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황인찬]
원문고개 지나면
거기부터 통영이에요
외지 사람들은
원문고개 지나면 보이는 좁은 만이
하천처럼 보이나봐요
다들 그걸 두고
강이야 바다야 이야길 해요
외지 사람도 통영 사람도
버스가 그곳을 지날 때는
모두 오른쪽에 펼쳐진 바다를 봐요
거기부터 통영이에요
그것은 너무 고단해
오는 내내 잠들어 있던 내게는 처음 듣는 이야기
그렇다면 나는 아직 통영에 온 것이 아닌데
나쁜 일은 아니었다
나 자신의 죽음을 구경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통영 사람들과 밤 부둣가를 걸었을 때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것이 너무 포근하다고 느꼈을 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일어난 것은 무엇입니까
대답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통영의 모든 것이 아름답군요!
나는 말했고
돌아가는 버스에서는
왼쪽으로 펼쳐진 바다를 보았다
- 사랑을 위한 되풀이, 창비, 2019
* 십년 전쯤인가, 통영을 간 적이 있다.
청마문학관을 휘이 둘러보고 윤이상기념관도 둘러보았다.
서호시장에 먹을 게 많다고 해서 주차를 하려는데 몇바퀴를 돌아도 세울 데가 없었다.
돌기만 하다 포기했었다.
충무김밥 골목으로 가서 간신히 차를 대고 간 곳은 빼때기죽집.
딱 한번 먹었지만 너무 맛이 있었다.
딴 것 때문에 통영을 가보고 싶진 않고 오로지 빼때기죽을 먹으러 간다면 다시 갈 수 있겠다.
도로가 협소하고 차가 많이 밀려서 날 더운 날은 참기 어렵다는 불편이 있긴 하다.
(뒷끝이 좀 있으시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