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문화생활] 연극 "에쿠우스" 후기..

[그녀의짧은이야기]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그녀의짧은이야기

<스포일 수 있어요>

관람일 : 2014.04.05(토) 15:00

공연장 :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출연배우 : 다이사트(정신과 의사)-안석환, 알런-지현준

공연시간 : 130분(인터미션 10분 포함) 

줄거리 : 말 8마리의 눈을 찌른 소년 알런 스트랑을 치료하게 되면서 그 회의감이 마침내 폭발한다.

17세 소년 알런의 이런 잔혹한 행위에 대한 원인을 밝혀가는 과정에서 다이사트는 부모의 왜곡된 사랑과 사회적 억압에 짓눌린 한 소년의 뜨거운 내면을 마주하게 되고, 말에 대한 열정과 원시적 욕망으로 가득찬 소년을 깊이 동경하게 된다. 하지만 ‘비정상’인 소년을 치료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의 압박감에 괴로워하고, 결국 소년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그 자신은 점점 어둠 속으로 빠져드는데…

에쿠우스.. 벌써 세번째 보는 연극이잖아여..ㅠ 공연 덕후인 내가 젤 좋아하는 연극...

이번에 하는 에쿠우스 이전에 보았던 2번의 에쿠우스와는 극단도 다르고 출연배우도 달랐어.

2010년에 연극열전에서 할 때 

다이사트-조재현x알런-류덕환 / 다이사트-송승환x알런-류덕환

(당시 알런에 더블캐스팅 되었던 정태우씨꺼는 일정이 안되어서 못봤네ㅎㅎ) 으로 봤었지.

당시 보았던 에쿠우스는 정말 충격적이고 뇌리에 깊게 남았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대 위 배우들이 보이는 그 숨막히는 열연..

가볍지만은 않은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이전에 보았던 어느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차원이 달랐거든. 

이번에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해서 한번 보러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 직업쪽 협회에서 초대권이 나왔다네!

이전에 울 팀장님이 내가 이 연극 보러갈거라고 했던 이야기를 들으셨던지라 내 대신 신청! 쌩유베리 감샤 ㅠㅠㅠ

(참고 : 티켓값 4만원이에요)

그렇게 봄비 촉촉히 내리는 남산 입구의 동국대로 향했다 한다.. :)

1막과 2막의 내용을 크게 이야기하자면..

1막 : 다이사트와 알런의 만남. 다이사트를 통해 밝혀지는 알런의 내면.

2막 : 알런은 왜 말 8마리의 눈을 찔렀는가?

1막에서는 한 판사의 노력으로 말 8마리의 눈을 찌른 마굿간에서 일했던 17세 소년 알런이 정신병원으로 오면서, 다이사트가 알런의 내면을 알아내기 위한 과정이 그려져.(알런은 형을 받을 뻔 했으나 판사가 정신적인 문제로 생각하면서 다이사트에게 부탁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신과 의사인 다이사트는 알런을 인터뷰하고, 최면을 걸기도 하고 주변 환경(알런의 가정)도 조사하지.

알런에게는 신앙을 중요시해서 밤마다 아들의 머리맡에서 성경을 읽어주던 교사출신 어머니, 알런이 좋아하는 TV는 사악하다며 내다버린 억압적인 인쇄공 아버지가 있어. 

아버지는 무신론자로, 신앙에 있어서 어머니와 충돌하는 사람이었어. 

아버지는 알런 방에 걸린 그림 -가시관을 쓰고 손발에는 못이 박힌 채 옆구리에는 창으로 찔린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예수-을 보고는 아이가 보기에는 너무 잔인하다며 그림을 떼 버리지. 대신 인쇄공인 그는 자신이 인쇄하던 달력의 사진 중 정면을 바라보는 프린스라는 말 사진을 걸어놔.

골고다 언덕의 예수 그림 대신 벽에 걸려서 자신을 꿰뚫어보는듯한 벽에 걸린 말 그림.. 알런은 말과 신앙을 동일시하기 시작해.

즉, 알런에게 있어서 말은 하나의 종교가 돼. 그리고 이를 아무도 모르게 실행하지.

그런 와중에 우연히 알런이 일하던 가게에 마굿간에서 일하는 질이라는 소녀가 물건을 사러 오고.. 소녀에게 부탁하여 주말에 마굿간에서 일하게 돼.

<배우들이 직접 말 흉내를 내며 연기함. 가운데 여자가 알런의 여자친구 질, 오른쪽 남자는 알런>

극이 진행되는 내내 다이사트는 화자로서 자신이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해. 

그리스 여행에 대한 선망도 간간히 밝히고, 꿈 속에서 조차 고대 제사장이 된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기도 하지.

자신은 과학을 믿어야 하는 의사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신화적 상상을 가진 인물.. 그러나 여러가지 여건 상 그리스로 여행을 떠나지도 못하는 존재. 신화를 꿈꾸는 생생한 생명력도 잃어버린.. 열정을 모두 억압하고 있는 존재로 그려져. 그에 반해 알런은 그 열정을 가진 원시적 존재로 보이지. 다이사트는 이런 알런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어.

다이사트가 "치료"라는 이름으로 최면을 건 어느날, 아무도 없는 마굿간에서.. 알런이 자신의 신앙을 어떻게 실행했는지가 밝혀지면서 극이 갑자기 바뀌어.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고 1막이 끝나.

(2막까지 내용 다 쓰면 길어지는데다 엄청난 스포가 되니.. 내용은 함구하겠음..)

여기까지는 보던 것과 다를바 없었던 에쿠우스였어. 물론 배우 연기방식이 다르다보니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배우들 연기 좋고, 내용은 원래 좋았고.. 음악이나 무대 다 좋았어.

근데 2막을 보고 난 후.. 나는 혼란에 빠져있어..ㅋㅋㅋㅋㅋㅋ

올해 에쿠우스는 내가 기존에 보았던거랑 많이 달랐거든.

어느 면에서?

바로...

알런과 질(알런의 여자친구)의 전라씬......................................................

원래 전에 보던 것에서도 전라씬은 있었어. 하지만 밑은 교묘하게 가렸다 한다..;; 그리고 베드씬 끝나자마자 다들 후다닥 속옷은 입었는데.............. (덕환아.. 넌 그래도 팬티는 입고 했잖니..ㅠㅠㅠ)

그래도 질은 금방 퇴장해주시는데 알런은 그 때부터 끝날때까지 대략 15분정도를 전라로 연기해...................................

이 장면부터 시집안간 노처녀 셋이서 오마이갓!!!!!!!!!!!을 외치며;;;;;;;;;;;;;;;;(아 땀난다;;;) 

(그것도.. 나... 직장 상사랑 봤네...;;;;;;;;;;;;;;;;;;;;;;;)

민망했지만 그래도 꾹 참고 봤던건.. 어두운 객석에 숨듯이 있던 내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전라로 열연하는 배우보다는 덜 민망할거란 생각.......

벗었다 해서 야하지는 않아. 알런이 똑바로 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엎드려 있는 경우가 많기도 하거니와..

oh oh  조명의 기술! oh oh 

(씬 자체가 알런이 말의 눈을 찌르겠다고 발악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어느 여시가 같은 연극의 후기를 써 놓은걸 봤는데 역시나 이 이야기가 있더라. 전라는 꼭 필요했을까?

물론, 이야기 구성 상 알런과 질의 베드씬..(이라고 하기엔 좀 어색한?)이 필요한 것은 맞아.

하지만 내 생각엔 필요 이상의 노출이었어. 이전 버전에서도 노출은 있었지만 아래까지 벗어가며 발악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메시지는 전달되었고, 그 안에서 다이사트의 "치료"에 대한 고뇌 등이 잘 표현되었었거든.

그럼 왜?

찬찬히 생각하다보니 다이사트와 알런의 서로 다른 입장-

알런=자신이 믿는바대로 행하는 "원시적" 인물/다이사트=열정을 상실한 채 믿음을 행하지 못하는 존재

이걸 부각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연극이라는 것이 연출 등 제작하는 사람들이 의도하는 대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에쿠우스는 극을 보여주기 보다는 저런 메시지를 넣기 위해 어려운 장면을 넣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공연 후 배우들의 열연에 기립이 나왔어. 뮤지컬이 아닌 정극에서 기립하는 관객들을 보는건 오랜만이라 왠지 뭉클하더라.

암튼 에쿠우스는 언제봐도 후회없는 공연이지만, 공연 볼 여시들은 가기 전에 마음 단디 잡고 가시길.. 나처럼 사전 정보 없이 가면 화들짝 놀램 ㅎㅎ

두서없는 글 읽어주어 고마워요~.

[호이호이호잇]

헉 전라라니... 조금 충격적이다..................

[내일은 비가 올 것만 같아]

나 이거 봤어!! 진짜 짱짱!!! 연기도 좋고 연출도 좋았어!! ㅠㅠ

[s와당]

나도 이거보고..전라씬때문에 조금 놀라긴 했는데 그 전라씬을 잊게만들만큼 그 다음장면들이 강렬해서...막 야하다는생각은 전혀 안들더라! 정말 내가 봤던 공연중에 손에 꼽을 수 있을거같아!

[껠 껠낄껄깔]

헐 나 과제때문에 이거 보러가는데 우왕!!!!!기대된당!!!! 근데 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은 동국대학교 안에있는거지??

[그녀의짧은이야기]

ㅇㅇ 맞아~

[그녀의짧은이야기]

당일 티켓팅 할 때 자리 지정해주는 것 같더라고~. 예매할 때 고르는지는 초대석이라 잘 모르겠어 ㅎ

[도민준이나사랑한대!]

나 예전에 이거 연극본 적 있는데(이 사람들건 아니고 아마추어 연극!) 시간이 없어서 1막만 보고 나왔거든? 근데 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이해를 하나도 못 하겠더라구ㅠㅠㅠ 혹시 2막 내용 알려줄 수 있옹? 진심 이해가안됔ㅋㅋㅋㅋ 귀찮으면 말궁....☞☜