수 없어서 하늘을 봤습니다.
기억이 났습니다.
무거운 비닐 봉다릴 들고 남대문시장 다리품에 힘겨워서 짜증을 내면
리어카에서 사주던 그 한쪽에 500원 짜리 바나나 맛이 기억나버렸습니다.
남대문 처다보며 아껴먹던 그 500원 짜리 바나나 맛이 너무 선명하게 기억이 나버렸습니다.
서러웠습니다.
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마구 서러웠습니다
TV로 무너지는걸 봤을때는 미친놈처럼 화가 났습니다. 근데 서러울줄은 몰랐습니다.
불질렀다는 늙은이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근데 이렇데나 서러울줄은 몰랐습니다.
미친놈처럼 길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일은 아이처럼 사탕뺏긴 아이처럼 그냥 마구 울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젠 알아버렸습니다.
그날 불길속에 무너진건 숭례문 아니...남대문이 아닌 내 가슴속의 '대한민국' 이었다는 것을
미국에 굴욕협상하고 일본에 머리숙일 때의 고통이 주권국가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의 상처가 아닌
나라일은 자의 설움이라는것을.....
나라잃은 자이기때문에
사료로 쓰지못할 병든 고기를 먹어야 하며
전기고 물이고 도로 까지 민간회사에 돈을 바치고 써야하며
내민족이 중국인 젊은이에게 맞아죽어도 참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왜 청계천에 나오시나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때문에?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해서?
거짓 찌라시 언론을 손가락질 하기위해?
개독교가 싫어서?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막아보려고?
각종 민영화 정책에 반대해서?
아니면 단순히 MB가 싫어서?
저는...
제가슴속에서 무너져 버린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잃어버린 나와 내 민족의 조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나갑니다.
10살과 4살난 제 두딸이...
3월 1일날 묵념할줄 알고
5월 18일과 6월25일에 눈물 흘릴줄알고..
8월 15일에 환하게 웃을수 있는...
그런 한해,한해를 건강핟게 살아갈수 있도록...그런 자랑스런 조국을 만들어줄수 있도록...
오늘도 방패에 찍히러 거리로 나섭니다.
첫댓글 이렇게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픈건 내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맘때문이겠지요...
T.T..... 이 마음 많은 사람들에게 바이러스처럼 전파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숙연해 집니다. 연행되지 않은게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다가도, 그런분들을 보면 참 죄송스러워지네요. 안잡힌게 안다친게 죄송해 지는 마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