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비백』을 내면서
맨 앞에 '시인의 말'을 쓰는데
'눈물로 간을 한 미음'이라고 치면
자꾸 '미움'이 '마음'이 된다
동냥젖으로 눈물로 간을 한 마음으로
어머니가 나를 살리셨다는 사연인데
다시 쳐도 또 '마음'이 된다
'눈물로 간을 한 마음'?
그렇다마다!
그 미움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걸
노트북은 어찌 알았을까
글자판에 바짝 붙어있는
ㅏ 와 ㅣ 가
나를 비아냥하는 것도
다 그윽한 뜻아닐까 몰라
곰곰 생각에 겨워
눈을 감으면
은하수 건너 캄캄한 하늘
희끗희끗 흩날리는
어머니의 백발
―『2022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연간작품집』
(대한민국예술원, 2022,11)
유고시집 [속삭임],서정시학, 2024.
*
시인의 말
갓난이한테 미음먹이며
하늘에 빌고 또 비는
어머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비는 말씀 사이사이 한숨소리를
정성껏 받아 쓴다.
눈물로 간을 한 미음!
하염없이 하늘을 우러르니
세상 만물이 다 그윽하다.
2022년, 봄, 오탁번
[비백], 문학세계사,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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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간을 한 마음 /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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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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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 서귀포에 비
고인을 애도하며
눈물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