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 1 위 공급사 TSMC (台積電)의 11 월 매출은 NT$ 124,865M (US$ 4.42B)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4.7%, 전년 동기 대비 +15.7%를 기록했다. 월별 매출은 9 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11 월 매출은 사상 2 번째 수준의 매출이다. 매출 규모로 미루어 보아 가동률이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애플향 부품의 출하가 호조세였다. 2020 년 1~11 월까지 누적 매출은 NT$ 1,221,890M 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6.4%이다.
전방산업에서 아이폰 12 와 같은 5G 스마트폰과 더불어 CPU, GPU, NPU 등을 의미하는 high-performance computing (HPC) 수요가 탄탄했다. 선단 공정 중에서 5nm 수주가 활발한데 이는 TSMC 나 삼성전자나 유사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 TSMC 가 발표한 5nm 선단 공정의 매출 비중은 8%였는데 4Q20 에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TSMC 의 선단 공정 매출을 이끄는 제품은 아이폰 12 의 A14 바이오닉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118 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 ARM 아키텍처 기반의 노트북용 프로세서 (M1) 등이다.
TSMC 의 매출을 결정하는 것은 P (Price, 제품 가격)와 Q (Quantity, 출하량)인데 먼저 실적을 발표한 UMC 나 한국의 파운드리 공급사 현황을 살펴보면 파운드리 업종 전반적으로 Q 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흘러나오는 뉴스들은 일부 제품의 공급 부족 강도가 더욱 거세지는 느낌을 준다.
P (Price, 제품 가격)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웨이퍼당 제품 가격은 US$ 기준으로 상승하지만, 한국이나 대만이나 현지 통화 강세로 원화 기준 대만 달러 기준의 제품 가격은 상승하지 않거나 정체된 상태일수 있기 때문이다. 4Q20 초부터 현재까지 원화 (KRW/US$)는 1,169.50 원에서 1,083.60 원까지 강세로 움직이며 평균환율은 1,125.00 원을 기록 중이다. 3Q20 평균환율 1,188.54 원 대비 강세이다. 마찬가지로 대만 달러 평균환율은 3Q20 NT$ 29.33/US$에서 4Q20 NT$ 28.58/US$로 움직이며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제품 가격이 각국 통화 기준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흐름이 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전통적 비수기 1~2 월을 지난 후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같이 파운드리 공정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최근 5 년 동안 선단 공정 공급사를 제외하고 보기 드문 일이므로 제품 가격 상승 속도가 역사적으로 보지 못한 수준으로 가파를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TSMC 가 11 월 매출을 발표한 12 월 10 일에 공교롭게도 대만 동부 해역에서 규모 6.7 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6 년 2 월에 발생했던 지진 (규모 6.4)보다 강도가 높다. 이번 지진은 해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내륙에 있는 TSMC 의 생산설비 중에서 Hsinchu, Taichung, Taoyuan 는 규모 4.0, Tainan 은 규모 3.0 수준으로 감지된 것으로 추정한다.
지진의 규모 5.0 미만이면 생산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TSMC의 북부 생산설비에서는 지진 규모가 4.0 으로 감지되고, 안전 점검을 위해 일부 직원의 Evacuation 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로 미루어 보아 생산 차질이 거의 없을 것으로 일단 추정한다. 최근 10 년간 생산설비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TSMC 가 공식적으로 생산 차질에 대해 발표한 적은 2 번 (2016 년 2 월, 2010 년 3 월)이다. 다만 파운드리 공급 부족에 대한 수요처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효과가 기대된다. 지진이든, 정전이든, 화재이든, 공급 부족 우려는 제품 가격 상승을 촉발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